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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1등의 책상] 저녁 5시30분, 그날 공부 목표 20개 세우고 지킨다

장호근군은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하루 계획표를 몇 페이지, 몇 문제 수준까지 꼼꼼하게 세운다. 장군은 “계획표가 꼼꼼하면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고 계획을 완료할 때마다 성취감도 느낄 수 있어서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서울 대진고 2학년 장호근군

구체적으로 '몇 번 문제까지 풀기' 계획표 짜

긴장감 떨어지는 주간, 월간 목표는 안 세워

초교 때부터 매일 일정 짜고 공부 습관화






“정말 특별한 비법은 없는데…굳이 꼽자면 끈기인 것 같아요.” 서울 대진고 2학년 전교 1등인 장호근군은 “공부에 지름길은 없는 것 같다”며 “매일 목표한 공부량을 꾸준히 채워가면 언젠가는 노력한 만큼 결과(성적)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장군은 “공부는 습관”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몸이 아파도 단 30분만이라도 꼭 교과서와 문제집을 꺼내봐요. 어릴 때부터 그래와서 이제는 습관이 됐어요.” 끈기와 꾸준함은 결과로 이어졌다. 장군의 1학년 내신 성적은 전 과목 1등급이다. 모의고사도 국어·영어·수학을 합해 1~2문제만 틀렸다. 꾸준함, 말은 쉽지만 행동은 어렵다. 장군의 책상에서 비결을 찾아봤다.



장군은 학교 자율학습관에서 주로 공부한다. 저녁 급식을 먹고 자율학습관으로 이동하기 전에 반드시 하는 일이 있다. 오후 자율학습 계획표를 짜는거다. 보통의 아이들이 ‘수학 1시간, 영어 1시간‘과 같은 식으로 두루뭉술 계획을 세우는 반면 장군은 몇 페이지, 몇 문제까지 구체적으로 계획표를 짠다. 예컨대 ‘생명과학 수능 기출문제집 42쪽 9번 ~ 45쪽 9번 문제 풀기’와 같은 식으로 분량을 정확하게 계획한다. 이렇게 매일 국어·영어·수학·과학을 균형 있게 배분해 공부한다. 이런 계획이 과목마다 3~4개씩, 총 20개 정도 매일 목표를 세우고 소화한다. 계획표를 적은 메모지를 책상 한편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놓는다.



 구체적인 계획표는 공부를 하는 동안 긴장감과 집중력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 “계획은 제 자신과의 약속이라고 생각해요. ‘이 정도면 됐겠지’ 싶다가도 계획표를 보면 느슨해질 틈이 없어요. 계획이 구체적이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지 가늠이 되니까 시간 낭비도 줄일 수 있죠.” 장군은 일일 계획은 구체적으로 짜지만 주·월 단위 계획처럼 긴 시간의 계획은 세우지 않는다. 계획의 완료 시점이 너무 멀면 느슨해지기 때문이다. 장군은 “매일매일 성실하게 계획한 공부를 소화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루가 쌓여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이 쌓여 한 달이 된다. 낙숫물에 바위가 뚫리듯이 꾸준하게 끊기지 않고 하는 것이 바로 장군의 공부비법이었다.



넓게 훑다가 고난이도 문제로 ‘역삼각형 공부’



긴 단위의 계획은 없지만 패턴은 있다. 중간·기말고사를 기준으로 해서 ‘2달→2주’ 싸이클이다. 장군은 “평소에 공부할 때와 시험 대비 기간에 집중해야 할 부분이 다르다”고 했다. 장군은 자신의 패턴을 역삼각형에 비유했다. “교과서와 문제집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 중요한 개념과 내가 어려워하는 부분들이 찾아져요. 그러면 그것들만 묶어서 반복하고, 시험 직전 2주 전부터는 가장 어려운 문제만 모아서 다시 반복해요. 넓게 퍼진 것들을 한 점으로 모아가는 과정과 같아요.” 장군은 수학을 예로 들었다. 2개월 동안 수학 교재 4권과 학원 교재를 2~3차례 반복해 푼다. 각 단원에서 틀린 문제, 개념이 어려운 문제, 풀이 과정이 복잡한 문제를 체크해둔다. 그렇게 하면 대략 단원마다 10문제 정도가 된다. 중간·기말고사 즈음에 50~60문제가 쌓인다. 시험 대비 2주 동안 이렇게 모아둔 고난이도 문제만 집중해서 공부한다. 장군은 “내신 대비는 시험 직전 2주 반짝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꾸준하게 해야 한다”며 “평소엔 취약한 개념과 문제유형을 찾고 시험 직전에 이런 부분만 모아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학 오답노트는 따로 만들지는 않는다. 이렇게 수차례 반복하면 굳이 외우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대부분의 문제 유형과 공략법이 파악된다.



장호근군의 하루 계획표




수학에서 마무리 ‘한 점’이 고난이도 문제라면 국어·영어는 교과서다. 여느 전교 1등처럼 장군도 “교과서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군이 교과서를 활용하는 방법은 단권화다. 시험 직전에 교과서만 보면 충분할 수 있도록 교과서 안에 모든 정보를 담는다. 장군은 따로 노트를 쓰지 않고 교과서에 필기를 한다. 필기한 내용과 자습서를 비교해 수업 중엔 다루지 않았던 내용을 찾고 교과서에 옮겨 적는다. 교과서 지문을 다룬 문제를 푼 뒤에는 교과서의 해당 부분에 표시를 하고 핵심 개념이 문제에 어떻게 출제됐는지 유형을 적어 넣는다. 장군은 “문제로 출제됐던 부분을 표시해두면 교과서를 반복해 읽을 때 어떤 부분을 더 집중해 봐야 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수업 끝나자마자 3분 복습, 오래 기억돼



장군의 이런 계획성과 실천력은 어머니 김명숙(49·서울 공릉동)씨의 영향이 컸다. 김씨는 장군이 어릴 때부터 딱 2가지를 강조했다고 한다. 매일 계획 세우고 실천하기와 국어·영어·수학은 조금씩이라도 매일 하기다. 김씨는 “계획을 세우면 반드시 실천하도록 했다”며 “시간이 부족해 당일에 못 끝내면 다음 날 일찍 일어나서라도 마무리하도록 습관을 들였다”고 기억했다. 장군이 초등학교 때는 어머니 김씨가 하루 계획표를 짜줬다. 이때 꼭 아이의 동의를 구했다. 무조건 ‘해라’가 아니라 항상 계획한 분량이 적당한지를 물었다. “억지로 시키지 않고 아이한테 동의를 구했던 방법이 부담감을 줄이고 공부에 흥미를 갖게 해준 것 같아요.” 장군은 “어릴 때부터 매일 이렇게 하다 보니 이제는 완전히 습관이 됐다”며 “습관이 잡힌 덕에 공부량을 점점 늘려가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군이 습관적으로 매일 하는 일은 계획표 세워 실천하기 외에도 한 가지가 더 있다. 매 수업이 끝날 때마다 쉬는 시간에 필기를 다시 읽어보고 수업을 리뷰해보는 거다. “많은 시간을 쏟을 필요는 없어요. 2~3분 정도면 충분해요. 한 번 더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기억에 오래 남아서 다음 수업 때 지난 수업 내용을 떠올리기도 쉬워요. 꾸준하게 하면 정말 큰 효과를 볼 수 있죠.”



 장군은 공부할 때 특히 개념 이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과목마다 특성이 있다. 장군은 “국어·영어·생물·지구과학은 교과서를 반복해 읽는 것이 가장 좋고, 복잡한 수식과 공식이 많은 수학·물리·화학은 문제를 많이 풀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학·물리·화학 문제를 풀 땐 원칙이 있다. 문제를 푸는 데만 그치지 않고 문제 검토를 꼼꼼하게 한다. “문제를 맞췄다고 그냥 넘어가면 안 돼요. 맞췄다면 정확하게 맞춘 건지, 혹 풀이 과정에 실수는 없었는지를 꼼꼼하게 확인해봐야 해요. 문제를 푸는 시간만큼 문제를 검토하는 데도 시간을 많이 쏟아요.”



학원은 그때그때 부족한 공부 위해 이용



장군은 학원에 대해선 유연하고 전략적인 태도를 보였다. 장군은 “학원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도 무조건 매달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학원은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만 이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장군은 영어 학원을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중학교 3학년 때는 고등학교 진학 전에 영어 실력을 쌓고 싶어서 수준 높은 텝스 공부를 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독해 공부를 더 하고 싶어서 일부러 고3 수능대비반에서 수업을 들어요. 이렇게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을 찾아 학원을 이용하면 만족도도 높고 효과도 높은 것 같아요.” 단, 한 가지 원칙은 반드시 지킨다. 학원 수업 시간만큼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한다. 장군은 평일엔 화요일에만 영어 학원을 가고 수학·국어 학원은 주말에 몰아서 다닌다. 자율학습 시간 확보를 위해 주말도 평일과 똑같이 6시에 일어난다. 학원 숙제는 학원을 다녀온 당일 밤에 가급적 마무리 한다. 다음 날 자율학습에 영향을 끼치지 않기 위해서다. 장군은 “아무리 좋은 학원을 다녀도 충분히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소용없다”며 “마무리가 중요한 내년(고3)에는 학원을 줄이고 자율학습 시간을 더 많이 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책상 위 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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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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