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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보건 간호사제 도입해 농어촌 의료인력 늘려야”

국내 남자 간호사 1호 면허증은 1962년에 나왔다. 지금은 미국에 살고 있는 조상문(77)씨였다. ‘금남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지난 50여 년간 남성들은 꾸준히 간호사 세계에 진출했다. 하지만 남자 간호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단체는 없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2013년 남자간호사회가 출범했다. 초대 회장은 협회 출범을 주도한 김장언(56·사진) 서울대병원 수간호사가 맡았다. 김 회장은 84년 서울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뒤 30여 년을 줄곧 서울대병원에서 일했다. 소아수술실에서 막 나온 그를 지난 15일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만났다.

남자간호사회 김장언 회장

-어떻게 간호사가 될 생각을 했나.
“어릴 때부터 남이 안 하는 것을 하고 싶었다. 대입을 준비하던 고3 때(77년) 서울대 간호학과에 남학생이 입학했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신선했고 ‘바로 이거야’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가족들이 ‘남자가 무슨 간호사냐’며 모두 반대했다. 힘들었지만 결국 설득했다.”

-대학 입학 당시 특별한 경험은 없었나.
“첫 수업 때 내가 여학생들 사이에 앉아 있으니까 교수가 ‘거기 남학생, 장난치지 말고 나가라’고 하시더라. 지금은 사회 인식이 달라졌지만 당시에는 미팅을 나가도 상대 여학생이 이상하게 보기도 했다.”

-환자들이 어색해하지 않나.
“여성 환자를 돌보는 일이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수술실을 지원했고, 환자와의 직접 접촉은 많지 않은 편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남자 후배들은 스스럼없이 여성·남성 환자 가리지 않고 정성껏 돌보고 소통도 잘한다.”

-의사와의 관계는 어떤가.
“나름 대학 4년 동안 의료교육을 받은 전문인이라고 자부했다. 하지만 수술·진료 결정권은 의사에게 있고 지시만 따라야 한다는 현실이 혼돈스러운 적도 있다. 돌이켜 보면 매우 잘못된 생각이었다. 수술실의 간호사는 의사가 수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제일 큰 임무다. 누가 결정권자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제일 중요한 사명은 환자를 살리는 일이다. 병원은 환자를 살리는 종합예술이다.”

-남자 간호사의 장점은.
“정형외과처럼 힘이 필요한 과에서는 남자 간호사가 많이 필요하다. 직업 특성상 나이가 많아도 현직으로 근무할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다. 기업체에 다니는 친구들은 대부분 은퇴했지만 만 60세가 정년인 나는 56세에 여전히 현직이다. 가족의 든든한 건강지킴이 역할도 하지 않는가.”

-남자간호사회를 만들게 된 계기는.
“남자 간호사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의 권익을 대변한 단체가 없었다. 올바른 발전 방향과 목소리를 내기 위한 대표 창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남자간호사회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
“농어촌 지역 의료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이를 해결하려면 공중보건의와 같은 개념의 공중보건간호사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연간 2000~3000명 배출되는 남자 간호사들 중 일부를 농어촌에서 3년 정도 의무 복무시키자는 것이다. 농어촌에 의료인력이 많이 보급되면 고령화 시대에 대비도 되고, 국민의 건강권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학생들은 군 입대로 인한 경력 단절을 막을 수 있고, 병원 입장에선 간호사 교육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나은섭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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