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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의 야구노트] 3승 25패 kt …‘민폐 야구’ 털 때 됐다

지난 2일 프로야구 제10구단 kt wiz의 홈 수원구장. 관중 수천 명(총 7803명)이 기립해 kt 응원가를 목놓아 부르고 또 불렀다. 그들의 함성은 kt가 NC에 2-12로 대패할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kt의 홈 16경기에는 벌써 10만6193명(경기당 6637명, 7위)의 팬들이 모여들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감독과 전력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 그러나 조범현 kt 감독에게는 건강 잘 챙기라는 말밖에 할 게 없다. 저렇게 열심히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 kt는 전력을 보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기가 끝나고 kt는 투수 박세웅(20)·이성민(25)·조현우(21)와 포수 안중열(20)을 롯데에 내주고, 포수 장성우(25)·윤여운(25), 투수 최대성(30), 내야수 이창진(24), 외야수 하준호(26)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전문가들은 유망주 박세웅·이성민을 내준 kt가 손해를 봤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장성우가 1~2년 안에 한국 최고의 포수가 된다면 kt가 트레이드의 승자일 수 있다.

 중요한 건 단기적 손익이 아니다. kt의 몸집이 커져야 한다. 4일까지 kt 성적은 3승25패(승률 0.107)다. 프로야구 최초의 ‘시즌 100패 팀’이 될 가능성이 크다. 1982년 삼미(승률 0.188)보다 2015년 kt가 더 약해 보인다. 승부가 뻔하기 때문에 kt전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다. 전력 평준화가 리그의 중요한 가치라는 점에서 볼 때 kt는 지금 프로야구에 민폐를 끼치고 있다.

 kt는 지난달 20일 투수 이준형(22)을 LG에 주고, 포수 윤요섭(33)과 내야수 박용근(31)을 받는 트레이드를 했다. 그러나 별 효과를 보지 못했고, 이후 거의 모든 구단과 협상하다 롯데와 카드를 맞췄다. 그럼에도 kt는 9연패에 빠지며 1할대 승률에서 탈출할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사실 kt는 뼈대부터 약하다. 지난 겨울 FA로 영입한 3명(박경수·박기혁·김사율)의 계약 총액은 44억원으로 특급 FA 한 명 몸값의 절반도 안 된다. 외국인 선수 4명(어윈·시스코·옥스프링·마르테)의 기량도 다른 구단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2년 전 제9구단 NC가 뛰어난 외국인 투수들과 FA 선수들을 영입해 팀의 주축을 세운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kt그룹은 지난해 8000여명을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을 했다. 올해 1분기 320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그룹으로부터 추가 지원을 받기 어렵다고 kt 야구단은 하소연하고 있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트레이드를 하려다 보니 kt는 골격을 강화하지 못한 채 유망주들을 내주고 있다.

 야구단을 지금처럼 운영하는 건 kt그룹을 위하는 길이 아니다. 2년 전 kt는 야구를 통해 다양한 콘텐트를 확보하고, 야구장을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꾸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리고 야구단 창단 승인을 받았다. kt 야구단의 가치는 거기에 있다.

 프로야구 시장은 계속 성장 중이다. 1000만 관중 시대를 앞두고 있고, 평균 1% 이상의 시청률을 올리는 경기가 매일 다섯 곳에서 벌어진다. kt그룹에게 야구단은 수백억원의 비용을 쓰는 계열사가 아니라 미래사업을 실험하고 구현하는 플랫폼이다. 혁신을 강조하는 황창규 회장에게 kt 야구단은 매력적인 실험(또는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야구단이 kt그룹을 결집하는 주체가 될 수 있고, 언젠가는 자립해서 흑자도 낼 수 있다. 이를 계획하고 현실화 하는 건 kt 야구단의 몫이다.

 kt 구단은 확실한 자구책을 내놔야 한다. 기량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고, 현금이 포함된 트레이드도 타진해야 한다. 모든 구단이 납득할 만한 방안을 내놓는다면 KBO(한국야구위원회)도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kt는 외국인 선수 1명 추가, 2차 드래프트의 시즌 중 실시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한 요구지만 현재 kt의 부진이 더 딱하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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