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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일반고 전성시대 열려면 학생 수부터 줄여야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노진호
사회부문 기자
서울 관악구에 있는 A고(일반고) 2학년의 이과반에선 국어 수업을 토론식으로 진행한다. 한 반 학생들이 둥그렇게 둘러앉아 교사가 던진 주제에 따라 활발한 토론을 벌인다. 하지만 같은 학년 문과반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과반처럼 의자를 놓고 같은 주제로 토론수업을 진행해도 먼저 나서 자기 의견을 펴는 학생이 드물다.



 담당 교사는 “‘학급당 학생 수’가 수업 분위기 차이를 낳았다”고 말했다. A고의 문과반은 한 반 학생이 34~35명인 데 비해 이과반은 20명에 그친다. “수가 적은 이과반 아이들은 수업 중 한 번은 발언해야 한다고 스스로 생각해요. 하지만 수가 많아 발언 기회가 적은 문과반 아이들은 ‘꼭 내가 나서지 않아도 수업이 진행된다’며 나서길 꺼립니다.”



 학급당 학생 수는 교육의 질, 수업 분위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다. 교육학원론 교과서에도 나오는 얘기다. 이런 측면에서 일반고는 지금 최악의 상황이다. 교육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일반고의 학급당 학생 수(약 31.5명)는 외국어고(26.4명)에 비해 5명가량 많았다. 국제고(23.6명)에 비해선 8명가량 많고, 과학고(16.4명)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교육환경이나 교육의 질에서도 일반고는 한참 열악하다는 사실을 이런 수치는 입증한다.



 학급당 학생 수가 많다는 건 그만큼 학생들에게 미칠 수 있는 교사의 손길이 줄어든다는 의미도 된다. 서울 강서구의 한 일반고 역사교사는 “대학들이 수시 비중을 늘리면서 학생부 기록이 한층 중요해졌는데 세심하게 관리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과도한 학생 수는 일반고 교사의 업무는 늘리고 의욕은 떨어뜨린다. 서울 성북구의 한 일반고 3학년 담임 교사는 “일반고는 학생 수준은 천차만별인데 숫자 또한 많다. 충실한 진학 상담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교육 당국은 과도한 학급당 학생 수에 대해 “학생 수가 매년 줄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점차 해결될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현재 일반고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 이들의 부모에겐 ‘무책임한 변명’일 수밖에 없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해 9월 “자사고에 갈 필요 없는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겠다”며 일반고 학교 운영비 지원 확대, 교육과정 편성운영 자율성 확대 등을 정책으로 내놨다. 또한 외국어고나 국제중, 자율형사립고의 특혜를 없애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반고에 운영비 몇 푼 더 쥐여주고, 특목고를 때려잡는다고 일반고가 살아날까. 고교생 10명 중 7명이 일반고를 다닌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학급당 학생 수를 어떻게 줄일지 실질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한 번이라도 학교에 가본 일반고 학부모라면 누구나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노진호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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