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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뉴욕생활 15년의 비망록, 미술에 말을 걸다

미국 뉴욕의 문화 현장과 삶의 풍경을 전하는 산문집 『나의 사적인 도시』를 쓴 박상미씨.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나의 사적인 도시
박상미 지음
난다, 304쪽, 1만5800원


서울과 뉴욕을 오가는 삶, 예약한 관객만 받는 프라이빗 갤러리의 관장, 문학·예술 서적 번역가, 작가.

 저자 박상미(46)씨의 다채로운 정체성이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박씨는 1996년 뉴욕으로 건너갔다. 20대 후반의 나이, 미술 공부를 하기 위해서였다. 꼬박 15년 뉴요커로 살며 만난 그곳의 예술가들과 목격한 삶의 풍경, 읽은 책들. 신간은 그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녹여낸 인생 이력서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자신의 블로그에 일기처럼 썼던 글 가운데 뉴욕이라는 공간과 그 안의 문화에 관한 글을 추렸다. 세계 미술 시장의 중심인 뉴욕의 문화 탐험기이자 박씨 자신의 내면 풍경도 슬그머니 드러낸 ‘사적인’ 기록이다.

 일반인에게는 무명에 가깝지만 문화계에서 박씨의 활약은 낯설지 않다.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Nighthawks)’이라는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에드워드 호퍼에 관한 책을 일찌감치 국내에 번역·소개했고, 퓰리처상 수상작가인 줌파 라이히의 소설집 『그저 좋은 사람』을 번역하기도 했다. 거리의 무명 멋쟁이들 사진을 찍어 올려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패션 블로그 ‘사토리얼리스트(Sartorialist)’를 개설한 스콧 슈만의 사진집 『사토리얼리스트』를 2010년 발빠르게 소개하기도 했다. 어떤 의미에서 ‘트렌드 세터’다. 무엇이 그를 뛰게 하는 걸까.

 -활동이 다양하다.

 “어쩌다 그렇게 됐다. 번역만 해도 그렇다. 처음 미국에 가 영어책 읽기가 힘들었다. 읽어도 무슨 뜻인지 몰라 한 문장을 번역해 봤더니 한결 쉽게 이해가 됐다. 그런 식으로 번역 문장을 늘리다 보니 결국 책 번역을 하게 됐다.”

 -‘산문이 우아해지려면 사고의 정교함, 형태의 경제성이 있어야 한다’는 책 속 구절이 인상적이다.

 “2000년 무렵 처음 글 청탁을 받았을 때 겁이 덜컥 났다. 써 본 적이 없었으니까. 문법에 맞게 쓰자고 생각했다. 한글 문법책을 구해 공부하며 글을 썼다. 자꾸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얻은 글쓰기 철학이다.”

 -당신에게 뉴욕은 어떤 곳인가.

 “이방인들의 도시. 욕망이 가득찬 사람들이 찾는 곳.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 함께 예술하는 동네.”

 -인생을 걸 만큼 예술이 중요한가.

 “인간이 향유하는 것 중 가장 아름다운 게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문학이나 예술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밥만 먹고 산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나. 나는 어려서부터 미술이 좋았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특별한 이유를 대기 어려운 것처럼 미술을 사랑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미술과 문학에서 큰 기쁨을 맛본다.”

 -프라이빗 갤러리라는 개념이 낯설다.

 “서울 창성동에 있다. 토마스 파크 갤러리다. 상근 직원 구할 여력이 없어 관객 예약이 있을 경우 전시관 문을 여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갤러리를 거점으로 미술가들을 만나 도와가며 궁극적으로는 장르를 초월한 예술인 협업이 이뤄지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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