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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레터]퇴직연금 몰아주기 50%룰 논란의 본질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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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최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계열사 거래관련 자율규제 조항을 손보자 일각에서 특정 금융사에 대한 봐주기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당혹감을 토로하며 해명에 나섰습니다.

발단은 이렇습니다. 퇴직연금의 경우 2013년부터 계열사 자금위탁 비중을 운용관리, 자산관리 모두 적립금 기준으로 50% 이상 넘기지 말자는 사업자간 자율 결의가 이뤄졌습니다. 이에 대해 생명보험업계가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금융위에 제안했고 금융위가 동의하면서 규정이 바뀌었습니다. 직접 자산을 굴리는 자산관리 계약은 종전처럼 적립금 대비 계열사 비중이 50%를 넘지 않도록 하되 운용지시와 가입자관리 및 컨설팅을 해주는 운용관리 계약에 대해서는 수수료 기준을 도입한 것입니다. 전체 수수료에서 계열사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그런데 일부 언론이 퇴직연금 시장의 최대 사업자인 삼성생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당국이 눈 감아 주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50%자율규제를 위반하는 사업자는 현대차그룹 계열인 HMC투자증권(88.8%)과 삼성그룹 계열 삼성생명(65%)이 대표적입니다. HMC투자증권은 아예 자율협약에 참여하지 않고 있고 삼성생명은 자율협약에는 참여하고 있습니다. 삼성생명은 운용자산이 운용관리기준 17조 4000억원으로 전체 퇴직연금 시장의 16.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통상 수탁고가 늘어나면 관리수수료가 하락하는 만큼 수수료 기준을 적용하면 운용자산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감의 비중이 작아보이는 착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에대해 금융위는 "공정거래법이나 노동법을 검토한 결과 실질적으로 돈이 오가는 자산관리 업무가 아니라 퇴직연금을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고 운용할지를 컨설팅해주는 운용관리는 적립금이 아닌 수수료 기준을 적용하는게 맞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자산관리 계약에서는 여전히 적립금 기준이 유지되는 만큼 봐주기라는 지적은 온당치 못하다는 겁니다.

퇴직연금 업계의 반응도 대체로 평온합니다. 다만 이유는 좀 다릅니다. 어디까지나 자율협약인데다 적립금 기준이 수수료로 바뀐들 달라질 건 없다는 겁니다. 이같은 반응이 나오는 건 애시당초 자율협약 방식의 구속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2013년에 동양사태가 터지자 금융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막자는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은행 등 금융사가 계열 운용사의 펀드를 전체 펀드 판매고의 50%로 제한하는 '펀드50%룰'(금융투자업규정)이 대표적입니다. 퇴직연금의 경우 구속성이 없는 자율결의 방식을 택했는데 이는 돈을 맡기는 주체가 금융당국의 규제대상이 아닌 민간기업들이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은 현행 법규상 규율할 수 없지만 방치하면 사회적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금융업계의 자율규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반자율규제'인 셈입니다.

현행 공정거래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근퇴법)에는 퇴직연금을 계열사에 몰아주는 것에 대한 특별한 제재가 없습니다. 퇴직연금은 개별 근로자들의 노후자산인 만큼 이를 계열사에 맡긴다해도 '부당 내부거래'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겁니다. 당국이 고민하는 이유입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이 계열사 직원들의 연금자산을 계열 금융사에 몰아주는 것은 퇴직연금 시장의 발전이나 가입자의 선택권, 노후 수급권 보장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퇴직연금 사업자는 그룹 관계사에 기대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불공정한 영업에 나서고 내부 직원들은 회사 방침에 따라 불리한 계약을 강요받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조성훈 기자 searc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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