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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경제 자신감 회복의 기회다

최근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이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성장률 전망치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리고 있다. 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략 0.3~0.4%포인트 하향조정해 3% 대 초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2% 대까지 하락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가계와 기업의 기대심리 저하로 성장동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3.7%에서 3.3%로 0.4%포인트 내렸다. 그렇다면 실제로 우리 경제의 전망이 최근 들어 더욱 어두워졌나?

결론부터 말하면, 딱히 어떤 이유로 경제전망이 더 나빠졌기 때문에 성장률을 내렸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의 GDP 성장률 하향조정은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의 전기 대비 성장률이 예상에 훨씬 못 미치는 0.3%에 그쳤던 것을 업데이트한 결과라는 성격이 강하다. 애초 예상대로 지난해 4분기에 0.6% 수준의 성장을 했다면 올해의 분기별 전기비 성장률 전망치 0.8~1.0%를 그대로 두어도 애초의 연간 성장률 전망이 유지될 수 있었다. 올 들어 추가적인 경기악화 요인이 없다고 하더라도 지난해 4분기가 부진해서 올해의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단기적으로 볼 때는 오히려 최근 들어 상황이 개선되거나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 지난해 말과 올 연초에 걸쳐 세계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던 취약국들의 리스크가 일정 부분 완화됐다. 유가 급락과 서방의 경제제재로 외환 사정 악화와 경기둔화를 겪으며 국가부도까지 우려되던 러시아는 지난 2개월 간 루블화 가치가 30% 가까이 절상되고 국채금리가 안정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있다. 디플레이션 우려를 사던 유로존 경제도 저유가와 유로화 약세에 힘입어 호전기미를 보이면서 다소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유로존 주가도 1월 중순부터 상승세를 보이면서 기대를 높이고 있다. 3월부터 시작된 유로존의 양적완화가 이러한 흐름을 강화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가장 큰 기대주는 역시 저유가에 따른 세계경제의 호전 가능성이다. 지난해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97달러에 달하던 국제유가가 올 들어 지난 주 후반까지 평균 52달러로 하락하면서 구매력이 증가하고 이것이 소비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연간 가구당 평균 1000달러의 구매력 증가효과(평균 가구소득의 2%)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주유비 하락에 따른 가계의 실제 소득증가분이 연간 31만원으로 전체 소비의 1%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가가 급락했으니 과거 유가급변과 세계경제 성장세 사이에 약 2분기 가량의 시차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미 소비증가효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했어야 한다. 아직까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워낙 위축돼 높아진 구매력으로 소비를 하기보다 저축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해도 점차 저유가가 지속되리라는 기대가 형성되면 결국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위기가능성 등 저유가에 따른 불안요인들이 완화되면서 가계 및 기업들이 저유가 효과를 감안한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론 이러한 변화에 힘입어 우리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세계경기 흐름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실시를 전후해 풍부한 국제 유동성에 기반한 각국의 주식시장 호조가 급격히 꺾이고 취약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후유증으로 ‘비이성적 비관’이라 부를 정도로 미래성장에 대한 기대가 약화하고 있다. 각국의 부채부담도 여전히 과도해 세계경제가 3%대 초반의 저성장 흐름을 이어가리라는 점은 수출을 통해 성장해 온 우리 경제에 커다란 도전이다. 중국의 소비시장화 등 세계경제의 성장방식이 달라지면서 성장세 둔화에 비해서도 세계교역이 둔화하고 있는 것, 1000억 달러를 넘는 경상수지 흑자 때문에 원화가 중장기적인 강세 흐름을 이어가리라는 것도 부담요인이다.

바로 여기에 적극적 경기대책을 통해 경기 흐름을 살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 앞서 본 부분적인 외부여건개선과 내부적인 자산시장 호조가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경기흐름을 확 끌어올려야 한다. 올 상반기와 같은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은 다시 만나기 쉽지 않은 절호의 기회다. 1분기 경기 역시 예상에 못 미친 것으로 나온다면 추가금리인하 등 다양한 정책수단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저조한 성장이 이어지면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실제로 성장세가 떨어지는 이력효과(履歷效果)를 끊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중장기적인 성장세 하향 흐름에 대비해 잠재적 성장력을 끌어올리는 일도 시급하다. 인구고령화와 가계부채부담 등으로 내수가 자연스럽게 늘어나길 기대할 수는 없다. 잠재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내수부문 확대에 보다 많은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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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