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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법, "경찰의 부적절한 이성교제는 공무원 품위 유지 의무 위반"

‘궁금증 또 불러일으키시네요, 요물. 칫. 사진 보내줘요’

‘궁금하게 만들어야 보자고 하겠죠. (입고 있는 옷이) 지퍼 안은 훅 파이고, 치마는 짧아요’

서울의 한 경찰서에 근무하던 A경감과 B순경(여)은 하루에도 몇번씩 이런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둘 다 배우자와 자녀가 있었지만 애정 표현엔 거침이 없었다. 서로 ‘자유 신랑’, ‘자유 부인’으로 부르는가 하면 ‘보고싶다’ ‘옆에 두고 토닥토닥해주고 싶다’ ‘만날 보는데 또 보고 싶다’ 등의 연애 감정 듬뿍 담은 메시지를 보냈다. 같은 부서에 있어 서로를 챙기며 ‘오피스 커플’로 사이좋게 지낼 수 있었던 것이다. 2013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이들은 총 2171회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이중 885여회는 업무 시간 중에 오갔다.

주변에서 이들의 관계를 눈치채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결국 역시 경찰인 B 순경의 남편이 진정서를 냈고, 불륜 스캔들로 번졌다. 서울경찰청은 지난해 4월 “부적절한 이성교제로 국가공무원법의 성실 의무(제56조)와 품위유지의 의무(제63조)를 위반했다”며 둘을 해임 처분했다. 이들은 처분에 불복해 행정안전부에서 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했고 지난해 7월 각각 정직 3월로 감경됐다.

A경감은 이후 재심사에서 감봉 1월로 다시 감경을 받았지만, 이 처분에도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그는 “B순경이 배우자와 불화를 겪고 있었고 업무 부적응으로 극도의 심리 불안 상태에 있었다”며 “직속 상관으로 위로 차원에서 농담처럼 메시지를 주고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차행전)는 “징계처분은 적법했다”며 A경감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공무원의 품위유지 규정은 직무와 관련된 부분은 물론 사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건실한 생활을 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료관계 또는 상하관계에서 적절치 않은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았는데, 설령 연인관계가 아니였더라도 의심받을만한 내용”이라며 “본분에 어긋나는 행위로 경찰공무원의 위신이 손상된 점을 감안하면 처분은 정당했다”고 제시했다.

법원은 근무시간 중 수시로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도 문제가 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업무상 연락할 이유가 특별히 없을 때도 근무를 충실히 하지 않고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도 공무원의 성실 의무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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