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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다가 산 코닥, 비결은 버릴 기술 버린 것"

루이스 레벡 코닥 부사장은 “코닥의 인쇄기술을 빅데이터 기술과 융합시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한때 필름의 대명사였다. 언제인가부터는 시대의 흐름을 잘못 읽어 실패한 회사의 상징이 되기도 했었다. 코닥 얘기다. 그랬던 코닥이 회생의 길에 들어섰다. 파산을 딛고 일어나 제2의 활로를 찾아가는 이 회사의 생존법을 듣기 위해 최근 한국을 찾은 루이스 레벡(48) 부사장을 만났다. 그는 코닥의 최연소 이사회 멤버로 아시아를 비롯해 중남미와 중동, 아프리카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135년 전인 1880년 창업한 코닥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했지만 상품화를 주저하다 결국 2011년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대표적인 기술기업이 정작 기술 흐름을 읽지 못해 사멸 직전까지 갔다가 다시 기술로 회생을 모색하고 있다. 레벡 부사장은 “어떤 기술을 버려야 할지를 판단해 선택하고 집중한 결과 정부 도움 없이 파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닥은 파산보호 상태를 벗어나며 오랜 필름 사업에서 얻은 사진 인화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미지 인쇄업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과자와 같은 제품 포장재와 신문·잡지 등을 인쇄하는 인쇄기술 회사로 업종을 전환한 것이었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 보유한 기술을 늘어놓고 어떤 것을 취하고 어떤 것을 버릴 지 선택했다”며 “ 자력으로 살아난 원동력은 빠르게 기업간 거래(B2B) 시장에 집중한 데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재기를 위한 신 사업 분야로 빅데이터와의 융합을 꼽았다. 그는 물병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물병을 감싸는 포장지에 특수 센서를 인쇄하듯 새기면 물병이 언제 생산돼 어느 곳에서 팔리고, 어떤 소비자가 구입하는지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레벡은 “빅데이터 기술과 인쇄 기술을 융합하면 소비자 개인을 타깃으로 한 개별 마케팅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책과 잡지처럼 프린트 된 인쇄물의 퇴조를 우려하지만 그는 ‘인쇄 기술’의 진화로 위기를 넘어설 수 있다고 자신했다.

 레벡은 “사람들은 종이에 인쇄하는 것만 생각하는데 코닥이 준비하고 있는 것은 종이가 아닌 유리 위에 인쇄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예로 든 것은 터치 스크린. 통상 유리 기판 아래에 터치센서를 심는 방식으로 만드는 데, 이 센서를 유리 위에 인쇄하듯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레벡은 “유리 위에 터치 스크린을 인쇄하면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를 얇게 만들고, 가볍게 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나 애플 기기에 우리의 기술이 녹아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글=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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