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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엔 작업복 단추가 없다 … 보잉 787 부품 기술은 있다

경남 사천의 KAI 항공기 생산동. 2만㎡(약 6000평) 규모의 생산동에선 FA-50 20대와 수리온 10여대 등 1조원어치의 항공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사진 KAI]

박근혜 대통령의 남미 4개국을 순방 결과에 유독 촉각을 곤두세우는 기업이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이 그렇다. 박 대통령 세일즈 외교의 주요 사안 중 하나가 바로 KAI가 생산하는 경공격기 FA-50을 비롯한 국산 항공기의 남미 수출 확대다. 물꼬는 튼 상태다. 앞서 KAI는 2012년 페루와 훈련기인 KT-1 20대(약 21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올 하반기로 예정된 페루 경공격기 사업에 현지에서 박 대통령이 직접 힘을 실어주면 20억 달러(약 2조1618억원)의 추가 수출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이달 10일 KAI는 본지에 경남 사천시에 위치한 연구, 생산 시설을 단독으로 공개했다.

 94만8760㎡(약 28만7500평)에 달하는 KAI본사와 2사업장은 전체가 보안시설이다. 깐깐한 신분 확인 절차를 거치고 입장한 뒤에도 보안담당자가 기자 일행을 동행했다. 사진촬영이나 녹음은 금지다.



 기자가 처음 둘러본 곳은 6000여평 규모의 항공기 생산동이다. 생산동 내부에는 FA-50 20대와 수리온 10여대의 생산이 한창이었다. 송호철 KAI 경영전략팀장은 “현재 이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항공기들은 금액 기준으로 한화 1조원 어치 가량”이라며 “웬만한 중소국가의 전체 공군력과 맞먹는 화력”이라고 소개했다.

 공장 내부엔 가로 9.45mX세로 13.14mX높이 4.94m 짜리 FA-50 20대가 다섯 대씩 4줄에 걸쳐 늘어서 있었다. 한 대를 만드는 데에는 12개월의 시간과 250억~300억원의 비용이 든다. 필요부품 수는 20만개 가량. 400여 명이 일하는 공장은 먼지 한 톨 없었다. 송팀장은 “KAI 직원들이 입는 작업복에는 단추가 없다. 실밥이나 단추 등 이물질이 정밀을 요하는 항공기 조립과정에서 떨어져 나가면 항공기에 심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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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I는 항공기 제조사로만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 경쟁력은 백숍(backshop)이라 불리우는 기계동에서도 나온다. 왠만한 항공기 부품들은 이곳에서 즉시 생산 가능하다. 비슷한 모양을 찍어낸다고 부품 경쟁력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부품별로 강도와 팽창력, 열 전도율 등 까다로운 검사를 거쳐야 실제 항공기에 사용가능하다. 글로벌 최고의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사가 자사의 787기(기종명 드림라이너)의 동체와 날개를 잇는 부품(센터 윙 박스) 생산을 KAI에 맡겼다는건 그만큼 KAI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KAI 측은 “백숍에서는 월 10만개 가량의 각종 부품이 생산된다”며 “자체 백숍 외에도 사천 사업장 부근 협력업체까지 합하면 동시에 3카피의 부품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어 정부가 추진 중인 항공정비(MRO)사업부지로도 본사 인근이 최적지라는게 우리 판단”이라고 소개했다. 수선 및 수리 능력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인 특유의 손재주와 근면성이 더해진 덕분이다. 기자가 방문한 날엔 미군이 보유한 헬리콥터 중 가장 크고 무거운 시코르스키 CH-53E 슈퍼 스탤리온의 정비가 한창이었다. KAI 측은 “이정도 정비 능력을 갖춘 곳은 극동 아시아에선 경남 사천의 KAI 본사 외엔 없다”고 자랑했다.

 항공기의 갑작스러운 추락 등을 막기 위한 비행제어 기술도 세계 최고급이다. T-50의 경우 F22나 F35와 마찬가지로 3중 제어 만으로 미 공군의 엄격한 안전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다.

 국산화 노력도 한창이다. 이 회사 항공전자체계실에선 항공기의 중앙처리장치(cpu)랄 수 있는 임무컴퓨터를 비롯해, 무장관리컴퓨터, 다양한 디스플레이와 센서류 등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KAI 강원주 연구원은 “입사 후 지금까지 대당 5억원 짜리 매버릭 미사일을 비록 시뮬레이션이지만 수 천발은 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KAI에도 숙제는 남아있다. 핵심 기술인 레이더 탐지 기능 및 스텔스, 엔진 등에서 아직 항공 강대국과 격차가 있다. 최근 불어닥친 방산비리 의혹도 부담스런 부분이다.

사천=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영상 유튜브 한국항공우주산업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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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