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사설] 성완종이 부른다고 날름 달려간 금융당국 관계자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2012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의원직을 잃은 지난해 6월까지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정무위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피감 기관으로 두고 있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 당시 주식백지신탁위원회는 성 전 회장이 보유한 경남기업 주식이 직무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정무위에서 활동하려면 지분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하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은 이에 불복, 행정소송을 내고 버티면서 정무위원직을 유지했다. 당시에도 그가 왜 그렇게까지 정무위원직에 집착하는지 의구심을 가진 이들이 많았다.



 성 전 회장의 과거 행적이 드러나면서 의문도 풀리고 있다. 덩달아 한심한 금융당국의 행태도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성 전 회장은 정무위원 시절 금융당국과 채권단을 상대로 경남기업에 대한 특혜와 무리한 지원을 끊임없이 요구했다. 당시 경남기업은 이미 자기자본을 많이 까먹은 상태였다. 2013년엔 순손실이 3395억원에 달했다. 그런데도 신한은행 등에서 900억원을 추가대출 받았다. 2013년 10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에도 모두 6300억원을 지원받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워크아웃 기업엔 당연히 따라야 할 대주주 주식의 지분축소(감자)도 없었다. 심지어는 성 전 회장에게 기업 회생 후 주식을 먼저 살 수 있도록 하는 우선매수청구권까지 쥐어줬다. 이렇게 해서 금융권이 빌려준 돈이 모두 1조3000억원이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이 5270억원으로 가장 많다. 결국 이 돈은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하게 생겼다. 그런데도 금융당국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가만있었다. 아니 되레 적극적으로 경남기업을 비호·지원한 흔적까지 남겼다.



 상식을 깨는 이런 일들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정무위원직이 열쇠였다. 성 전 회장은 경남기업의 3차 워크아웃을 앞두고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을 각각 만났다. 당시 워크아웃 담당 국장이던 김진수 금감원 전 부원장보는 아예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방으로 불렀다. 무슨 얘기, 무슨 민원을 할지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부른다고 날름 달려간 인사들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그런데도 해당 인사들은 하나같이 “국회 정무위원이 만나자는데 어떻게 거절하느냐”며 “외압을 받아 특혜를 준 것은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고 한다. 누가 그 말을 믿겠는가.



 당장 금융당국은 경남기업 워크아웃 전 과정에 대해 철저히 재조사해야 한다. 손실이 뻔한 대출을 해준 은행 관계자들은 누구인지, 누구의 청탁을 받았는지 낱낱이 밝혀 처벌해야 한다. 금융당국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감사원은 이미 지난 2월 경남기업 부당지원 의혹이 있다며 관련 보고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금융당국 외압설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하기 바란다.



 무엇보다 국회가 대오각성해야 한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직무 연관성이 문제가 됐는데도 성 전 회장을 정무위에 배정했다. 그가 사익을 추구하고 부당 압력을 행사하도록 눈감아 준 셈이다. 이번 기회에 국회는 국회의원이 자신의 사적 이익과 관련된 법안·예산·상임위에는 아예 간여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방안부터 마련하라.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