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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사커 드림’ 골인할까

[뉴스위크] 월드컵 본선 진출, 대회 개최 등 50개 항목의 축구 발전 계획 발표해





2013년 서울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오성홍기를 두르고 응원하는 팬.






요즘 중국 정부가 축구를 대하는 태도가 사뭇 진지하다. 지난해 말에는 축구를 학교의 필수 교육과정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축구를 설명하는 교과서까지 새로 개발해 보급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2월 축구 광팬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고위 관료들이 ‘중앙개혁지도그룹’ 회의에 참석했다. 축구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였다. 이 같은 심의 결과가 중국을 ‘축구 강국’으로 발돋움시키기 위한 50개 항목 발전계획의 형태로 공개됐다.



계획에는 각종 중장기 목표들이 줄줄이 나열됐다. 여자축구팀의 세계 정상 자리 재탈환, 남자 팀의 두 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 그리고 궁극적으로 월드컵 대회 유치 등 다양하다. 축구 저변인구 확충 대책도 강구한다. 향후 10년 동안 중국에 축구학교 5만 개를 설립하고, 축구 복권을 신설해 그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약속한다. 더 중대한 조치는 따로 있다. 널리 비판 받는 스포츠 행정당국으로부터 중국축구협회(CFA)를 분리해 ‘프로화’하겠다는 공약이다.



그 계획은 시 주석의 개인적 관심이 반영된 듯하다. 지난해 독일 국빈 방문 중 따로 시간을 내 베를린에서 중국 청소년팀의 경기를 관람했다. 하지만 영리한 정치적 제스처일지도 모른다. 그는 반체제 운동과 시민사회에 대체로 강경노선을 취해 왔지만 대중의 관심사에 귀가 열려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 거듭 애써 왔다. 축구 팬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에서 남자 축구 대표팀의 부진한 성적(현재 세계 랭킹 83위)에 대한 불만, 그리고 그런 실패의 원인으로 종종 지적 받는 행정당국에 대한 분노가 많다는 사실을 그도 잘 아는 듯하다. 스포츠는 중국인의 삶에서 언론과 인터넷 이용자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당국을 비판할 수 있는 드문 영역 중 하나다.



실제로 당국은 공식 발표를 통해 그 계획을 시 주석의 가장 대중 친화적인 슬로건 중 하나인 ‘중국몽(the Chinese dream)’과 명시적으로 연결시켰다. “민족부흥이라는 중국몽의 구현은 중국이 축구 강국으로 올라서는 꿈과 긴밀하게 연결됐다”고 강조했다. 광저우 기반의 진보 매체인 남방도시보(The Southern Metropolis Daily)도 거들었다. 학교 교육에서 축구를 강조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단체의식과 협동능력’ 배양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냉소주의의 극복에는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남방도시보는 그 계획이 중국 남자 축구대표팀에 대해 ‘아주 아름다운 미래를 그리지만’ 축구의 이미지는 잇따른 스캔들로 크게 훼손됐다고 냉정하게 꼬집었다. 2002년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중국 대표팀 스타 여러 명이 훗날 승부조작(match-fixing)으로 구속됐다(중국은 2002년 유일하게 본선에 진출했다. 아시아의 양대 강호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자동 진출한 덕이다). 전 CFA 부회장 2명과 중국의 전 일급 축구 심판도 철창신세를 지고 있다.



구단주의 빈번한 교체도 중국 축구리그에 대한 환멸을 부채질했다. 스폰서가 새로 들어설 때마다 구단 이름이 바뀌고 때로는 연고 도시까지 변경되는 일이 잦았다. 그런 이유로 젊은 세대에게 축구가 매력을 잃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1990년대 이후 축구 학교 수가 크게 감소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3월 중순 영국 출신의 축구 전문가 테리 싱이 지적했듯이 요즘엔 “축구 스타를 열망하는” 중국 꿈나무가 줄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CFA에 더 큰 자치권을 주는 계획을 커다란 발전으로 환영했다. 평론가 왕다자오는 축구 행정에 정부 개입을 줄이면 “전문가들이 축구 발전에 직결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글로벌 타임스에 말했다. 남방도시보는 또한 지자체가 지역 구단을 후원하는 제안을 높이 평가했다. 그렇게 하면 축구 경기 감독과 경기장 건설 같은 문제에 도움이 되리라는 주장이다.



마침 중국 축구의 국제 경쟁력이 어느 정도 향상되는 조짐을 보이는 시점에서 이 같은 계획이 발표됐다. 중국 최고 부호 부동산 개발업자 중 한 명이 소유한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2013년 전 월드컵 우승팀 감독 마르첼로 리피의 지휘 아래 아시안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 뒤 마윈의 알리바바 그룹은 그 구단의 지분 50%를 인수했다. 지금은 광저우 에버그란데 타오바오로 불린다.



중국 남자 국가대표팀은 최근 아시안 컵 대회에서 3게임 연속 승리해 서포터들을 놀라게 했다(결국엔 주최국이자 대회 최종 우승팀인 호주에 패했다). 에버그란데는 또한 스페인의 명문 구단 레알 마드리드와 연계해 어린 꿈나무들을 위한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한편 중국의 최고 부호인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은 최근 스페인 리그 우승팀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지분 20%를 인수했다. 그리고 그 팀을 활용해 중국 축구의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중국의 대표적인 스포츠 신문인 ‘타이탄 스포츠’가 지난 17일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런 개혁안이 지역 차원에서 뿌리를 내리려면 관계당국의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논지다. 신문은 또한 농촌과 도시 주민을 구분하는 엄격한 호구제 규칙으로부터 현재 축구의 프로화를 저해하는 조세제도에 이르기까지 온갖 문제를 거론했다. 또한 그 계획에 부응해 중국 전역의 도시가 프로 구단을 설립한다면 자원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 주석은 최근 영국의 윌리엄 왕세손과 논의를 했다. 중국의 영국 축구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가 주제였다. 이는 돈이 항상 성공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지도 모른다.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프리미어 리그를 보유한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국가대표팀은 주요 대회에서 번번이 팬들을 실망시켰다. 중국의 많은 축구 팬은 근본적으로 풀뿌리 차원에서 더 구조적인 개혁이 이뤄져야 월드컵 본선 진출을 꿈꿀 수 있으리라고 생각할 듯하다.





뉴스위크 DUNCAN HEWITT IBTIMES 기자,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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