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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소액결제·공인인증 가능 모바일 사원증 … 피부에 이식 '생체 칩'도

사원증에 ‘연산’ 기능을 넣어 미니 컴퓨터처럼 똑똑해진 기술도 나왔다. 이 같은 사원증을 만든 LG CNS의 진인택 부장이 ‘3차원(3D) 영상’을 통해 직원 출입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LG CNS]

‘회사, 걸다, 목걸이, 전화, 명함, 출근….’

 나열된 단어들이 가리키는 건 과연 무얼까? 바로 샐러리맨의 상징 ‘사원증’이다. 이 단어들은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들여다본 ‘사원증’과 연관된 검색어들이다. LG CNS가 블로그와 트위터·페이스북 등에 올라온 1만 건의 글을 분석한 결과다. 목걸이(연관어 비중 6%)처럼, 걸고(13%) 다니면서, 신분증(3%)처럼 쓰고, 출근(3%)에도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사원증이란 얘기다.

 직장인의 필수품 사원증이 최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1일 경기도 수원의 삼성전자 모바일연구소. 이곳을 오가는 직원들은 이날부터 ‘목걸이형 사원증’을 버렸다. 대신 출근길에 꺼낸 것은 스마트폰이었다. 안에 있는 ‘모바일 사원증’으로 미리 예약한 회의실을 열고, 식당에서 밥을 먹고, 퇴근을 했다. 모바일 사원증으로 바꾸면서 보안성도 높아졌다. 기존 사원증은 잃어버리면 타인이 이용할 우려가 있고, 개인정보 유출 위험도 컸다. 기술유출 사고가 치명적인 기업일수록 신경 쓰는 게 바로 보안이다. 모바일 사원증은 만에 하나 있을 ‘보안사고’를 방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LG하우시스는 2012년 모바일 사원증을 도입했다. LG그룹은 하우시스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26개 계열사의 사원증을 바꿨다. 모바일 사원증은 물론 기존 플라스틱 형태의 ‘목걸이’ 사원증도 함께 쓸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시스템에서 이뤄졌다. 계열사까지 출입 관리 시스템을 통합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물론 LG화학 등 어떤 계열사를 방문해도 같은 사원증을 쓸 수 있다. 일부 계열사는 해외 사업장까지 묶어 시스템을 통합했다. 특히 폐쇄회로TV(CCTV) 기록과 함께 3차원(3D) 정보로 출입 현황을 볼 수 있게 했다. 예컨대 서울 사무소에 앉아 모니터만 보면 국내는 물론 해외 사무실에 직원과 방문객이 언제 들어오고, 어떤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됐다.

 LG가 이런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생명과도 같은 ‘기업 보안’ 때문이었다. 1990년대부터 시작한 사원증 기반의 출입관리는 2000년 들어 ‘스마트 카드’를 이용한 사원증으로 바뀌었다. 일종의 메모리 반도체인 IC칩을 사원증에 넣고, 여기에 출입관리용 번호를 넣는 방식이었다. 이 기술은 국제표준까지 생겨날 정도로 보편화됐지만 맹점이 있었다. 숫자를 기반으로 관리하다 보니 사원증을 잃어버리면 매번 새로운 번호를 등록하고, 기존 번호를 지워야 했다. 수만 명이 근무하는 회사에선 번호관리 담당자를 따로 둬야 할 정도로 관리가 어려웠다. 퇴사한 직원의 사원증 정보를 삭제하지 않는 일도 허다하다 보니 종종 뜻하지 않은 사고도 일어났다.

 2007년 새 사원증을 위한 시스템 개발을 맡은 LG CNS의 진인택(48) 보안사업팀 부장은 아이디어를 냈다. 기존 사원증 카드엔 숫자를 저장할 정도의 ‘저용량 메모리 칩’을 넣었다. 여기서 나아가 사원증이 작은 컴퓨터처럼 ‘연산’을 할 수 있도록 중앙처리장치(CPU)를 넣었다. 여기에 운영체제(OS)를 깔고, 단순한 번호가 아닌 암호화된 개인정보를 입력했다. 그러자 사원증이 ‘미니 컴퓨터’처럼 똑똑해지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났다. 교통카드 기능은 물론 공인인증서와 소액결제 기능도 넣었다.

 KOTRA 조사에 따르면 2010년 118억 달러(약 12조6767억원) 규모였던 ‘출입 통제 시스템’ 시장은 올해 178억 달러(약 19조1225억원) 규모로 불어났다. 해마다 8.5%씩 성장한다. 이 가운데 지문과 홍채처럼 ‘생체인식 정보’를 이용한 시장의 성장세는 1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각에선 부작용도 걱정한다. 예컨대 최근 사원증이 아예 ‘몸속’으로 들어간 경우가 그렇다. 스웨덴의 수도인 스톡홀름엔 첨단기업들이 몰려 있는 에피 센터란 곳이 있다. 여기서 일하는 일부 기업의 직원들이 최근 사원증에 들어가는 정보를 칩에 넣은 뒤 아예 피부 밑에 이식한 것이다. 이들은 쌀알만 한 칩으로 출입문을 통과하고 구내식당에서 밥도 먹는다. 하지만 이 같은 ‘생체 칩’의 등장에 직원들의 행적이 과도하게 노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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