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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에서 그물에 걸려 죽는 물개 급증















올 들어 강원도 동해안에서 그물에 걸려 죽는 물개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나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에 따르면 올 들어 강원도 동해안에서 혼획, 즉 그물에 걸려 죽은 물개가 모두 27마리에 이르고 있다. 2012년 1마리, 2013년 16마리, 2014년 5마리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했다. 올해 혼획된 물개를 지역별로 보면 고성 17마리, 속초 7마리. 양양 3마리 등이다.

속초 대포수협 관계자는 “올 2월부터 동해안에는 청어가 많이 잡혔는데, 물개들이 청어를 잡아먹기 위해 뒤쫓다가 정치망(定置網)으로 따라 들어갔다가 죽는다”고 말했다.

정치망은 바다 밑 일정한 장소에 장기간 설치해 놓은 뒤 그물이다. 물고기들이 한번 들어오면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는 구조로 돼 있다. 어민들은 그물을 끌어올려 잡힌 물고기를 옮긴 뒤 다시 그물을 설치하는 식으로 조업한다. 물개는 포유류라서 정치망에 걸려 물속에서 숨을 쉬지 못하면 죽을 수밖에 없다.

물개는 전 세계적으로 130만 마리 정도 분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동해안에서 드물게 관찰돼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돼 있다. 사할린 등 러시아 연안에서 번식을 하고 겨울에 월동을 위해 동해안으로 내려오는데 매년 100마리 정도가 내려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개를 건져올린 어민들은 해양경찰에 신고를 해야 하고, 보고를 받은 환경청에서는 고의로 포획한 흔적이 없으면 죽은 물개를 가공·유통할 수 있도록 허가를 내주고 있다. 허가를 받은 어민은 수협을 통해 경매할 수 있다. 보통 30만~80만 원에 거래가 되고, 수컷 중에서 큰 녀석은 100만 원 이상에도 팔린다. 주로 해구신(海狗腎, 수컷 물개의 생식기를 그늘에서 말린 것)을 생산할 목적으로 팔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방에서는 신체허약·양기부족·정신쇠약·어지럼증 등에 사용한다.

올해 9마리를 경매한 고성 죽왕수협의 김하준(38)씨는 “작년에는 물개가 잡힌 경우가 없는데 올해는 많은 것 같다”며 “어민들이 새벽이나 아침에 조업을 나가는데 살아있으면 놓아주지만 대부분 죽어 있다”고 말했다.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 한상훈 박사는 “물개와 고래뿐만 아니라 바다새까지도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동해안의 정치망은 ‘죽음터(killing field)’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동해안에서는 고성에서 포항에 이르기까지 정치망이 너무 촘촘하게 설치돼 있어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특히 겨울철 월동을 위해 강원도 등 동해안으로 내려오는 물개가 연간 100여 마리 수준인데 강원도와 경북 동해안에서 혼획됐다고 신고되는 것만 20마리 이상이라는 것이다. 암컷의 경우 혼획되더라도 신고를 하지 않고 그냥 버리는 경우도 많아 실제 혼획되는 것은 더 많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박사는 “물개 이동경로 등에 보호구역을 설치해 정치망을 설치하는 것을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바다새를 보호하기 위해 새들이 접근해 잠수할 수 없도록 하는 구조의 정치망을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nvirep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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