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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년, 3대째 우려내온 꼬리곰탕 '국물이 진국이네'



오직 소의 꼬리와 족(足)으로 반세기가 훌쩍 넘게 손님들의 미각을 즐겁게 해주고 있는 맛집이 있다. 봄기운에 나른해지기 쉬운 요즘 특히 발길이 끊이지않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부여집’이다.

부여집은 1947년 허름한 도가니탕 전문점으로 시작됐다. 충남 부여에서 올라온 고(故) 김년애 씨가 열었다. 손맛이 좋았던 김씨의 도가니탕은 삽시간에 입소문이 났다. 김씨는 꼬리탕과 족탕을 메뉴에 추가했다. 꼬리탕과 족탕은 당시 고급 음식이었다. 간판도 없던 도가니탕 전문점은 어엿한 ‘부여집’이 됐다.

김씨는 원래 부여의 넉넉한 집안 출신이었다. 하지만 남편의 오랜 투병 생활로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생계를 위해 먼저 홀로 상경한 김씨는 부여집을 열고 세 딸을 불렀다. 이때부터 김씨의 맏딸 인 임순애(작은 사진)씨가 어머니를 도와 식당에서 일했다. 임씨는 어머니를 돕다가 10대 후반에 당시 명동 최고급 스키야키 전문점 ‘충무가’ 주인의 수양딸이 됐다. 임씨는 10여 년 동안 요리와 식당 운영에 대해 배웠다. 임씨는 1971년 대연각호텔 화재를 계기로 다시 어머니 곁으로 돌아와 부여집의 대를 이었다. 지금은 임씨의 아들 임형민 씨가 3대 대표로 부여집을 이끌고 있다.

부여집은 어머니의 넉넉한 인심과 손맛, 명동의 멋쟁이로 돌아온 딸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당산동 명소로 이름을 알렸다. 장수하는 식당의 첫 번째 비결은 단연 음식의 맛이다. 부여집도 꼬리탕과 족탕의 맛 덕분에 68년째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임씨는 “음식을 만드는 특별한 비법은 따로 없다”면서도 “굳이 있다면 꼬리탕은 꼬리로만 끓여야 하고, 족탕은 족으로만 끓여야 제 맛을 낼 수 있어 이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씨는 매일 아침 꼬리탕과 족탕을 끓여 낸다. 핏물을 말끔히 빼내고 고기에서 기름기를 완전히 제거한 다음 끓이는 동안에도 수시로 국물에 뜨는 기름을 걷어낸다. 맑은 국물이 일품이다. 창업주의 정신, 부여집의 비법은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다해 만드는 것’이다.

반찬은 파김치·배추김치·깍두기를 내놓는다. 3년 이상 묵힌 김치는 포장해달라는 손님부터 돈을 내고 사겠다는 사람까지 있다.

부여집은 분점을 내지 않는다. 동업부터 체인점까지 다양한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모두 거절한다. 임씨는 “내가 직접 요리하지 않는 이상 손님 앞에 부여집 음식이라고 내놓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전했다.

대신 전국 택배를 시작했다. 집에서 클릭 한번이면 68년 전통의 맛을 만날 수 있다. 주문은 인터넷(www.buyeo1947.co.kr)으로 하면 된다. 문의 02-2633-0666.

배은나 객원기자 en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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