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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vs 터키, 집단학살 인정 놓고 과거사 갈등

24일 아르메니아인 학살 100주기를 맞았다. 제1차 세계대전 중 발생한 이 사건은 오스만제국에 의해 자행된 20세기 최초의 집단 학살이다. 하지만 오스만제국의 후신인 터키 정부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2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뮤직센터 광장에서 열린 추모 행사장에 당시 생존자들의 얼굴을 담은 작품이 전시돼 있다. [AP=뉴시스]
터키의 전신인 오스만제국의 아르메니아인 학살 100주기(24일)를 맞이해 유럽에서도 과거사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러시아·독일·오스트리아 등 유럽 각국은 오스만제국이 1915~17년 아르메니아인 150만 명을 살해한 것을 ‘집단 학살’로 규정하고 이를 인정하라며 터키 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아르메니아인 학살 100주기

2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스만제국에 의한 아르메니아인 살해는 집단 학살”이라고 밝혔다. 이에 터키 외교부는 “우리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이 1915년에 발생한 사건을 집단 학살이라고 언급했다”며 “이를 거부하고 규탄한다”고 맞섰다.

독일 대통령도 처음으로 집단 학살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은 “당시 아르메니아인들은 대량 살상, 인종 청소, 추방과 집단 학살의 피해자”라고 말했다. 독일 의회에서도 이 사건의 성격을 규정한 결의안을 논의하고 표결처리를 준비하고 있다. 결의안에는 “아르메니아인 집단 학살은 20세기에 발생한 인종 청소 사례 중 하나다. 독일도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 사건에 대해 “20세기 최초의 집단 학살로 비극적인 일”이라고 말했으며, 유럽 의회는 “터키가 이 사건이 집단 학살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아르메니아인 학살은 제1차 세계대전 때 러시아가 오스만제국을 침공하자 아르메니아인들이 러시아군에 가담하면서 발생했다. 오스만제국은 당시 아르메니아 남성들을 강제 징집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살해되거나 과도한 노동으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했다. 아르메니아 여성과 노약자들도 메소포타미아 사막으로 추방당한 후 상당수 숨졌다.

하지만 터키 정부는 “집단 학살이 아니라 전쟁 중에 발생한 불가피한 사건으로 사망자 수도 30만 명 정도”라며 “당시 기독교도인 아르메니아인들도 무슬림을 학살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우리 조상은 절대 집단 학살을 하지 않았다”며 “아르메니아인들의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당사국인 아르메니아와 터키는 24일 각각 추모 행사를 열고 대립각을 세웠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양국은 이 사건을 둘러싼 갈등으로 현재까지 국교를 수립하지 않고 있으며 국경도 폐쇄하고 있다. 이날 아르메니아 정부는 수도 예레반에서 집단 학살 100주년 추모식을 열었다. 세르지 사르키샨 아르메니아 대통령은 추모 행사에 참석해 “대학살 100주년을 맞아 이런 범죄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추모 행사에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슬픔을 진정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터키 정부의 다른 입장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르메니아 학살을 ‘1915년 사건’으로 표현하고 있는 터키 정부는 이날 ‘겔리볼루 전투’ 100주년 행사를 개최했다. 이 전투는 1915년 4월 터키 서북부 겔리볼루 항에 상륙하려는 영국·호주 등 연합군과 오스만제국이 벌인 것이다. 당시 양측에서 모두 13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행사에는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토니 애벗 호주 총리 등이 참석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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