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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안철수는 다시 '안철수'가 될 수 있을까

서승욱
정치국제부문 차장
‘21일 관악 삼성시장과 녹두거리, 22일 인천 서구 검단사거리, 23일 성남 모란시장, 24일 관악을 후보 사무실, 25일 인천 이마트 검단점, 27일 오전 7시 인천 검암역과 검단농협 완정지점, 28일 관악을 신원동 일대와 성남 도촌사거리’.



 선거 지원 일정이 빽빽이 적힌 수첩의 주인은 누굴까. 4대 0이냐, 0대 4냐는 갈림길에서 악전고투 중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일정? 아니올시다. 누가 시키든 말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안철수 의원이 수첩의 주인이다.



 왜 광주 선거는 지원하지 않느냐가 도리어 화제가 될 정도로 그는 열심이다. “몸값을 올릴 생각 없이 조용히 돕고 가니 참 대단하다”는 찬사가 계파를 초월해 쏟아진다. 그는 지방 일정과 감기를 이유로 문 대표가 소집한 전략회의에 불참했던 누구누구와는 달랐고, 도울 테니 멍석을 깔아달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 이유를 안철수는 이렇게 말했다. “어려운 선거를 치르는 당을 돕는 게 도리입니다. 선거는 돕고, 국민이 먹고사는 경제 문제에선 (문 대표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싸우겠습니다.”



 ‘안철수표 2대 8 가르마’처럼, 바른 생활 사나이 이미지 그대로, 재미없고 심심한 ‘경어체 정답’이다. 하지만 무서운 건 그가 이 재미없는 다짐을 조용히 실천에 옮기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곁을 떠난 과거 멘토들을 찾아 “대선에 도전하려면 처음부터 공부를 다시 하라”는 쓰디쓴 충고도 달게 받는다. 최근에는 김종인 전 의원을 찾아 ‘문재인의 소득 주도 성장론’에 맞설 ‘공정 성장론’의 아이디어를 구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실력이 최정점에 오르려면 절반은 학습, 절반은 경험이다. 경제도 학습만으로는 안 된다”며 경제 문제에선 악착같이 문 대표와 각을 세운다. 얼마 전엔 두뇌 회전이 빠르고 정치공학에 밝은 책사형 측근 이태규 전 당무개혁실장을 싱크탱크 부소장에 앉혀 네트워킹 복원에도 나섰다.



  정치 데뷔 2년 반 만에 천당과 지옥을 모두 맛본 그에게 새로운 무대는 열릴 수 있을까. 그의 주변에는 정치권을 강타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주목하는 이들이 있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 개혁과 인적 쇄신의 쓰나미가 여의도를 덮치고, 여야 내부에 잠복했던 모순과 갈등이 폭발해 이 에너지가 새로운 대안 세력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진다면 기회가 올 수도 있다’는 기대들이다.



 하지만 실제로 정치를 보는 눈이 정확하다는 여의도의 ‘선수’들 사이에선 “제3세력을 갈망하는 ‘안철수 바람’은 다시 불 수 있지만, 안철수가 그 주인공이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냉정한 전망이 지배적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진정성과 노력이 인정을 받고 시대적 요청과 맞아떨어지면 그가 역할을 하는 무대가 열릴 수도 있다”는 전망은 소수다. 정치인 안철수가 한때 정치 개혁의 아이콘이던 ‘안철수’가 되기 위해 다시 길을 찾고 있다. 안철수는 과연 ‘안철수’가 될 수 있을까.



서승욱 정치국제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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