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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때 더 일하게 해주고, 70·80대 위한 복지 늘리자

환갑 같지 않은 60대가 늘고 있다. 경북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 재취업한 임형근씨(왼쪽)와 시니어 모델로 활동 중인 김안순씨(오른쪽). [최승식 기자, 프리랜서 공정식]
고용과 복지 제도는 동전의 양면이다. 일할 능력·의지가 있는 사람이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게 고용제도이고 이를 잃은 사람이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떠받쳐주는 게 복지 제도이기 때문이다. 그 경계선이 노인 기준이다. 사람의 기대수명은 갈수록 늘어나는 만큼 노인 기준도 높여 가는 게 자연스럽다. 그래야 경제도 활기를 잃지 않고 정부의 복지비 부담도 덜 수 있다. 그러나 국내 고용·복지 제도는 여전히 환갑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반퇴 시대] '환갑 = 은퇴' 깨자 <중>
환갑에 맞춰진 노인 복지 바꿀 때
일할 수 있는 60대 은퇴 내몰아
연금 내고 싶어도 여력 없어져
독일 등 선진국선 정년 늘리고
노인복지 시작하는 시점 늦춰

 65세 이상은 실업급여 신청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제도가 대표적이다. 과거엔 65세 이상 고령자는 취업을 해도 근속연수가 길지 않았다. 이런 사람에게까지 실업급여를 주는 건 과도한 혜택이란 비판이 나온 까닭이다. 그나마 고령자 취업이 급증하자 2013년 6월에야 64세 이전에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람에게 한해 65세 이후에도 실업급여를 신청할 수 있게 길을 터줬을 뿐이다. 그러나 60세 이상 취업자는 2000년 196만 명에서 2013년 329만 명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취업자 구성비는 9.3%에서 13.1%로 뛰었다. 현재의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65세 이상 취업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실직해도 실업급여를 못 받는 실버 푸어가 그만큼 양산된다는 얘기다.



 국민연금 가입 연령을 59세로 제한하고 있는 것도 환갑 시대의 잔재다. 2013년 국민연금 수령 연령을 60에서 61세로 한 살 늦추면서 5년마다 한 살씩 더 높여 2033년이면 65세가 되도록 제도를 고쳤다. 따라서 가입 상한 연령도 59세에서 64세로 단계적으로 올리는 게 맞다. 그러나 수령 연령은 높여놓고 가입 연령은 묶어 놨다. 환갑이 넘어도 더 일하면서 국민연금을 더 많이 부어놓고 나중에 더 타고 싶어도 안 된다는 얘기다. 지금도 61세 이후 국민연금에 임의 가입할 수는 있지만 회사에서 받는 50% 지원금은 못 받아 사실상 유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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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나마 최후의 보루인 국민연금마저 조기 노령연금으로 앞당겨 쓰는 사람이 늘면서 기능을 잃고 있다. 61세에 받을 연금을 56~60세에 당겨 받을 수 있는데 대신 연금이 최고 30% 깎인다. 61세에 정상적으로 받을 연금이 100만원인 사람이 56세에 당겨 받으면 70만원밖에 못 받는다. 한 살씩 늦게 받을 때마다 6%씩 늘어나는 구조다. 그런데 베이비부머 세대의 퇴직 쓰나미가 시작되면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국민연금을 앞당겨 타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정작 국민연금이 절실해지는 때는 무방비 상태가 된다.



 그렇다고 사적연금이나 보험으로 노후를 대비하기도 어렵게 돼 있다. 환갑만 넘으면 보험은 물론 연금조차 가입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러니 60세가 넘어가면 정부가 주는 복지 혜택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국내 복지제도가 환갑 이후로 초점이 맞춰져 있는 이유다. 치매 검진과 노인 눈 검진 등과 같은 의료 보장 서비스나 노인복지주택 지원은 만 60세부터 받을 수 있다. 65세부터 지원하는 기초연금이나 노인 돌봄 종합서비스,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 등 노인 관련 복지정책도 환갑 시대의 유산이다. 급속한 고령화로 복지비 부담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나고 있지만 이를 섣불리 수술하기 어려운 건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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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 기준을 환갑에 묶어놓고선 이런 딜레마를 해결할 수 없다. 기대수명이 늘어난 만큼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사람은 60대 이후에도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유일한 대안이다. 그래야 복지 혜택에 대한 의존도 낮출 수 있다. 독일 등 선진국도 정년을 연장하면서 국민연금 수령 연령 등 복지 개시 연령을 늦췄다. 한국도 내년부터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늦추는 데 맞춰 국민연금 수령 연령(올해 61세, 2033년 65세) 조정을 검토할 때가 됐다. 지난해 7월 도입된 기초연금도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하는데, 지급 연령을 늦추자는 논의조차 없다. 특히 지급 개시 연령이 60세(2010년 이후 임용자)인 공무원연금은 수술이 시급하다.



 강창희 트러스톤연금교육포럼 대표는 “한국은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지 10여 년밖에 안 됐는데도 모든 60대를 ‘퇴직’이 아닌 ‘은퇴’로 내몰고 있다”며 “공적연금을 주는 나이를 뒤로 늦추는 대신 ‘은퇴 절벽’ 구간을 줄일 수 있도록 오래 일하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한번 주기 시작한 복지 혜택을 없애는 건 엄청난 사회적 저항이 따를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고용·복지 제도를 선심 공약 대상으로 삼는 건 국가의 미래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김동호·김기찬 선임기자, 강병철·조현숙·천인성·최현주·박유미·김민상 기자 hope.bant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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