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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大 상장사 미저리 지수(Misery Index:고통지수) 최악 1~3위 서울반도체·위메이드·현대미포조선

[이코노미스트]

국내외 경기의 장기 침체 속에 우리 기업들의 분투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교역량 정체와 환율 변동, 중국 시장 둔화 등 대외 여건은 우리에게 불리하게 돌아간다. 이런 때에는 울고 웃는 기업이 극명히 갈리게 마련이다. 본지가 한국 대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가총액 200대 상장사의 ‘미저리 지수(Misery Index:고통지수)’를 조사한 결과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특히 기업 가치와 실적이 크게 주저앉아 경고등이 켜진 기업이 적지 않았다. 본지가 2013년 처음 선보인 미저리 지수는 시가총액·매출액 증감률과 영업이익률 변동치를 합산한 것으로 지난 1년간 상장사의 실적과 가치 변화를 보여준다.



본지가 시가총액 기준 200대 상장사 ‘미저리 지수(Misery Index:고통지수)’를 조사한 결과 서울반도체가 최악의 한 해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미저리 지수 마이너스 74.1점으로 불명예 1위다. 국내 LED업계 대표 기업인 서울반도체는 올 3월 31일 기준 시가총액이 전년 같은 날보다 56% 줄고,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각각 9%, 97% 줄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0.3%에 그쳤다. LED업황 부진과 중국 저가 공세의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2013년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했던 터라 충격이 더 커 보인다.

게임 업체인 위메이드는 마이너스 69점으로 2위였다. ‘미르의 전설’로 유명한 위메이드는 2013년 123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315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출시된 신작 게임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1년 새 시가총액은 15.8% 줄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8.5% 감소했고, 2013년과 지난해 영업이익률을 비교한 영업이익률 변동치는 마이너스 24.8%포인트였다.

1년 새 시가총액이 반 토막 난 현대미포조선은 영업이익까지 급감하며 불명예 3위에 올랐다. 현대미포조선은 매출 하락이 작았지만, 주가가 급락하면서 미저리 지수 마이너스 66.3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 19만원에 육박하던 주가는 올 초 6만원대까지 추락했다가 최근 9만원대를 회복했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한국타이어·신세계 부진

이번 조사에서는 국내 대표 기업의 부진이 유독 눈에 띈다. 지난 조사에서 플러스였던 삼성전자·현대자동차·한국타이어·신세계 등 업종 대장주들의 지수가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조선·중공업·디스플레이·자동차 업종 종목들도 대체로 성적이 나빴다. 특히 중국의 부상과 공세에 악영향을 받은 기업이 많았다.

본지가 2013년 처음 선보인 미저리 지수는 시가총액·매출 증감률과 영업이익률 변동치를 합산한 점수다. 미저리 지수는 ‘음수(-)’가 클수록 기업 가치와 실적이 나빠졌다는 뜻이고, 순위가 높을수록 좋지 않다. 예를 들어 시가총액 증가율이 10%, 매출 감소율이 -10%, 영업이익률 변동치가 -5%포인트면 미저리 지수는 ‘-5점’이 된다. 이번 조사에서 매출·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2014년 누적 실적을 반영했다. 시가총액은 사업보고서 마감일인 3월 31일 기준 종가를 지난해 같은 날과 비교했다. 조사 기간 중에 신규·분할 상장했거나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 인수·합병이 있었던 다음카카오·한라홀딩스·컴투스·삼성SDS·제일모직·쿠쿠전자 등은 조사에서 제외했다.

이번 200대 상장사 미저리 지수 조사에서 한화그룹에 매각되는 삼성테크윈(-63점)과 조선 업황 부진에 시달리는 삼성중공업(-61.3점)은 주가가 폭락하며 불명예 4~5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현대중공업(-52.8점)과 포스코ICT(-49.6점), 현대로템(-44.3점), 삼성엔지니어링(-43.1점) 등 중후장대 산업에 속한 상장사들이 주가 하락과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미저리 지수 ‘워스트(worst) 10’에 포함됐다. 락앤락(-44.6점, 9위)·CJ오쇼핑(-34.7점, 13위)·롯데쇼핑(-30.5점, 17위) 등 대표적인 소비재·유통기업도 상대적으로 고통스러운 한 해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상장사 원투 펀치인 삼성전자·현대자동차도 ‘마이너스’ 점수를 받았다. 시가총액 부동의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시가 총액은 증가(7.3%)했지만, 매출(-9.8%)과 영업이익률 변동치(-4%)가 나빠지면서 미저리 지수 마이너스 6.5점으로 전체 60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자동차는 실적은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시가총액이 33%나 쪼그라들면서 미저리 지수 마이너스 29.9점으로 전체 19위였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에는 플러스 점수를 받았었다. 한편, 현대모비스(-16점)와 포스코(-12.1점), 기아자동차(-26점) 등도 부진해 ‘시가총액 상위 톱10’ 중 절반이 마이너스 점수를 받았다.

200대 상장사 시가총액은 약 40조원 증가



200대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3월 31일 기준 969조8900억원으로, 전년 같은 날보다 39조6700억원 증가했다. 매출은 1665조 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조3000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8조83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0조3600억원이나 줄었다. 이 수치만 보면 200대 상장사 실적이 아주 저조해 보이지만, 삼성전자를 빼고 보면 비교적 선방한 셈이다. 200대 상장사 매출 감소분 35조원 중 삼성전자 감소분이 22조5000억원이나 된다. 또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감소분 11조7600억원을 제외하면 200대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1조4000억원 정도 늘어났다.

200대 상장사 중 시가총액이 1년 전보다 준 곳은 73곳이다. 지난 조사에서는 87곳이었다. 시가총액이 50% 이상 감소한 곳은 3곳이었다. 삼성테크윈(-59.1%)·서울반도체(-56.1%)·현대 미포조선(-50.5%)이다. 삼성엔지니어링(-46.2%)과 대우조선 해양(-43.3%)도 기업 가치가 많이 하락했다. 이들 기업을 포함해 1년 사이 시가총액이 30% 이상 줄어든 곳은 16곳이다.

매출이 준 곳은 지난 조사 때(64곳)와 비슷한 65곳이다. 팬오션이 36% 줄어 매출 감소율이 가장 큰 기업으로 꼽혔다. 다음은 파트론(-30%)과 위메이드(-28.4%), 락액락(-16%), 솔브레인(-15.2%) 순이었다. 영업이익률이 지난해보다 하락한 기업은 105곳으로 전년 조사 때(117곳)보다는 줄었다. 이 중 영업 손실(적자)을 본 곳은 14곳이다. 포스코플랜텍·현대미포조선·현대상선·쌍용자동차·삼성정밀화학·CJ E&M은 두 해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200대 상장사 중 영업이익률이 가장 나쁜 곳은 검찰로부터 부실기업 특혜 인수 의혹을 받고 있는 포스코플랜텍이다.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30.3%다.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은 마이너스 21.9%로 부진했고, 현대중공업 역시 마이너스 6.2%로 200대 상장사 중 네 번째로 영업이익률이 나빴다. 2013년과 지난해 영업이익률을 비교한 영업이익률 변동치에서는 위메이드(-24.8%포인트)가 가장 안 좋았고, 포스코플랜텍(-19.9%포인트), 현대미포조선(-15%포인트), 파라다이스(-9.6%포인트), 락앤락(-9.5%포인트)이 뒤를 이었다.

결과적으로, 200대 상장사 중 미저리 지수가 마이너스인 곳은 75곳이다. 지난 조사 때보다는 5곳 줄었다. 미저리 지수가 마이너스인 75곳 중 시가총액이 늘어난 곳은 11곳(15%), 영업이익률이 증가한 곳은 13곳(17%)에 불과했다. 매출이 증가한 곳은 31곳(41%)이다. 이들 75개 기업에서만 지난 1년 새 시가총액이 70조원 증발했다. 매출은 28조3000억원 줄었고, 영업이익 역시 23조9100억원 감소했다. 75곳 중 시가총액과 매출, 영업이익률 변동치가 모두 하락한 ‘트리플 마이너스’ 기업은 28곳이었다.

4대 그룹 중에서는 삼성그룹이 가장 안 좋았고, 지난 조사 때 주력 계열사 대부분이 마이너스였던 LG그룹은 반전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200대 상장사에 포함된 8개 계열사 중 삼성SDI(38.9점)를 제외한 7곳의 지수가 마이너스였다. 삼성테크윈(-63점)·삼성중공업(-61.3점)·삼성엔지니어링(-43.1점)·삼성정밀화학(-23.6점)이 특히 안 좋았다. 삼성전자(-6.5점)와 삼성전기(-8.1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며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8개 계열사의 평균 미저리 지수는 마이너스 21.4점이다. 삼성그룹은 지난 조사에서도 9개 상장 계열사 중 7곳이 마이너스였다.

삼성 계열 상장사 8곳 중 7곳 부진



현대차그룹은 현대로템(-44.3점)과 현대차(-29.9점), 현대위아(-6점)가 부진했고, 현대제철(33.2점)과 현대하이스코(24.3점), 현대그린푸드(25.3점), 현대건설(14.6점)은 선방했다. 현대차그룹 8개 계열사의 평균 미저리 지수는 2.4점이다. SK그룹은 SK네트웍스(-27.5점)와 SK이노베이션(-24.6점), SK(-12.9점), SK케미칼(-11점)이 부진했다. 하지만 SK C&C 주가가 크게 오르고, SK하이닉스는 최고의 실적을 내는 등 6개 계열사가 플러스를 기록했다. SK그룹 상장 계열사 평균 미저리 지수는 11점이다.

LG그룹은 10개 계열사 중 단 2곳만 미저리 지수가 마이너스였다. LG전자(-4.4점)와 LG화학(-15.2점)이다. LG생활건강(90.6점)·LG생명과학(45.7점)·LG이노텍(38.9점)은 주가가 크게 오르고 매출도 증가해 지난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10개 계열사의 평균 미저리 지수는 22.2점이다. 한편, 삼성전자와 현대차 쏠림·의존 현상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대 상장사 시가총액 중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조사 때는 27.9%였는데, 이번엔 25.7%로 다소 줄었다. 44%에 달하던 영업이익 비중은 32.4%로 낮아졌다.

산성앨엔에스 등 31곳은 플러스 100점 이상



우리나라 상위 10% 내에 드는 200대 상장사의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기업 가치와 실적이 급등하며 행복한 한 해를 보낸 기업도 적지 않았다. 산성엘엔에스(전 산성피엔씨)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3월 31일 3850원이던 이 회사 주가는 정확히 1년 뒤 6만7800원으로 올랐고, 4월 중순에 1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조사 기간 중 산성앨엔에스의 시가총액 증가율은 무려 1660%, 매출 증가율은 64%다. 영업이익률 변동치 역시 15.4% 포인트로 200대 상장사 중 유일하게 지수가 1000점을 넘었다.

2011년 인수한 리더스코스메틱의 화장품 사업이 중국에서 대박을 치며 이뤄낸 결과다. 게임업체인 웹젠은 중국에서 IP(지적재산권) 제휴 사업으로 폭발적인 영업이익률(413%)을 기록하고 시가총액 역시 330%나 증가하며 높은 점수(347.7점)를 기록했다. 동원시스템즈(347.8점)·한미사이언스(305.3점)·삼립식품(281.2점)·현대리바트(196.4점)·아모레퍼시픽(182.8점)·오스템임플란트(116.9점)·현대산업개발(104.7점) 등도 기업 가치와 실적이 크게 오른 곳이다. 이들을 포함해 200대 상장사 중 지수가 100점을 넘긴 기업은 31곳이었다. 31곳 중 시가 총액이 떨어진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고, 전년 대비 매출이 하락한 곳은 한진해운이 유일했다. 영업이익률이 낮아진 곳 역시 7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워스트 10’ 기업 살펴보니 - 셀트리온 부활, 삼성엔지니어링 침체

2014년 4월 본지 200대 상장사 미저리 지수 조사에서 불명예 1위는 삼성엔지니어링, 2위는 셀트리온이었다. 3~5위는 덕산하이메탈·제일모직·S-오일 순이었다. 두산엔진과 GS건설·한국전력기술·락앤락·한진해운도 ‘워스트(worst) 10’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은 지난 한 해 고통에서 벗어났을까.

미저리 지수 마이너스 76.3점으로 불명예 1위를 했던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번 조사에서도 결과가 나빴다. 시가총액은 46.2% 줄고, 매출은 9.1% 감소했다. 영업이익 1618억원으로 흑자전환한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번 조사에서 마이너스 43.1점으로 또다시 불명예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조사에서 9위였던 락앤락 역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락앤락은 시가총액이 크게 줄고(-19.2%), 매출과 영업이익도 저조해 미저리 지수 마이너스 44.6점을 기록했다. 8위다. 이와달리 2위(-69점)였던 셀트리온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 4710억원, 영업이익 20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8.2%나 증가했다. 2015년 3월 31일 기준 시가총액은 전년 같은 날보다 63.7%나 증가했다. 지난 조사에서 불명예 7위였던 두산건설은 지수가 플러스로 전환됐다. 매출이 다소 줄었지만(-0.8%), 시가총액(15.8%)과 영업이익률 변동치(10.3%)가 크게 증가했다. 덕산하이메탈과 두산엔진·한국전력기술은 200대 상장사에서 탈락했다. 한편, 지난해 3월 31일 기준 시가총액 200대 상장사 중 26곳이 올해 200대 상장사에서 밀려났다. 남양유업·대교·신세계인터내셔날·매일유업·한진중공업·두산건설 등이다.



글=김태윤 이코노미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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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