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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또다른 세상

출장이나 여행으로 찾은 외국이 시간과 공간이 다른 세상이라면, 시간은 같은데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공간이 우리 곁에 있습니다. 병원입니다. 유리창 너머 일상의 공간과는 격리된, 진공 상태의 느낌이랄까요.

아니, 이곳에서는 사실 시간도 다른 속도로 흘러갑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하루의 3분의 1은 편안하게 잠드는 시간이지만, 이곳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자고 있는 와중에도 몇 번씩 들어와 환자의 상태를 점검하는 간호사들, 쉽사리 잠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는 환자들에게 밤은 시간이 멈춘 곳이 아니라 계속 전진하는 곳입니다.

수술을 막 마친 환자도 마냥 누워만 있으면 안 됩니다. 다시 일상의 삶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준비를 해야 합니다. 상처 난 부위가 쓰리고 쑤셔도, 몸을 추스리고 거동을 해야합니다. 수액과 약이 주렁주렁 매달린 바퀴 달린 행거를 꼭 붙잡고 밀어보지만 여간 조심스럽지가 않습니다. 가족이 앞에서, 환자는 뒤에서 행거와 함께 차근차근 움직입니다.

병실 복도에는 그렇게 물속을 걷듯, 달 위를 걷듯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환자들이 꼬리를 뭅니다. 충돌 사고를 막기 위해 한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화살표가 있고 밑에는 거리 표시도 있네요. 한 층을 한 바퀴 도는 게 160m입니다.

다시 돌아올 건강을 위해 오늘도 160m 걷기 코스를 틈틈이 완주해내는 모든 ‘백의(白衣)의 주자(走者)’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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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