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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의 육아 도와주지 못하는 가정과 사회

직장에 다니는 여성 김모(35·서울 중랑구)씨의 아침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일어나기 힘들어 하는 아들(2)을 깨워서 씻기고 먹이고 입혀서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출근하면 하루가 다 간 것 같이 지쳐요. 화장은커녕 옷이라도 계절에 맞게 챙겨 입고 나오면 다행인걸요. 남편은 일찍 출근하니 도와주지 못해요."



김씨와 같이 부모가 둘 다 일을 하더라도 아이를 양육하는데 쓰는 시간은 엄마가 아빠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부부가 0~2세 자녀를 둔 경우 엄마가 육아에 쏟는 시간은 하루 평균 4.2시간, 아빠는 1.8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커서 3~5세가 되면 엄마의 육아시간은 3.5시간, 아빠는 1.4시간으로 줄어든다. 자녀가 초등학생인 경우에는 엄마 3시간, 아빠 1.2시간으로 줄지만 여전히 엄마의 육아 시간이 아빠보다 더 많았다. 모든 경우에서 워킹맘의 하루 평균 육아시간은 워킹대디보다 2.3~2.5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유희정 선임연구위원팀이 지난해 전국 13세 미만 자녀를 둔 취업 여성 5209명을 대상으로 본인과 남편의 평일 육아 시간을 조사한 결과다. 맞벌이 부부는 출근할 때 0~2세 자녀는 할머니ㆍ할아버지(41.2%)에게 맡기는 것을 어린이집ㆍ유치원(32.7%)보다 선호했다. 자녀가 3~5세이면 어린이집ㆍ유치원(45.6%)에 맡기는 경우가 할머니ㆍ할아버지(36.9%)보다 많았다.



하지만 보육기관은 대체로 오후 4시 전후로 아이들을 집에 보내기 때문에 맞벌이 가정에서 아이를 맡기는데 어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엄마가 취업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자녀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이용하는 시간대가 달랐다. 전업주부 자녀가 보육기관을 이용하는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에 집중돼 있었다. 반면, 취업 여성의 자녀는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보육기관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취업 여성은 어린이집 하원 시간 이후 부모님이나 친인척, 유급 도우미 등에게 도움을 청해야만 아이를 돌 볼 수 있었다. 유급 도우미와 친인척 사례비, 학원비 등을 포함해 취업 여성이 한 달에 자녀에게 쓰는 양육비용은 월평균 40만 원으로 집계됐다.



맞벌이를 하더라도 육아부담이 여성에게 편중되고, 보육기관 이용시간이 비취업 여성에게 맞춰져있는 현실 때문에 취업 여성들은 '직장이냐 육아냐' 하는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 일자리를 포기하고 양육을 선택하면 경력달절이 되고, 보육기관 이용시간에 맞춘 일자리를 찾으면 저임금ㆍ파트타임으로 일자리의 질이 낮아진다. 워킹맘 백모(37·서울 동작구)씨는 ”6시에 겨우 퇴근할 수 있는데 어린이집에서는 무조건 3시에 애를 데리러 오라고 해서 결국 첫 직장을 그만뒀다“면서 “지금은 계약직으로 영업일을 하는데, 정규직이었던 때보다 소득과 처우가 안 좋다”고 말했다.



유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보육제도가 취업여성의 자녀 양육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육아를 도와주는 친인척이 없고 보육기관에서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육아휴직도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퇴직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가정에서의 육아분담은 물론 취업 여성들의 근무시간을 고려한 현실적인 육아지원이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 위원은 20일 오후 2시 서울 불광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열리는 개원 32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의 '한국사회 자녀양육의 쟁점과 대안' 보고서를 발표한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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