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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아이들의 빈 방

지난해 4월 27일자 S매거진을 세월호 희생자 추모 특집으로 만들면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달래줄 만한 몇 장의 그림과 클래식 음악 QR코드를 함께 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 지금까지도 마음에 남아있는 그림이 있습니다. 미국 작가 앤드류 와이어스(Andrew Wyeth)의 ‘주인의 침대(Master Bedroom·1965)’라는 작품입니다. 주인 없는 빈 침대에 개 한 마리가 엎드려 있는 그 쓸쓸하고 허전한 그림이 왜 그리도 문득문득 떠오르던지. 주인이 돌아오기를 간절하게 기다리는 그 개의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월호 1주기를 맞아 곳곳에서 여러 가지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제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사진들이 있었습니다. 16명의 사진 작가가 단원고 학생 희생자들의 빈 방과 유품 사진을 찍은 전시 ‘아이들의 방’입니다. 침대 위에서는 곰인형이 여전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가 하면 벽면에는 좋아했던 가수 브로마이드 사진으로 가득합니다. 정갈하게 다려놓은 교복이 침대 위에 다소곳하게 놓여있는데 책상에 붙어있는 달력은 여전히 2014년 4월입니다. 그리고 그 방의 주인들은 이제 없습니다.

1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한 것일까요. 다들 남의 탓만 하면서 허송세월만 한 것을 두고 30년쯤 뒤의 후손들은 어떻게 평가할까요. 많은 사람들의 가슴 깊은 곳에 남겨진 빈 방에는 아직도 차가운 냉기만 가득합니다.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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