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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병 심하면 사망 … 고도 서서히 높이는 게 최선

고산병은 산악병·산멀미라고도 불린다. 고산병 증상이 느껴지면 바로 산에서 내려오는 것이 최선의 대처법이다. [중앙포토]
네팔 히말라야 등반에 나섰던 한국인 50대 여성이 이달 중순 고산병(高山病, altitude sickness) 증세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문 산악인과 함께 해발 6600m 높이의 히말라야 메라 피크 등반에 나섰던 여성은 4800m 지점에서 호흡곤란 등을 호소해 헬기로 현지 병원에 후송됐지만 결국 생명을 잃었다. 메라 피크는 가장 인기 있는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 중 하나로, 한국인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고산지대 여행자 위한 건강레슨

지난해 여름엔 TV 예능 프로그램 촬영차 페루에 갔던 가수 윤상이 고산병을 심하게 경험했다. 윤상은 목적지인 쿠스코 도착 7시간 전부터 버스(총 16시간 이동)에서 두통에 시달렸다. 버스 탑승에 앞서 고산병 예방약까지 복용했지만 현지 도착 후 꽤 오래 숙소에 남아 있어야 했다.

걸 그룹 베이비복스 멤버인 가수 간미연은 2012년 겨울에 남미 티티카카 호수(해발 고도 3810m)에 있는 섬에서 고산병에 걸렸다. 섬에 도착하자마자 두통에 시달렸고 구토 증세가 나타났다. 비상약을 먹었지만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해발 3000m 이상에서 산소 부족이 원인
‘트라팔가 해전’의 영웅 영국의 넬슨 제독이 배 멀미를 호소했듯이 전문 산악인도 고산병에서 자유롭지 않다. 페루 여행을 윤상과 함께 한 가수 유희열이 유난히 고산병에 강해 ‘유희견(犬)’이란 별명이 붙는 등 개인마다 민감도가 다르다. 하지만 해발 3500m 이상 되면 전문 산악인을 포함한 대부분이 고산병을 경험한다.

고산병은 대개 해발 3000m 이상에서 나타난다. 산소 부족이 주 원인이다. 해발 고도가 높아져 산소가 부족해지면 저(低)산소증이 생기는데 고산병은 이를 보상하기 위한 신체의 변화다. 야트막한 산을 오를 때 숨이 찬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고산지대는 저지대보다 산소량이 적고 건조하다. 따라서 숨 쉴 때 산소를 덜 들이마시게 되고 호흡량은 늘어난다. 이는 폐를 통한 탈수(脫水)를 유발한다. 결국 혈액의 점성이 높아져 혈액이 산소를 신체 곳곳에 잘 전달하지 못해 두통·구토·무기력·호흡곤란·식욕부진·기침·수면 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뇌수종(腦水腫)·폐수종 등으로 숨지기도 한다. 뇌수종이 발생하면 의식이 떨어지고 12시간 안에 치료하지 않으면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조혈 호르몬도 고산병 예방 효과 확인
고산병을 예방하려면 등반 전에 적응 기간을 갖는 게 필요하다. 하루에 고도를 300∼600m가량 올려 산소 부족 적응력을 서서히 높여가야 한다. 방한(防寒)에 신경 쓰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효과적이다. 고산지대 하이킹을 앞두고 있다면 과음·흡연은 금물이다.

고산병의 초기 증상은 걸을 때 자기도 모르게 몸이 흔들리거나 메스꺼움을 느끼거나 두통이 생기는 것이다. 대개 등산 1~6시간 후에 증상이 느껴진다. 이상이 감지되면 바로 산을 내려오는 것이 최선의 대처법이다. 하산(下山)이 고산병의 특효약이기 때문이다. 대개는 1000m만 내려와도 증상이 가벼워지거나 사라진다.

고산병 예방·치료 전문 의약품은 없다. 고산 적응을 위해 등반 2~3일 전에 이뇨제인 다이아목스나 스테로이드제인 덱사메타손 등을 복용하기도 한다. 히말라야구조협회 의료 진료실은 다이아목스를 아침과 저녁에 125㎎씩 복용하도록 추천한다.

외국에선 소염·진통제인 이부프로펜과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가 효과적이란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국내 연구진(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김순배 교수)은 만성 신장병 환자에게 처방하는 빈혈치료용 조혈호르몬이 고산병 예방에 효과적이란 사실을 세계 처음으로 확인했다. 고산지대에 가기 전에 혈액 속 ‘산소 탱크’인 헤모글로빈(혈색소)의 수치를 높여주는 조혈(造血)호르몬을 네 번 가량 맞으면 고산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과 식품을 먹거나 허브를 이용해 고산병을 완화하는 방법도 있다. 물은 고산병 대처식품으로 가장 널리 추천된다. 탈수를 막아주고 부작용이 없어서다. 산을 오르기 전과 도중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갈증이 없어도 마셔야 한다.

일본 산악인은 백리향 기름 선호
마늘도 유용하다. 마늘엔 혈액을 묽게 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서다. 허브 중에선 정향(clove)·타임(thyme)이 유익하다. 정향(丁香)은 중국 음식의 오향(五香) 중 하나다. 특히 정향 기름에 풍부한 유제놀(eugenol) 성분은 혈액을 묽게 해 산소와 각종 영양소가 더 잘 신체 곳곳에 운반되도록 한다. 유제놀은 정향 외에 올스파이스·마조람·베이 잎·계피 등에도 들어 있다. 일본의 산악인들은 타임(백리향) 기름을 선호한다. 타임에도 혈액을 묽게 하는 성분이 함유돼 있다.

남미에선 페루·볼리비아 등에 자생하는 코카(coca)나무 잎을 씹는다. 안데스 지역 사람들은 코카 잎을 음식 재료로 쓰거나 차를 우리거나 약초로 사용한다. 코카 잎은 소화를 돕고 체내 지방을 분해해 체중 감량에도 효과적이다. 코카 잎과 마약인 코카인을 사용하는 것은 완전 별개다. 코카 잎은 씹어도 중독되지 않는다.



도움말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교수,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김순배 교수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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