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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조선 첫 공산주의자들이 지금 북한을 본다면 …

조선 공산주의자들의
인식과 논리
심지연 지음, 백산서당
444쪽, 2만5000원


“조선 공산주의자들은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의 열정까지 잊어서는 안 된다.”

 심지연(67)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가 주장하는 내용이다. 그는 “지금까지의 조선 공산주의 연구는 운동사 차원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왜 공산주의에 심취했는지를 들여다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파싸움, 헤게모니의 이동 같은 측면에서만 조선 공산주의 연구가 진행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책은 공산주의운동의 역사를 인식론 측면에서 다시 썼다.

 일제 시대 서구 열강은 조선의 독립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소비에트 정부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긴 했지만 식민지의 해방에 관심을 가지고 후원했다. 조선의 젊은이들이 소비에트 정부를 추종하게 된 배경 중 하나다. 공산주의자들은 또 식민통치 내 조선인의 고통을 덜어주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일제뿐 아니라 지주·자본가의 착취가 겹쳐진 이중 고통을 타파하는 것이 관심사였다. 공산주의 이념을 신념과 열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일제 시대 공산주의자들의 삶과 투쟁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공산주의의 현재 모습 때문이다. 심 교수는 “최소한 이 땅에서 최초로 공산주의를 받아들인 이들은 피압박 민족의 해방을 목적으로 했음을 기억해야 한다”며 “그것이 지금 북한에서처럼 권력 세습을 위한 이데올로기로 변질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책은 또 조선공산당의 굵직한 인물에 가려진 이름 없는 공산주의자들을 찾아내려 노력했다. 일제 강점기 많은 수의 청년과 학생이 공산주의 이념을 받아들였고, 이러한 흐름은 대표 인물 몇 명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수많은 조력자, 경제적 후원자를 찾아내기 위해 심 교수는 미국·일본에서도 자료를 찾았다. 통일을 준비하는 시각으로도 공산주의자들을 돌아봤다. “암울했던 시기에 애타게 희망을 찾았던 이들의 꿈과 땀을 배제한 채 분단의 고통과 통일을 논하는 것은 본질을 놓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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