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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여왕개미의 왕권 교체 일개미에게 달렸답니다

서영·수정양이 개미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을 찾아 노푸름 연구원을 만났다. 왼쪽부터 이수정(용인 어정초 5) 학생기자, 국립생태원 생태진화연구부 노푸름 연구원과 신서영(서울 상수초 6) 학생.




노푸름 국립생태원 연구원에게 듣는 개미의 세계

『개미와 베짱이』라는 동화 속 개미는 쉴 틈 없이 일을 합니다. 그런데 개미는 정말 부지런한 동물일까요? 또 일을 하는 일개미는 왜 수컷이 아니고 암컷일까요? 신서영 소중 독자와 이수정 4기 학생기자가 국립생태원 생태진화연구부 노푸름(26) 연구원을 만나 개미에 대해 궁금한 점을 자세히 물어봤습니다. 취재=신서영(서울 상수초 6) 학생·이수정(용인 어정초 5) 학생기자



―(신서영, 이하 ‘신’) 개미가 부지런하다고들 하는데, 관찰해보면 일을 많이 하는 것 같진 않아요. 일개미는 하루에 몇 시간을 일하나요.



“개미를 관찰해보면 몇 마리만 일을 하고 있고, 종일 놀고 있는 일개미도 있죠. 평소에 노는 개미들은 홍수가 나서 개미집이 무너졌거나, 침입자가 나타나는 위급한 상황에만 투입됩니다. 같은 일개미여도 각자 맡은 업무가 다르기 때문이에요.”



―(이수정, 이하 ‘이’) 일개미의 남녀 구별은 어떻게 할 수 있나요.



“일개미는 사실 암컷입니다. 여왕개미와 수개미가 짝짓기를 해서 알을 낳으면 무조건 암컷이 태어납니다. 일개미 또는 차세대 여왕개미가 되는 거죠. 여왕개미가 짝짓기를 하지 않고 혼자 알을 낳으면 수개미를 낳습니다. 인간은 세포 속에 두 벌의 염색체를 지닌 이배체 동물이지만, 수개미는 난자에 담긴 염색체로만 만들어지는 반수체 동물이에요. 수개미의 염색체 숫자는 암개미의 절반인 것이죠.”



―(이) 그럼 여왕개미가 낳은 알 중 일개미와 차세대 여왕개미가 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여왕개미가 질 좋은 먹이를 먹으면 차세대 여왕개미를 낳고, 질이 나쁜 것을 먹으면 일개미를 낳는다고 알려져 있어요. 여왕개미의 보모 역할을 하는 일개미가 새로운 여왕개미를 만들어야겠다고 판단하면 질 좋은 먹이를 건네줍니다. 개미는 전략적으로 성 조절을 할 수 있는 곤충이죠.”



―(신) 한 개미 군락에서 여왕이 바뀌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왕의 임무는 알을 낳는 겁니다. 일개미가 볼 때 적정한 때에 알을 잘 낳지 못한다 싶으면 여왕개미는 교체됩니다. 이름만 여왕이지 실제로 군락 안에서의 거의 모든 일은 일개미가 결정해요. 만약 여왕개미가 알을 낳지 않고 집 밖으로 나가려 하면, 일개미는 여왕개미를 끌고 와 다시 제자리에 앉힙니다.”



―(이) 여왕개미와 수개미는 날개가 있는데, 왜 일개미는 날개가 없나요.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여왕개미와 수개미는 결혼비행을 합니다. 날면서 짝짓기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4월 말부터 5월 초 사이, 날씨가 따뜻해질 무렵 개미들의 결혼비행이 있습니다. 산이나 들, 가까운 공원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어요.“



―(신) 짝짓기를 한 여왕개미가 자신의 왕국을 만드는 데 성공할 확률은 어느 정도인가요.



“3000마리 중에 한 마리입니다. 나머지는 적에 잡아 먹히거나, 적합하지 않은 곳에 집을 지어 군락을 만드는 데 실패하기도 합니다.”



―(신) 개미는 가축도 기른다고 알고 있습니다.



“개미가 사육하는 곤충들은 대부분 특별한 자기 방어능력이 없는 초식동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미의 가축으로는 진딧물이 있어요. 개미는 자연계에서는 힘이 센 축에 속하죠. 진딧물은 개미에게 단물을 제공하는 대신 무당벌레나 풀잠자리 같은 천적으로부터 개미의 보호를 받습니다. 진디가 개미에게 주는 단물은 물과 탄수화물, 각종 아미노산이 골고루 든 영양식이라고 합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뿔매미·매미충·깍지벌레·나비 애벌레를 키우는 개미가 있습니다.”



―(이) 개미는 얼마나 무거운 물건까지 옮길 수 있나요.



“최근 미국의 어느 학자들이 개미의 골격 구조와 몸의 형태를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자기 몸무게의 최대 5000배까지 들어올리는 게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만일 개미의 무게를 1그램으로 본다면, 5kg까지 들 수 있다는 뜻이죠. 이는 시뮬레이션 상으로 가능하다는 말이고, 보통은 100~500배까지도 옮길 수 있다고 합니다.”



―(이) 개미도 겨울잠을 자나요.



“파충류나 곤충은 주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합니다. 개미 역시 온도가 높으면 활동량이 많아지고, 날이 추워지면 움직임이 느려져요. 모든 행동이 느려지다 결국 멈추는 시기가 오는데 그게 바로 개미의 겨울잠이에요. 11월 중순쯤부터 개미는 모든 신진대사를 멈춘 상태로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인 4월께 슬슬 잠에서 깨어납니다. 4월 초에 개미를 채집하러 가면 잠에서 덜 깬 개미를 만날 수 있습니다. 돌을 들추면, 그제야 잠에서 깨 느릿느릿 움직이는 걸 볼 수 있어요.“



―(신) 개미는 자기 집을 어떻게 찾아오나요.



“개미는 냄새, 즉 화학신호로 대화를 해요. 밖으로 먹이 탐색을 나간 개미는 배를 땅에 질질 끌며 집으로 돌아옵니다. 배 끝에서 페로몬이라는 화학물질이 분비가 돼 냄새길을 그리며 오는 거죠. 그 냄새를 맡은 동료 개미가 먹이가 있는 곳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냄새길 중간을 일부러 손으로 지우면, 개미들이 길을 못 찾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신) 전 세계 개미 중에 특이한 습성을 가진 개미를 알려주세요.



“사막에 사는 꿀단지개미는 물과 양분을 따로 자신의 배 속에 저장합니다. 일개미가 꿀이나 물을 운반해와 천장에 매달려 붙어 있는 동료 개미의 배 속에 저장하는 시스템이에요. 나무꾼처럼 잎을 수확하는 잎꾼개미도 있죠. 큰 일개미들이 잎을 자르고 집으로 운반해오면 그보다 작은 일개미가 그 잎을 받아 톱날 같은 이빨로 잘게 썰죠. 그 뒤에는 더 작은 일개미들이 잘게 썰린 잎들을 씹어 버섯을 키울 수 있는 배지(배양토)를 만듭니다. 그렇게 키운 버섯을 수확하는 개미도 따로 있습니다.”



― (신) 잎을 잘라 운반하는 잎꾼개미를 괴롭히는 곤충도 있다고 들었어요.



“기생파리와 기생벌이에요. 잎꾼개미만이 아니라 보통 평범한 개미에게도 기생합니다. 개미는 자신의 군락에 다른 개체가 들어오면 보통 쫓아내는데, 이런 기생곤충들은 개미와 같은 냄새를 내거나 개미처럼 행동해 속입니다. 기생파리는 보통 개미 목덜미에 알을 낳아요. 몸속에서 알이 부화하면 숙주가 된 개미는 죽습니다. 알에서 깨어난 구더기가 개미의 온몸에 퍼져 살을 파먹기 때문입니다.”



―(이) 연구하신 것 중 가장 흥미로운 개미 이야기를 해주세요.



“우리나라에 많이 서식하는 에메리개미를 연구하고 있어요. 보통 개미는 일개미가 암컷인데 비해, 에메리개미는 암수한몸인 개체가 종종 나옵니다. 몸의 어느 한 부분은 암컷이고 나머지는 수컷인 식이에요. 수개미는 새카맣고 암컷 개미는 갈색을 띄는데, 암수한몸인 개미는 두 가지 색이 섞여 얼룩덜룩합니다. 개미 배 부분이 암컷이면 알을 낳을 수 있고, 몸의 대부분이 수컷 조직이라면 정자를 생산할 수도 있죠. 그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 이 독특한 성 결정의 원인을 연구하는 것이 저의 일입니다.”







정리=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woo.sangjo@joongang,co.kr



노푸름은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와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사과정을 마친 후 2015년 국립생태원 생태진화연구부에서 개미 연구를 하고 있다. 석사학위논문은 ‘에메리개미의 개체군 구조와 미생물상에 관한 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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