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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톡톡] 내 인생을 바꾼 한국문화의 힘

2012년 8월 드디어 내 꿈인 한국 방문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당시 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내가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류 덕분이었다. 낯선 이국의 문화였지만 나는 한류에 완전히 매료돼 있었다.

이것이 계기가 돼 나는 한국어 공부에도 열심이었다. 나의 한국어 선생님은 한국 외교부에서 주최하는 콘테스트인 ‘한국 퀴즈(Quiz on Korea)’에 나갈 것을 제안했다. 이 콘테스트는 세계 각국에서 예선을 열고 서울에서 본선을 치르는 대회다. 내가 출전했던 2012년 대회의 경우 23개국에서 예선이 열렸다.

하지만 대회 참가에는 걸림돌이 있었다. 보수적인 부모님이 나의 한국행을 원치 않았던 것이다. 결국 부모님을 설득하고 대회 참가 허락을 받았다. 이때부터 나의 꿈은 서서히 구체화됐다. 당시 나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 등에 관해 많은 공부를 했다. 아마도 내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했던 때인 것 같다. 리야드 주재 한국 대사관에서 열린 예선에 앞서 나는 “알라여 내게 힘을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또 ‘탈락해도 결코 아쉬움을 남기지 말자’고 다짐했다. 최선을 다했고, 신은 나를 버리지 않았다. 서울행 티켓을 따낸 것이다.

13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한 서울은 내게 신천지였다. 경복궁과 남산 N서울타워 등은 물론 경주와 안동 등을 방문했다. 내가 열광해왔던 K팝 스타들의 공연도 직접 볼 수 있었다. 한국에 머문 10여 일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 중 하나였다.

결전의 날(2012년 8월 31일)이 왔다. 어머니는 딸을 응원하러 먼 고향으로부터 날아왔다. 결승전은 KBS 방송국에서 열렸다. 나는 결승전이 시작되기 전 이미 큰 승리를 거뒀다고 생각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한국을 직접 경험한 것만으로도 크게 감사해야 할 일이었기 때문이다. 결승전은 치열했으며 나도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우승의 영광은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친구가 차지했다. 녹화된 결승전은 그해 추석 특집 프로그램으로 방송되기도 했다.

지금도 2012년 당시를 생각하면 감동과 행복이 밀려온다. 그 대회는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한국에 남아 공부를 좀 더 해야겠다고 결심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의 젊은 여성이 한국에서 혼자 유학하는 것은 굉장히 드문 경우다. 한국이 갖고 있는 흡입력 강한 대중문화, 즉 ‘소프트 파워’가 열정에 가득 찬 나를 한국으로 이끈 가장 큰 동력이었다. 지금도 세계 각국에는 예전의 나처럼 한국을 동경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 한국 방문은 일생일대의 꿈일 수도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도 많은 외국 젊은이가 한국을 찾아 공부하고 돌아가 한국을 홍보한다면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와 같은 ‘제2의 마리암’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대한민국이 문화강국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길 바란다.


마리암 알시니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석사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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