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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진신바이바이' 표현에 숨은 통역 꼼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7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 공공정책대학원(케네디스쿨) 강연에서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던 중 일본어로 ‘진신바이바이(じんしんばいばい·인신매매)’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아베 총리의 발언은 영어로 ‘휴먼 트래피킹(human trafficking)’으로 통역됐다. 겉 뜻만 보면 둘 다 인신매매를 가리킨다. 하지만 두 단어가 갖는 속뜻은 딴판이다.



일어론 민간업자 소행 의미
영어엔 강제동원 뜻 포함돼

 외교부 당국자는 28일 “아베 총리의 강연에서 외교적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위안부에 대한 단어 선택이었다”며 “인신매매를 뜻하는 영어 ‘휴먼 트래피킹’이 일본 정부가 강제 동원한 위안부를 표현하기에 적합하고 미 국무부도 쓰는 표현이지만, 문제는 주어가 빠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가 주목한 것은 ‘일본군에 의한 진신바이바이’라고 주체를 명시할지 여부였는데, 그냥 ‘진신바이바이’라고만 했다”며 “이럴 경우 민간업자들이 저지른 성매매 행위라는 뜻을 깔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앞서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도 같은 표현을 썼다.



 아베 총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긴장 완화를 위한 일본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일본은 과거 전쟁에 대한 반성에서 평화국가의 길을 걸어왔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반성’은 영어로 ‘deep remorse(깊은 참회)’라고 통역됐다. 오역은 아니지만 사죄의 의미를 담은 ‘참회’와, 잘못이 없었는지 스스로 돌아본다는 의미의 ‘반성’은 뉘앙스 차가 크다. 정부는 아베 총리의 진의가 영어로 하는 29일(현지시간)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제대로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아산플래넘 2015’ 행사에서도 ‘진신바이바이’라는 아베 총리의 단어 선택을 두고 참석자들 간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진신바이바이’의) 뉘앙스를 파악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쏟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 정부의 과거사 왜곡 시도에 반대하는 미 역사학자들의 집단 성명을 주도한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교수는 “아베 총리가 인신매매를 저지른 가해자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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