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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지진, 세계 대도시 절반이 위험 … 나에게도 닥칠까

지진:
두렵거나, 외면하거나
앤드루 로빈슨 지음
김지원 옮김, 반니
288쪽, 1만5000원


지구가 또다시 요동쳤다. 지난달 25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 인근에서 규모 7.8의 강진으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여진은 이어졌고, 피해도 늘고 있다. 네팔 정부는 재건 비용만 10조원 이상 들 것으로 추정한다. 81년 만에 덮친 강진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쉽사리 대비하지 못했다.

 지진의 경고는 계속되고 있다. 작가이자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영국인 저자는 어느 날 자택에서 느낀 작은 진동이 실제 지진임을 알게 된다. 지진으로 인한 재난이 자신에게도 닥칠 수 있음을 자각한 그는 지진의 역사와 인간의 투쟁기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과학이 발달하기 전 인류는 지진의 원인을 때로는 신의 분노로, 때로는 코끼리나 개구리로 묘사되는 영물의 움직임 탓으로 이해했다.

1775년 포르투갈 리스본 대지진 후에 종교재판이 열렸다. 생존자 몇 명을 이단으로 몰아 이교도 화형식을 처한 것이다. 또 일본 전설에서 지진은 육지 아래 진흙 속에 사는 거대한 메기 ‘나마즈’ 때문으로 그려진다. 신이 회의를 위해 자리를 비울 때 메기가 몸을 꿈틀거리며 장난을 쳐서 땅이 흔들린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다.

 인류는 지진의 원인을 알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가장 유효한 설명이 ‘판구조론’이다. 캐나다 지구물리학자 존 투조 윌슨의 가설로 시작해서 발전됐다. 지구 표면이 여러 개의 판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 판은 서로 상대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오늘날 과학자는 전세계에 7개의 주요 판이 있다고 설명한다. 세계 지진의 대다수가 판 경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판구조론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도 많다. 판의 경계가 아닌 태평양판 중심에 있는 하와이에도 화산이 폭발하고 지진이 발생한다. 그만큼 지진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신기루 같다. 역사 속에서 수많은 지진 예측이 나왔지만 결국 오보로 끝난 경우가 많았다.

저자는 “세계 대도시 거의 절반 가량이 현재 지진 위험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역사 속에서 지진은 인류의 삶을 무수히 바꿔놨다. 우리나라도 안전 국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더욱 실감하게 한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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