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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음식의 왕 식초 … 숙취·피로 해소, 다이어트 효과까지

식초는 자연이 만든 음식이다. 한 차례 발효한 술을 또다시 발효·숙성시켜 만든다. 술로부터 만들어지는 특성 때문에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명주가 그 나라를 대표하는 식초의 모태가 된다. 포도를 원료로 한 이탈리아의 발사믹 식초, 스페인의 셰리 식초나 사과로 만든 영국의 애플사이다 식초, 현미를 발효시킨 일본의 흑초가 대표적이다.

식초는 음식을 요리할 때 새콤한 맛으로 풍미를 돋우는 역할을 한다. 요즘에는 건강을 위해 식초를 마시는 사람이 늘고 있다. 막걸리·바나나·허브 등 식초를 담그는 재료도 다양해졌다.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홈메이드 천연식초 용법을 소개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포도 발효한 발사믹 식초 숙성만 5년

식초는 발효 음식의 왕이다. 술(알코올)이 발효를 일으켜 더 이상 발효할 수 없는 상태가 바로 ‘식초’다. 발효의 마지막 단계인 셈. 좋은 식초는 술을 빚는 것부터 시작한다. 발효가 끝난 후 6개월 이상 숙성을 거치면서 자극적인 냄새는 줄고 맛과 향이 부드러워진다. 계명대 식품가공과 정용진 교수는 “식초가 발효·숙성되면서 초산·구연산·아미노산·호박산·사과산 등 60여 종의 유기산이 풍부해진다”고 말했다.

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것은 인스턴트 발효식초다. 에탄올(주정)에 초산균을 넣어 하루이틀 만에 속성 발효시켜 만든다. 예를 들어 에탄올에 사과농축액을 첨가해 발효시키면 사과식초가 된다. 이렇게 만든 식초에는 식초의 영양 성분으로 알려진 유기산이 거의 들어있지 않다.

순수 발효식초는 과일이나 곡류를 3~6개월 이상 발효시켜 만든다. 정 교수는 “포도·사과 등 과일을 주로 재배한 유럽에서는 과일 식초가, 쌀·현미·밀·보리 등 곡류를 재배한 동양에선 곡류 식초가 발달했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발효하는 과정에서 원재료 속에 있던 영양분이 식초에 녹아든다. 또 체내 흡수가 쉬운 형태로 바뀌면서 그대로 먹을 때보다 항산화 효과가 크다. 음료용으로 식초를 마실 때는 유기산·아미노산·비타민이 풍부한 순수 발효식초를 추천하는 이유다.

식초는 숙성기간이 길수록 풍미가 깊어진다. 이탈리아 모데나 지역에서 생산하는 프리미엄 발사믹 식초는 발효·숙성에만 5년 이상 걸린다. 원재료인 포도의 품질검사도 철저하다. 식초의 단맛을 위해 포도를 건조·농축·압착해 주스를 추출한다. 다시 포도 주스를 졸인 후 발효 과정을 거친다. 이후 오크통에 옮겨 1년간 숙성시키고, 밤나무·앵두나무·뽕나무 등으로 만든 통에 옮겨가면서 5년간 숙성한다.


체내에서 알칼리성으로 변해 피로회복 효과

식초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이다. 식초 자체는 산성이지만 몸속에서 분해되면서 알칼리성으로 변한다.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김범택 교수는 “식초의 유기산은 체내에서 알칼리성 이온으로 바뀐다”며 “식초는 피로물질인 젖산으로 산성화된 혈액을 중화해 산성 체질을 개선한다”고 말했다. 이때 식초를 마시면 pH를 정상화시켜 몸의 피로를 빨리 해소한다. 또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식초는 과음한 뒤 숙취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숙취는 체내에 남아 있는 아세트알데히드와 수분·비타민·무기질이 부족해 나타난다. 술을 마신 후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술독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쌓여 있는 상태다. 식초에 풍부한 유기산은 비타민과 무기질의 흡수를 돕는 촉진제 역할을 한다. 또 아세트알데히드·젖산 등 몸속에 쌓여 있는 노폐물을 효과적으로 분해해 몸 밖으로 배출한다.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스웨덴 룬드대학 연구팀은 2005년 『유럽임상영양학회지(Europe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식초가 체내 인슐린 반응을 감소시키고, 포만감을 높여 식사량 감소 등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식초는 신진대사를 촉진한다”며 “체내 지방 축적을 막아 다이어트에 좋다”고 말했다.

위장의 활동이 떨어지는 고령층에도 식초 한 잔은 ‘건강 촉진제’다. 식초는 그 자체로 소화효소다. 특유의 톡 쏘는 시큼한 맛은 식욕을 돋우고, 침·소화액 분비를 촉진한다. 장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소화불량·변비 증상이 완화된다. 다만 고농도 식초를 자주 마시면 위산이 과다분비할 수 있어 주의한다.

짠맛에 길든 미각을 되돌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맛을 느끼는 혀의 미뢰가 약해지거나 짠맛에 중독되기 쉽다. 이전보다 소금을 더 많이 섭취한다. 이럴 때 식초를 한두 방울 넣으면 싱겁다는 느낌 없이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또 음식에 간을 할 때 소금→식초→간장 순으로 넣으면 음식의 향기를 보존할 수 있고, 입맛을 살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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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통하고 그늘진 곳이 식초발효 명당

집에서 식초를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좋은 재료·시간·환경만 있으면 누구나 순수 발효식초를 만들 수 있다.

홍신애 요리연구가는 “식초 만들기에 처음 도전한다면 상대적으로 쉬운 포도·사과·감으로 만드는 과일식초가 좋다”고 말했다. 식초를 만들 과일을 적당한 크기로 자른 후 항아리에 넣고 3개월 정도 기다리면 완성된다. 과일은 흠이 없고, 당분이 많아 과일주로 만들 수 있는 것을 선택한다. 과일을 채울 때는 항아리 전체의 3분의 2 정도 채운다. 발효하는 과정에서 부풀어 오르면서 넘칠 수 있어서다. 시판 중인 발효식초에 바나나·레몬·허브를 넣고 3일 정도 숙성시켜 새콤한 과일식초를 마실 수 있다.

곡류 식초는 좀 더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적정 온도·통풍 등이 맞지 않으면 발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우선 불린 쌀·현미로 고들고들한 고두밥을 만든다. 뜨거운 고두밥을 잘 펴서 식힌 후 밥알이 으깨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엿기름과 섞고 물을 붓는다. 상온(25도)에서 일주일 정도 발효시키면 막걸리가 된다. 술이 다 익으면 1차 발효가 끝난 것. 가는 채로 누룩 찌꺼기 등을 한 차례 거른 후 발효식초와 함께 다시 항아리에 담는다. 발효식초는 내용물의 15% 정도가 적당하다. 이후 과일식초와 마찬가지로 잘 밀봉한 후 서늘한 상온에 6개월 정도 잘 보관한다.

집에서 처음부터 술을 담그는 게 힘들다면 시판 중인 생막걸리를 활용한다. 홍 요리연구가는 “알코올 발효가 끝난 막걸리에 식초를 넣으면 더욱 빠르게 식초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생막걸리 1병에 맛이 좋은 발효식초 반 컵(120㎖)을 넣고 보름 정도 발효·숙성한다. 젓가락으로 이틀에 한 번씩 저어주면서 발효시킨다. 체로 거르면 막걸리 식초가 완성된다. 막걸리 속의 곡류가 발효하면서 식초 맛이 풍부해진다. 식초를 만들 때는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손이나 재료·병에 세균·곰팡이가 묻어 있으면 발효되지 않고 부패해 썩는다. 시큼한 신맛 대신 불쾌한 냄새가 나고 색도 검고 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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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