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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의 매각 불발 … 청산으로 가는 팬택

법정관리 중인 팬택의 새주인 찾기가 또 불발됐다. 매각 실패만 세 번째다. 이번 매각 불발로 팬택은 사실상 청산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20일 국내외 업체들이 제출한 인수의향서를 검토한 결과, 실질적 인수 의사나 인수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후속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팬택 매각 마감일인 지난 17일 국내 업체와 해외기업 등 3곳이 매각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과 KDB대우증권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회생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인수의향서를 검토한 법원은 이들 업체들의 인수 능력에 의구심을 품었다. 의향서 기재사항이 부실하고, 자금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올해 초 이뤄진 2차 매각에서도 교포들로 구성된 ‘월밸류에셋’이 인수대금을 내지 못하면서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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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은 4번째 재매각 가능성을 일축했다. 법원은 “회사 자금 상황이 급박해 정상적인 매각절차에 들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매각까지 시간이 필요한데 그럴 여유가 없다는 얘기다. 결국 방법은 청산 뿐이다. 법원은 청산 여부 결정 시기에 대해 “5월 중 결정하게 된다. 향후 절차와 관련해서는 관리인과 채권자 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팬택은 지난 1991년 박병엽(53) 전 부회장이 창업한 회사로 ‘삐삐’라고 불리는 무선호출기 사업으로 일어섰다. 현대큐리텔과 SK텔레텍을 흡수하면서 한때 세계 7위의 휴대폰 제조회사로 이름을 떨쳤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닥친 2007년 자금난에 빠졌다. 그해 4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팬택은 자본잠식 상태로 상장폐지까지 됐다. 절치부심한 팬택은 2009년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을 합치고,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면서 2010년 12월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2위에 오르는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워크아웃 돌입 이래 16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2011년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위기는 또 닥쳤다.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시장을 양분했다. 전략 스마트폰 ‘베가’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입지가 점차 줄어든 팬택의 적자폭은 2013년 1분기(78억원)를 시작으로 커졌다. 그해 9월 박 전 부회장은 적자폭이 1920억원대로 불어나자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그의 ‘창업 신화’도 막을 내렸다.

 지난해 8월 채권단은 팬택이 만기가 돌아온 200억원의 빚을 갚지 못하자 법원에 법정관리 신청을 했다.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팬택의 부채는 9961억원. 하지만 자산은 2794억원에 불과하다. 이번 세번째 매각 무산으로 1471명에 달하는 팬택의 임직원들의 운명은 법원 결정에 달리게 됐다. 법원이 회생불가 결정을 내리면 파산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파산은 말 그대로 ‘빚잔치’로 팬택이 보유한 현금과 시설 등을 매각해 채권단에 돌려주는 것이다. 임직원들의 임금과 퇴직금은 파산 절차에 따라 우선 변제될 예정이다.

김현예·박수련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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