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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아버지가 딸을 사랑하는 방법

김형경
소설가
초등학교 저학년 여자아이가 부모 손에 이끌려 정신과 의사를 만나러 왔다. 아이는 이따금 기절하곤 했는데 특별한 신체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정신과로 보내졌다. 정신과 의사는 아이가 기절하는 시점에서 특별한 점을 알아차렸다. 이를테면 아이가 공부하고 있을 때 아버지가 뒤에서 안으려 하면 기절했다. 사례를 들려준 정신과 의사는 이야기 끝에 덧붙였다. “그전에 무슨 일이 있었으면….”

 우리가 성 중독이나 남성 대 남성의 성폭행만큼 온전하게 덮어두고 있는 문제가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은 근친상간이다. 친부나 의부가 딸에게 행하는 근친상간 범죄가 가끔 뉴스에 보도되지만 드러나지 않는 사례는 훨씬 많을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한다. 정신분석학 창시자인 프로이트조차 많은 여성 내담자가 아버지에 의한 성폭행 이야기를 꺼내 놓아 놀랐다. 프로이트는 그토록 많은 평범한 아버지가 딸에게 몹쓸 짓을 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탄생한 이론이 유아기 여아의 남근 선망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다. 프로이트의 이론은 다음 세대 학자들에 의해 반박되고 수정됐지만 그 기본 틀은 임상 현장에서 여전히 유용하다.

  문제가 발생하는 지점은 딸의 애착 감정에 대응하는 아버지의 태도다. 유아가 품는 남근 선망이나 애착 감정은 집안에서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존재, 그 존재가 보장하는 안전한 실존에 대한 소망이다. 어린 딸의 생존이 걸린 소망에 대해 아버지가 성적 느낌이 배인 행동으로 반응한다면 그것은 곧 아이의 존재 전체를 위협하는 폭력이 된다. 오이디푸스기를 지나는 대여섯 살짜리 여자 아이가 “아빠와 결혼할 거야”라고 말하는 것은 발달 단계에서 당연하다. 그때 아버지의 역할은 그 욕구를 좌절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아버지들은 “딸을 결혼시키지 않고 죽을 때까지 데리고 살 거다”라고 말한다. 그것은 아버지의 병리적 측면이며, 딸에게 물려주는 신경증이다.

 가족은 무성화(無性化)를 가르치는 곳이라고 한다. 건강한 아버지는 딸이 유치원에서 남자친구를 사귀거나 사춘기에 남자 연예인을 좋아하면 그 행위를 지지해준다. 병리적 아버지는 딸의 유치원 남자친구에게 질투를 느끼고, 딸이 연예인을 좋아하면 불같이 화낸다. 딸에게 집착하는 아버지는 대체로 아내와 건강한 애착 관계를 맺지 못하는 이들이라고 한다. 딸을 아내의 대체물로 삼는 행위는 비록 그것이 신체적 행위를 동반하지 않더라도 정신적 근친상간이라고 심리학자들은 주장한다.

김형경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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