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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정청래법’에 제동이 걸려야 하는 이유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김경희
정치국제부문 기자
4월 국회가 6일 끝난다. 이번 국회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담은 법 개정안의 처리 때문에 온통 시끄럽다. 그 소란 뒤에 숨어 조용히 본회의 통과를 기다리는 법이 하나 있다. 지방자치법 개정안이다. 시·도의원들에게 유급의 정책 지원 자문인력을 두도록 한 내용을 담았다. 4·29 재·보선과 성완종 리스트 파문 와중에 이 법안은 지난달 28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안 발의자는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인 정청래 의원. 그래서 법 내용을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정청래법’이라고도 불린다. 정 의원은 국회 안행위 야당 간사다. 정청래법은 2012년 9월 발의된 뒤 지난 2년 동안 거의 심사되지 않았다. 그러다 정부·여당에서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집행을 위한 지방재정법 개정안 통과를 요구하자 안행위 간사인 정 의원이 이 법안을 들고 나왔다. 이 지방자치법이 통과될 경우 부수적으로 조항을 바꿔야 하는 지방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교육훈련법 개정안을 묶어 ‘지방자치 3법’이라고도 이름 지었다. 정 의원은 지난달 20일 안행위 법안소위에서 “(지방채 발행을 골자로 한 지방재정법을 통과시킬 경우) 지방재정의 부실화가 불 보듯 뻔한데 국회의원의 양심상 통과시키기 어려운 것 아니냐”며 “그렇다면 지방자치를 보강할 수 있는 ‘지방자치 3법’을 연계해 통과시키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방재정 보완과 지방자치 보강은 별개의 문제다. 정 의원이 밀어붙이는 지방자치법은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데다 반대 의견이 적지 않아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시·도의원 1인당 보좌직원 한 명을 둘 경우 연간 383억원(5급 보좌관 기준)이 소요된다. 1991년 ‘무보수 명예직’으로 출발한 지방의회 의원은 2006년부터 연 3500만~6500만원의 의정비를 받고 있다. 그런 마당에 국회의원과 달리 겸직이 가능한 시·도의원에게 유급 보좌관까지 허용하는 건 국민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정 의원은 야당 간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여당이 요청하는 지방재정법을 처리해 주는 대가로 자신의 법안을 통과시킨 셈이다. 야당 지도부조차 새누리당 쪽에 “정 의원이 개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상임위 운영을 망치고 있다”고 하소연해 왔다고 한다. 정 의원이 이 법을 미는 이유를 같은 당 재선 의원은 “지방의원들의 민원을 해결해 주면 당내 경선에서 득표로 이어진다”며 “국민 정서엔 반해도 당내 정치엔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회가 ‘정청래법’을 통과시키려면 여론조사라도 한 번 해 본 다음에 처리해도 늦지 않다. 국민 세금이 국회의원 개인의 정치적 욕심을 키우는 용도로 자꾸 샌다면 서민들로선 너무 허탈하지 않은가.

김경희 정치국제부문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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