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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스포츠 이야기] 야구장의 해는 누구를 비추나

김종문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콘텐트 본부장
“야구장이 이상해요.” 뜬공을 처리하는 야수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타구가 뜨면 햇빛 속에 들어가 공이 안 보인다며 나온 볼멘소리였다. 외야 플라이를 잡으려 뛰어가던 선수들이 갑자기 멈춰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공은 바로 옆에 뚝 떨어지는 일이 몇 번 생겼다.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의 강한 햇빛 때문만은 아니었다. 야수들이 해를 바라보도록 만들어진 야구장 구조 탓이었다. 처음에는 야구장을 잘못 설계한 줄 알았다. 국내 야구장은 낮 경기의 경우 수비수들이 해를 등지고 있어 이런 일이 드물다. 그런데 이상했다. 미국 내 다른 야구장을 가봐도 햇빛은 수비수를 향해 있었다.

 왜 이럴까 궁금해졌다. 관계자의 설명은 간단했다. “관중이 땡볕에 앉을 수는 없잖아요.” 그라운드가 햇빛을 향해 놓이면 관중석은 해를 등지게 된다. 보는 사람이 편하고 쾌적하게 야구를 즐기도록 야구장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국내 야구장에서 열리는 공휴일, 주말의 낮 경기를 떠올려 보면 이해하기 쉽다. 어린이날 프로야구 경기도 가족 나들이를 위해 낮 경기로 열리는데 2~3시간 직사광선 아래 앉아 있다 보면 아이들이 덥고 눈이 부셔 보채기 일쑤고 한여름도 아닌데 어른들은 땀을 흘려 가며 아이들에게 부채질해 주느라 바쁘다.

 야구장의 해는 누구를 향하는가.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는 ‘하는 야구’에 집중했다. 그 때문에 야구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으로 급성장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 ‘보는 야구’에 대해 더 진지한 고민을 할 때인 것 같다. 야구팬이 재밌게 보고, 즐기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올해 한국 프로야구리그(KBO)는 10개 구단으로 확대돼 외형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했다. 팬을 위한 서비스와 본격적인 산업화를 위한 리그의 고민과 실험을 시도할 수 있는 마당도 함께 깔렸다. 최근 각 구단은 고민에 빠져 있다. 개막 후 관중이 10% 정도 줄었다는 통계 때문이다. 들쭉날쭉한 날씨 탓도 있으나 개막전 등 초반 대진표가 맥 빠진다는 일각의 분석도 나온다. 팬들이 관심 있는 라이벌끼리 붙여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프로야구 개막 대진표는 팀 순위 기준으로 1위-6위, 2위-7위, 3위-8위가 맞붙는 식으로 정해진다. 구단들의 서로 다른 요구를 잠재우기 위해 정한 룰이지만 도식적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팬심을 읽는 방향으로 관점의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김종문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콘텐트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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