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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돌린 성완종 자료에 '로비 장부' 있나 수사 집중

박준호 전 상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회사 자료를 숨기라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경남기업 관련 의혹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23일 “증거인멸 수사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면서 “수사의 본류가 두 갈래가 됐다”고 밝혔다. 성 전 회장이 조성한 비자금의 사용처 조사와 함께 경남기업 측이 빼돌린 것으로 의심되는 자료의 ‘은닉 장소’ 확인이 수사의 큰 줄기로 떠올랐다는 의미다.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준호(49) 전 경남기업 상무는 검찰 조사에서 “3월 18일 검찰의 1차 압수수색을 앞두고 성 전 회장이 자료 인멸·은닉을 지시했다”며 “폐기·은닉한 자료는 분식회계와 해외자원 개발 관련 문서”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은 빼돌려진 자료들 가운데 로비 관련 장부나 서류가 포함됐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검찰 수사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던 성 전 회장이 구명을 위한 ‘최후의 카드’로 로비 관련 자료를 은닉하라고 지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성 전 회장이 횡령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수사를 받던 당시 친박(친박근혜 대통령)계 원로와 중진 의원들에게 구명을 요청하면서 ‘금품 로비’를 암시했다는 증언도 검찰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성 전 회장 측근들 사이에서 “3월 18일 압수수색 이전인 2월부터 로비 자료를 취합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점 역시 로비 장부가 어딘가에 은닉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성 전 회장의 한 측근은 언론 인터뷰에서 “2월 중순 성 전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독일행 기사를 스크랩해 달라고 해서 10건 정도의 관련 기사를 찾아 프린트해줬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지난달 9일 숨지기 직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06년 9월 박 대통령과 독일 방문을 앞두고 있던 김기춘 전 실장에게 10만 달러를 전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 내사 사실을 감지한 성 전 회장이 자신의 구명을 위해 폭로를 준비하는 한편 관련 장부를 빼돌리려 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검찰은 앞서 임모 경남기업 자금팀장을 지난 20일 밤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한 뒤 22일 귀가시켰다. 검찰은 임 팀장에게서 박 전 상무의 지시로 자료를 은닉했다는 진술을 받았다. 임 팀장은 경남기업 재무담당 한장섭(50) 부사장이 대표인 대아레저산업 이사도 겸직하면서 경남기업 자금 흐름 전반을 꿰뚫고 있는 실무 책임자로 꼽힌다. 검찰은 서산장학재단이 대아레저산업 등 경남기업 계열사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재단이 성 전 회장의 ‘비자금 저수지’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임 팀장과 한 부사장을 상대로 로비 자금으로 의심되는 비자금 규모와 인출 시기 등을 확인한 상태다.

 이와 함께 검찰은 23일 이용기(43) 경남기업 홍보팀장을 재소환해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이 팀장은 성 전 회장이 국회의원 재직 시기(2012년 4월~2014년 6월) 보좌관을 지냈고 성 전 회장이 의원직을 상실한 이후에는 비서실장도 맡았다. 이 팀장은 박 전 상무와 함께 증거인멸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팀장을 상대로 자료를 빼돌린 장소와 로비 장부의 존재 등을 추궁할 계획이다. 전날 1차 조사에서 검찰은 이 팀장을 상대로 성 전 회장의 사망 직전 행적에 대해 캐물었다. 하지만 이 팀장은 검찰 조사에서 ‘로비 장부’나 성 전 회장의 금품 로비 등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부인하고 있다.

 ◆윤승모 전 부사장 곧 소환=검찰은 윤승모(52)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윤 전 부사장은 성 전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건넨 전달책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2011년 6월 윤 전 부사장을 통해 홍 지사에게 1억원을 건넸다”고 말했다.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나선 홍 지사에게 경선 자금 명목으로 돈을 줬다는 것이다.

김백기·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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