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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의 ‘생각의 역습’] 불확실한 이익과 확실한 손실의 차이

변화는 불확실성을 동반한다. 장기생존을 추구하는 본능은 불확실한 상황을 위험으로 느낀다. 이 때문에 우리 뇌는 변화에 선뜻 나서기보다 가급적 현재 상황을 유지하려 한다. 특히 별다른 문제가 없는 평범한 일상에서는 뭔가 바꿔 볼 생각 자체를 하기 어렵다. 생각에도 관성이 작용하는 것이다. 한 연구에서 아래 두 가지 전기 요금제를 선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현상유지 경향을 살펴보았다.

A. 고품질(연 3회 정전)의 고가 요금제
B. 저품질(연 15회 정전)의 저가 요금제

연구자들은 두 개 그룹에게 A와 B를 포함한 6가지 요금제를 다시 제시했다. 조사결과 A요금제를 선택한 그룹의 60%가 계속 현상을 유지한 반면, 전기요금이 30%나 저렴한 B요금제로 변경한 비율은 6%에 불과했다. B요금제를 선택한 그룹 역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전기품질과 요금이 상호대칭적이라 어느 요금제가 더 좋다고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은 현재 상황을 유지한 것이다.

변화가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 뇌가 동일한 수준이라도 이익보다 손실을 두 배 정도 크게 느끼기 때문이다. 변화로 인해 예상되는 좋은 결과가 나쁜 결과보다 두 배 이상 클 거라 확신하지 않으면 변화에 나서길 주저하는 이유다. 또 우리 뇌는 모호한 이익보다 구체적 손실을 더 크게 느낀다. 예를 들어 지금 특별히 건강상 문제가 없다면 막연히 떠올리는 좋은 결과(건강)보다는 즉시 감수해야 할 대가(스트레스)를 더욱 크게 느낀다. 금연하기 어려운 걸 떠올리면 된다.

이 때문에 어떤 변화를 실제로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변화로 인한 좋은 결과가 현상유지보다 확실하고 두 배 이상 크게 예측되거나(A조건), 변화보다 현상을 유지하는 상황이 더 큰 위험으로 느껴져야 한다(B조건). 이 두 가지 조건 중 실제 변화를 위한 행동유발에는 B조건이 더욱 효과적이다. 건강에 큰 문제가 생겨 지금 당장 금연해야 한다면, 스트레스 해소와 같은 흡연이유는 상대적으로 사소해지는 것이다.

어떤 기업에서 사내학습을 장려하는 정책을 시행한다고 가정해보자. 해당 기업이 취할 수 있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A. 변화성공 시 인센티브 제공
B. 현상유지 시 페널티 부여

일정한 학습 시간을 채울 경우 승진자격을 획득하는 인센티브 방식(A)과 일정한 학습 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승진대상에서 제외되는 페널티 방식(B) 중 실제 직원들의 학습행동을 유발하는 데 어떤 방법이 더 효과적일까. A와 B가 사실상 같은 내용이지만, 직원들은 현상유지의 위험을 변화에 따른 성공의 혜택보다 크게 느끼기 때문에 B가 더 효과적이다.

결국 변화의 성공여부는 변화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구체적이고 강력한 손실 기준점을 정하는 데 달려있다. 금연·공부·운동 같은 평범하고 일상적인 다짐들 역시 마찬가지다. 끈기·의지력·자기통제 같은 개인성향도 중요하지만,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어떤 손실이 발생할지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정리하면 우리 뇌는 불확실한 이익보다 확실한 손실에 대한 걱정을 더 크게 한다. 변화를 원한다면 변화를 통해 무엇을 불확실하게 얻을 것인지 보다 변화하지 않으면 무엇을 확실히 잃을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결국 변화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실제 위험여부와 관계없이 위험하다는 생각 그 자체다. 변화는 불확실성을 동반한다. 그러나 미래란 언제나 불확실한 것이다.


최승호 도모브로더 이사 james@brodeu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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