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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안전한 원전, 조종사들이 책임진다


[머니투데이 세종=우경희 기자] [2014년 최우수 원전조종사 이상규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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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원전조종 탑건 이상규 한수원 차장/사진=한수원
“Take My Breath Away~” 1987년 개봉한 영화 ‘탑건’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 전주가 흘러나오면 늘 가슴이 벅차오른다. 붉은 석양을 뒤로하고 검은 선글라스를 낀 주인공, 전투기 조종사의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대부분은 그런 감정을 느끼리라 생각한다. 당시 영화의 영향으로 조종사를 꿈꾸게 된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필자도 조종사다. 그리고 ‘탑건’이다. 다만, 전투기를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원자로를 운전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조종사 가운데 우수한 역량으로 발전소를 운영한 조종사를 뽑아 선정하는 일종의 탑건 제도, ‘OPERA(Operator Performance Excellence Reinforcement & Appraisal)’를 통해 해마다 최우수 원전조종사를 선발, 시상한다. 필자는 2014년 최우수 원전조종사로 선발됐다.

원전 탑건은 무려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되는 것으로, 원전조종사라면 누구나 꿈꾸는 영광이다. 조종사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팀원들은 물론 나아가 같은 발전소를 운전하는 발전소 전체 직원들이 합심해 안정적으로 발전소를 운영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개인적 영광만이 아니라 발전소 전체의 영광이기도 해서 의미가 깊다.

게다가 탑건으로 선정된 이번 주, 우리 회사 전체의 영광스러운 경사가 있었다. 올해는 원자력발전소가 운영을 시작한 37년여 동안 생산한 전기량이 총 3조 킬로와트시(kWh)를 돌파한 해여서 두배, 세배의 기쁨으로 다가온다. 3조kWh는 서울시 전체가 65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KTX로 서울과 부산을 무려 1억1,500만번이나 왕복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또한, 저렴한 에너지원으로 낮은 전기요금에 이바지하고 20억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는 데에 필자도 작게나마 한몫했다고 하니 더욱 뿌듯하다.

한 주에 겹경사를 맞으니 그동안 조종사로 근무하며 겪은 많은 어려움들이 한번에 녹아내리는 기분이다. 원자력발전은 24시간 대한민국의 전기 공급을 책임지기 때문에 조종사들은 하루 8시간씩 3조로 돌아가며 근무를 한다. 명절이나 휴일도 예외는 없다. 밤 근무는 오후 4시부터 12시까지, 새벽 근무는 밤 12시부터 오전 8시까지 근무를 하는데, 이 경우에는 거의 개인적인 삶은 포기해야한다. 가족 행사는 포기한 지 오래다. 근무지도 도심지와는 거리가 먼 외진 곳에 있다보니 친구와의 소주 한잔도 어려워 물리적으로도, 심적으로도 고립돼버렸다. 가족과 함께 저녁을 즐길 깜깜한 밤에 집을 나서서 혼자 회사로 향할 때면 외로움이 밀려오기도 한다.

게다가 얼마전까지 회사와 관련된 어려움들이 언론에 이슈가 되며 외부인을 만날 때면 괜히 움츠러들기도 했었다. 온종일 발전소를 조종하는 답답한 주제어실에서 기계만 바라보며 지내온 필자에게도 가혹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한수원은 좌절하지 않았다. 모든 직원이 책임감을 갖고 합심해 위기를 헤쳐 나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누적 발전량 3조kWh 달성’이라는 쾌거도 가능했을 것이다.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공자의 가르침 가운데 유명한 대목이다. 처음 발전소 조종을 시작했을 때는 교육과 공부로 많이 아는 것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일을 좋아하게 됐다. 앞으로는 발전소 조종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원전 누적발전량 4조kWh를 달성할 순간의 나와 한수원, 그리고 대한민국이 기대된다. 앞으로도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해야할 조종사들의 어깨가 무겁다.






세종=우경희 기자 cheer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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