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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대선 출마선언 힐러리, 그녀를 움직인 힘은 …

힘든 선택들
힐러리 로댐 클린턴 지음
김규태·이형욱 옮김
김영사, 860쪽, 2만9000원


HRC: 힐러리 로댐 클린턴
조너선 앨런
에이미 판즈 지음
이영아 옮김, 미래엔
503쪽, 1만8000원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간직한 정치인들에게 괴로운 일은 ‘대선에 출마할 것인가’를 묻는 기자들에게 적당히 둘러대는 것이다. ‘한다’는 대답은 섣부르다. 비난과 견제를 자초한다. 차라리 ‘출마 안 한다’고 하는 게 낫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2009년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나는 다시 대선에 나설 뜻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힐러리는 12일 “평범한 미국인들의 대변자”가 되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결국 힐러리의 자서전 『힘든 선택들』은 ‘출마 준비용’이 됐다. 1400만 달러(약 150억)의 선인세를 받고 썼다는 풍문이 있는 책이다.

힐러리는 2008년 미 대선에서 경쟁했던 오바마와 손잡고 2016년 대선을 준비해왔다. [중앙포토]
 힐러리는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복병만 만나지 않는다면 그럴 가능성이 꽤 크다. 한데 우리의 무의식 속에는 힐러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쌓여있다. 최근 우리말 번역본으로 출간된 『힘든 선택들』과 『HRC: 힐러리 로댐 클린턴』은 그런 이미지를 불식한다. 2009~2013년 힐러리의 국무장관직 수행을 다룬 책들이다. 두 책에 나타난 힐러리는 단호함, 성실성, 경륜 같은 ‘제왕’의 자질을 갖췄다. 『HRC』의 저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힐러리와 함께 일하게 된 사람은 처음엔 그를 싫어한다. 같이 일하다 보면 마지 못해 그를 존경하게 되고, 결국에는 좋아하게 된다.

 제15대 대통령 제임스 뷰캐넌(1857~1861 재임) 이래 국무장관 출신으로 미 대통령이 된 인물은 없다. 『힘든 선택들』을 보면 힐러리가 어떻게 국무장관직을 대선을 위한 도약의 발판으로 활용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에 밀리는 감이 있던 국무부의 위상을 복원했다. 한편, 책은 정적들에 대해서 침묵한다. 동료들에 대해서 힐러리는 ‘아메리칸 드림의 살아 있는 전형’이라는 식으로 칭찬한다.

 국무장관으로서 112개국을 누비며 비행기 안에서만 2000시간을 보냈다. 그는 자신이 만난 각국 지도자들을 대부분 칭찬했다. 예외가 있다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부른 것이다. 푸틴은 “영혼이 없다”고도 했다. 푸틴은 “국가적인 인물이라면 적어도 머리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응수했다.

 힐러리의 친구·동료·지지자·적을 200회 인터뷰해 작성된 『HRC』에서 제일 눈에 띄는 대목은 클린턴 부부가 ‘살생부’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힐러리는 은원 관계가 확실하다. 어떤 형태로든 정치 보복을 할 가능성이 있다.

 힐러리가 얼마나 입이 무거운지 소개하는 일화도 나온다.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 계획을 남편 빌 클린턴에게도 누설하지 않았다. 측근들의 평가에 따르면, “힐러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단지 권력이 아니다”라는 말도 나온다.

 당선된다면 어떤 대통령이 될까. 두 책을 보면 국내 정책은 자유주의적, 대외정책은 매파적 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다. 힐러리 자신의 정의에 따르면 그는 “이상주의적 현실주의자(idealistic realist)”다. 그가 선호하는 것은 “미국의 핵심 안보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외교·경제·군사·정치·법·문화로부터 올바른 수단을 선택해 결합”하는 것을 의미하는 ‘스마트파워(smart power)’다. 『HRC』에 나오는 힐러리는 즐거운 일이나 슬픈 일이나 그냥 흘려 보내지 않는다. 스토리를 만들고 스토리에서 교훈을 끌어낸다.

 ‘미국 국무부는 어떻게 움직일까’가 궁금한 독자들에게 ‘미국 외교 개론’이기도 한 이 두 책을 추천할만하다.

김환영 기자 whanyung@joongang.co.kr

[S BOX] 힐러리 ‘신념의 언어들’

힐러리에게는 훌훌 털고 일어서는 힘이 있다. 그의 놀라운 회복력의 원천은 남다른 신념이다. 힐러리의 가치체계를 잘 요약하는 말들을 뽑아봤다.

●모든 나라는 우리 편 아니면 적이다. 테러리스트들을 숨겨주거나 그들에게 돈을 대는 나라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나는 경제학자들에게 내 운명을 걸지 않겠다.

●공화당이면서 동시에 크리스천이 되는 게 가능한지 궁금하다.

●동성애자들의 권리는 인권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를 외면할 수 없다. 그를 도와야 한다.

●나는 최상을 희망하며 최악을 준비하는 사람이다.

●나는 투덜대기만 하는 사람을 보면 참을 수 없다.

●회고해 보면 허비한 것 같았던 모든 순간이 우리를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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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