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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총리 책무 느껴 … 수사 내용 알 수도 없어"

이완구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이 총리는 기자들에게 “대통령께서 계실 때보다 더 열심히 국정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대통령이 별도로 당부하신 게 있나.

 “대통령 관련 부분은 내가 말씀을 안 드리는 게 예의인 것 같다.”

 -당(새누리당) 쪽과 (거취 ) 협의는 있었나.

 “당하고는 일단 제가 말씀드리지 않는 게 예의인 것 같다. 당 쪽엔 가급적 말씀을 안 드리려고 한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이어서 총리가 검찰 수사 내용을 보고받을 수도 있을 텐데.

 “검찰 수사와 총리를 관련짓는데 총리라는 자리는 검찰을 수사·지휘할 수 없고 검찰의 구체적인 수사 내용도 알지 못하고 알아서도 안 된다. 그런 경우는 없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어제(16일)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총리 거취 문제를 건의했다는데.

 “그런 문제는 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말씀드렸다. 자, 오늘 열심히 할게요. 감사합니다.”

 이완구 국무총리는 17일 오전 8시50분쯤 정부서울청사로 ‘정상’ 출근했다. 전날까지 나흘 동안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의원들로부터 질문 공세를 받았지만 출근길 표정은 담담해 보였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자진사퇴·직무정지·해임건의 주장이 정치권에서 제기됐지만 청사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에겐 “대통령께서 계실 때보다 더 열심히 국정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대통령께서 어제 출국하셨으니 국정이 한 치도 흔들림 없어야 한다. 총리로서 책무를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이 총리는 오전엔 실장급 이상 간부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이 총리는 “대통령께서 출국하셨으니 한 치의 빈틈도 없이 국정을 잘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총리실 측이 전했다. 이 총리는 “다음주에 4월 임시국회 상임위원회가 시작되는 만큼 경제활성화 법안과 민생 법안 등 입법사항을 점검해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특히 “일요일(19일)부터 다음주 일정을 예정대로 참석하겠다”는 뜻도 밝혔다고 총리실 간부가 전했다. 실제로 이 총리는 오후 집무실에서 4·19 민주묘지에서 열리는 4·19 혁명기념식에서 할 연설문 초안을 보고받고 수정했다고 한다. 오찬은 청사 2층 국무위원 식당에서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장관) 등 총리실 간부 4명과 함께했다. 식당 관계자는 “점심 메뉴로 낙지덮밥이 나갔는데 총리께서 평소처럼 모두 비우셨다”며 “계절과일도 두 접시를 드셨다”고 전했다. 이 총리는 별다른 외부 만찬 행사 없이 오후 6시가 넘어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퇴근했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평상 모드로 돌아간 이 총리와 달리 여의도 정치권에선 총리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야당은 물론이고 새누리당 비박근혜계 인사들도 가세했다.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이 총리는 총리로서의 권위도, 정당성도, 실효성도 상실한 식물총리 상태”라며 “수사 대상인 이 총리가 대통령을 대신하는 것이야말로 심각한 국정 공백 상태”라고 비판했다.

글=장세정·김경희 기자 zhang@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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