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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포커스] ‘병합 잘했다’ 79→69% … 성취감 사라진 ‘크림의 봄’

2014년 3월 16일 크림에서는 크림 반도의 미래를 결정하는 주민투표가 실시됐다. 당시 친러 시위대가 ‘러시아와 영원히’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하고 있다. [Photoshot/Vostok-Photo]




크림반도 병합 1년, 국민 여론조사
'러시아 국경 확장 반대' 57%
강대국 위상 회복 믿는 국민 줄어
33% 우크라이나 해체 '긍정적'
"경제 위기감 겹쳐 국민의식 변화"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을 긍정적으로 보는 러시아인 수가 줄었다. 사회학자들은 ‘크림의 봄’ 뒤에 일어난 성취감이 사라진 데 있다고 분석한다. 정치학자들도 2014년 러시아 당국이 내린 결정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인은 여전히 크림 반도 병합을 큰 성과로 간주하며 이에 따른 긍정적 효과도 미래에 가시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성과와 그로 인한 긍정적 효과를 확신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1년 새 79%에서 69%로 감소했다. 여론조사기관 ‘레바다 센터’가 발표한 연구 ‘크림과 러시아 국경의 확대’에서 나온 결과다.



연구에 따르면 20014년의 사건들이 러시아인들의 주의를 사회·경제적 현실로부터 돌리기 위한 당국의 모험주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기 시작했다. 그렇게 확신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2014년 3월 9%에서 최대 14%까지 늘어났다.



러시아가 이런 방식으로 구소련 지역에서 자국의 이익을 주장하며 ‘강대국’ 위상을 회복하고 있다고 믿는 러시아 시민은 그와 반대로 79%에서 72%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연구자들이 이끌어낸 또 다른 결론에 따르면, 러시아 국경의 확장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32%에서 57%로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 동안 일어난 지표상 변동에 대해 사회학자들의 최종 결론은 ‘이런 점이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이다.



최근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기념품은 푸틴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다.
알렉세이 그라지단킨 ‘레바다 센터’ 부소장은 Russia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체로 지난 1년간 중대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물론 지난 1년 간 크림 병합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한 인식이 커졌고 교육·소득 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러시아 지도부의 결정을 덜 지지하기 시작하는 변화는 있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정부 지지율의 하락 추세가 시작됐다고 할 근거는 되지 않는다는 게 그라지단킨 부소장의 주장이다. 그는 “변화가 일어났다면 이는 크림 병합 이후 확산된 국민들의 성취감이 줄어든 것과 관련돼 있다. 하지만 성취감은 이미 2014년 여름에 사라졌는데 그렇다고 이때부터 눈에 띄는 본질적인 변화도 관측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간연구소인 ‘폴리더체스카야 엑스페르트나야 그루빠’의 콘스탄틴 칼라체프 소장은 “이는 하락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성취감이 사라진데는 경제 위기감도 겹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돈이 적으면 적을수록 당국이 내린 어떤 결정에 대해 대가를 지불할 의사도 그만큼 더 작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크림 문제에 대한 태도도 크림반도 자체를 알게 되면 바뀌게 된다. 이집트와 터키를 방문한 뒤 크림반도에 가게 되면 사람들은 서비스의 품질에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회학자들은 현재 상황을 과거 트렌드로 회귀하는 것으로 보는 게 더 정확하며, 2015년이 아니라 바로 2014년이 비정상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라즈딘 부소장은 “크림 병합은 소련 복원 구상 또는 최소한 구소련 일부 공화국을 러시아의 세력권 안으로 편입하는 구상을 어느 정도 되살려 놓은 것”이라며 “2014년 러시아의 팽창을 반대한 사람들의 비율이 그렇게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우크라이나의 해체 가능성에 대한 생각이 실제로 지난 1년간 대중 가운데 증가했음을 인정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인 1/3은 우크라이나의 해체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지난해인 2014년의 비율은 1/4이었다



현재 러시아 언론에서 이 문제에 관해 폭넓게 거론하는 논평가들도 많다. 그라지단킨 소장은 “이들은 우크라이나의 해체 직전까지 가는 연방화야말로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칼라체프 소장은 “사람들이 새로운 적을 찾아냈다. 우리는 형님을 대하는 아우의 행동에 모욕감을 느꼈다. ‘우크라이나가 망하도록 내버려 두자’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견해에 따르면, 이는 일시적인 상황일 뿐이다. “모든 건 우크라이나가 시행하는 개혁이 성공할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1990년대에 러시아인들이 발트 해 국가들에게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를 상기해보라. 이들 국가가 붕괴하면 우리 없이는 살아 남지 못할 거라는 말들이 돌았다”고 칼라체프 소장이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13번째 국민과의 대화에서도 우크라이나 문제가 나왔다.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은 “불가능하다는 전제에서 시작하고 싶다”며 “실패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정책이 아니라 민족주의자들의 농간에 놀아난 우크라이나 자신이다. 그렇지만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은 여전히 한 민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바라는 것은 ‘존중’ 하나 뿐”이라고 덧붙였다.



친크렘린 성향의 ‘정치연구소’의 세르게이 마르코프 소장은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은 한 민족이라는 입장은 전략적인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정책의 실패를 부정하는 것은 우크라이나를 사실상 미국에 점령된 나라로 보는 이들을 만족시키지는 못했다”면서 “국민과의 대화에서 푸틴 대통령이 유일하게 질문자를 만족시키지 못한 주제”라고 말했다.



콘스탄틴 칼라체프 ‘독립전문가그룹’ 대표도 “미국 관련 주제에서 대통령은 ‘러시아는 테러리즘 외에는 적이 없다’며 상당히 미지근하게, 심지어는 우호적으로 대답했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독립 정치분석가 드미트리 오레시킨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분쟁을 우크라이나 내정문제로 규정해 책임을 벗어나려 했다”며 “돈바스 지역을 홀대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표명하면서 무상원조를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혀 ‘더 이상의 투자는 없을 테니 알아서 하라’는 뜻을 아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는 돈바스 지역에게 아주 나쁜 신호”라고 덧붙였다.



예카테리나 시넬시코바



본 기사는 [러시스카야 가제타(Rossyskaya Gazeta), 러시아]가 제작·발간합니다. 중앙일보는 배포만 담당합니다. 따라서 이 기사의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에 있습니다.



또한 Russia포커스 웹사이트(http://russiafocus.c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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