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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아이들의 엉뚱한 질문, 석학·명사들의 친절한 대답

책이 있는 어린이날-5일까지 이어지는 연휴, 서점에 들를 계획이 있으신가요. 중앙일보와 교보문고가 함께하는 ‘이달의 책’에서 어린이를 주제로 한 책 세 권을 골라봤습니다. 요즘 어린이책 중에는 엄마나 아빠도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이 많습니다. 권선징악을 넘어서는 이야기와 예술성 가득한 그림이 있어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다 내가 감동받았다”고 말하는 엄마도 있고요. 박숙경 아동문학평론가는 “성인이 돼도 마음 깊은 곳엔 어린아이가 남아 있다. 동화책이 그 어린아이를 일깨운다”고 말하네요. 이번 어린이날엔 아이와 함께 동화책 한 권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어른을 일깨우는
아이들의 위대한 질문
제마 엘윈 해리스 엮음
김희정 옮김, 부키
376쪽, 1만4800원


“꿈은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아이가 질문한다면 어떻게 대답할까. 뇌부터 시작해야 하나? ‘기억’ ‘무의식’이란 단어를 아이가 이해할까?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이렇게 시작했다. “깨어 있는 동안에 우리는 생각하고 느끼는 많은 부분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런데 밤이 되면 뇌는 우리를 아주 신기한 세상으로 인도한다.” 아마존 강에서 수영하는 꿈, 다섯 시간 동안 시험 보는 꿈, 벌레를 먹는 꿈 등을 예로 든 드 보통은 “뇌는 깨어 있을 때 놓쳤던 것을 되짚으며 손상된 부분을 치유도 하고, 정말 원하는 일을 실제로 해보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이제 결론을 내린다. “꿈은 우리가 자신의 완전한 주인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영국 4~12세 아이들 수천 명이 던진 질문 115개에 각계 전문가가 답한 책이다. 드 보통, 노엄 촘스키, 리처드 도킨스, 고든 램지 등이 답변자로 나섰다. 촘스키는 벌·앵무새 등 동물의 언어를 설명하면서 “그러나 인간만이 새로운 말을 만들 수 있다”며 “인간의 언어와 동물에 관해 잘 모르는 것이 엄청나게 많으니 여러분이 한번 발견해보라”고 귀띔한다. 도킨스는 2의 제곱 개념을 사용해 “인류는 서로 먼 친척일 뿐 아니라, 동물·식물과도 먼 친척”이라는 사실을 명쾌하게 정리했다. 고든 램지는 각 계절에 전성기를 맞이하는 식재료에 대해 들뜬 어조로 풀어놨다.

 답변 대부분은 아이들이 친근해 하는 소재로 시작해 구체적 예를 많이 들어주며, 생각해볼 여지를 남기는 결론으로 끝난다. 유명인들뿐 아니라 과학자·역사학자·심리학자·음악가들이 아이들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비슷한 방식을 썼다. 평범한 부모들도 이 방법을 알고 나면 뜬금 없는 질문에 대비할 수 있을 법하다. 책에 나온 “케이크는 왜 이렇게 맛있나요?”부터 “지구 온난화가 뭐예요?”까지 말이다.

 답변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즐거움’이다. 전문가들이 오래 연구한 주제를 아이들에게 알려줄 때 느끼는 기쁨이 답변에 묻어난다. 최고의 전문가일수록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책이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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