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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들의 여행법①] 당신이 몰랐던 런던 현대 예술 공연장과 주변의 맛집들

제프&조지




뻔한 여행지라 생각되는 대도시들도 이들과 함께라면 달리 보인다. 런던, 파리, 도쿄의 ‘통’이라 자부하는세 남자가 각자의 스타일대로 길을 나섰다.

‘1년의 안식년이 있다면 어디에서 살고 싶냐’는 물음에 2007년의 나는 ‘도쿄’라고 답했다. 그때는 5년 동안 <객석> 기자 생활을 마치고 1년 동안 시부야에 살면서 여한 없이 공연을 봤던 것 같다. 지난해 새해 첫날 나는 다시 같은 물음을 던졌고 2014년의 나는 ‘런던’이라고 답했다. 공연 기획사 빈체로에서 6년간 일하면서 더욱 사랑하게 된 클래식과 발레를 더 가깝게 지켜보고 싶어서다. 누가 런던을 맛없는 도시라고 했는지, 데리고 와서 일일이 먹여주고픈 레스토랑도 널렸다.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아이스크림.




나의 일과는 아침에 전철역에서 나눠주는 무료 신문 <메트로(Metro)>를 집어 들면서 시작된다. 셀러브리티들이 밤사이 어떤 사고를 쳤는지 가십을 대충 넘기다 보면 어느덧 학교가 위치한 런던 북부 엔젤(Angel)역에 내린다. 출구를 나와 공부 중인 런던 시티대학교를 향해 걸어가면 영국 현대무용의 성지, 새들러스웰스(Sadler’s Wells)를 지나친다. LG아트센터에 자주 왔던 세계적 안무가 아크람 칸, 안느 테레사, 빔 반데키부스의 최근작들이 이번 시즌 라인업에 올라 있다. 무용수 은퇴를 선언한 실비 기옘의 마지막 공연도 5월 26일부터 31일까지 이곳에서 열린다. 매진됐다고 낙심하면 안 된다. 당일 반드시 리턴 티켓이 나오게 되어 있으니까. 공연 1시간 30분 전에 박스오피스에 가서, 리턴 티켓을 문의하면 직원은 몇 장이 필요하냐고 반문할 것이다. 시야 장애석을 이 시간에 풀기 때문이다.



사우스뱅크 푸드마켓




국제학생증이나 국내 학생증을 제시하면 제한된 수량 안에서 50% 할인이 가능하다. 문화정보지 ‘타임아웃(TIMEOUT)’의 앱을 다운받아 ‘latest offer’로 구매하면 정가의 60% 가격으로 티켓을 구할 수 있다. 공연 전 가볍게 식사하려면 엔젤빌딩 옆 카페 ‘제프 &조지(Jeff&George)’가 좋다. 2파운드 내외의 커피에 4파운드짜리 슬라이스 살라미 ‘스티브 맥퀸’이면 요기는 충분하다. 공연이 끝나고 배가 고프면 주로 엔젤역 앞 엔젤빌딩 1층 ‘비비고(Bibigo)’에 간다. 런던 레스토랑 영업시간은 오후 11시 마감이니 1시간 정도 밥을 먹기엔 여기만 한 데가 없다. 손님은 동양인이나 관광객보다는 거의 런더너들이다. 비비고 바로 옆에는 제이미 올리버의 ‘제이미스 이탤리언(Jamie’s Italian)’이 5파운드 내외의 안티 파스타와 다양한 종류의 술로 밤손님을 유혹한다. 영국은 에일 맥주류가 유명하지만 런던식 라거, 리베르타(Liberta)의 아카시아 향 허니가 공연의 감동을 배가시킨다.



바비칸 센터의 푸드홀




제대로 된 오페라와 발레를 보려면, 코번트가든에 위치한 로열 오페라 하우스(Covent Garden Royal Opera House)로 향해야 한다. “코번트가든에 가려고 코번트가든역에 내린다면 그 사람은 관광객”이라는 우스개가 ‘타임아웃’에 실렸다. 이 역은 너무 깊어서 지하에서 지상까지 승강기를 기다렸다가 타고 올라오는 시간이 근처 레스터스퀘어(Leicester Square)역에 내려서 극장까지 걸어오는 시간보다 더 걸린다. 레스터스퀘어역 근처엔 뮤지컬 극장도 많고 수제 버거집 ‘파이브 가이스(Five Guys)’가 있어서, 가벼운 흥을 느끼려고 늘 이 역에서 내린다. 공연 시간이 3시간 남짓 걸리는 오페라, 발레의 특성상 주전부리가 필요하기 때문. 나는 늘 코번트가든역 앞에 위치한 슈퍼마켓 ‘막스앤스펜서(Marks&Spencer)’에서 3파운드 내외의 샌드위치와 1파운드짜리 탄산수를 미리 사서 극장에 가져간다.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 들어가면 3파운드짜리 수제 아이스크림을 공연 중간 휴식 시간에 경험하길 권한다. 스시 먹을 때 생강이 혀를 씻어주듯 공연 중간에 혀를 닦는 데 그만이다. 이곳에선 낮 시간에 가끔씩 마티네 공연을 한다. 주머니가 가벼운 관광객이라면 극장 맨 위층 ‘앰피시어터’의 4파운드짜리 입석을 사보자. 공연 시간이 다 되면 극장 안내원이 앞에 남아 있는 자리에 가서 앉아도 된다고 친절하게 알려줄 것이다. 원래 가격이 27파운드 정도 하는 자리들이다. 하우스 안 레스토랑은 개인적으론 추천하지 않는다.



‘클래식의 수도’ 런던에서 위그모어홀(Wigmore Hall)은 ‘런던 실내악의 메카’로 통한다. 위그모어홀은 시내 중심부 본드 스트리트역에서 도보로 7~8분 거리에 있다. 본드 스트리트에는 셀프리지, 하우스 오브 프레이저 등 런던의 주요 백화점들이 위치해 있어서 런던 사람들이 ‘시내(City Centre)’라고 하면 보통 이쪽을 칭한다. 위그모어홀은 런치타임 콘서트, 커피 콘서트처럼 저녁 공연 말고도 아침, 점심 공연이 자주 열린다. 시내에 나온 김에 낮 공연 후에 여유 있게 식사를 즐기려면 본드 스트리트역 앞 ‘Forever21’ 매장 바로 옆 골목에 위치한 터키 레스토랑 ‘소프라(Sofra)’를 가면 좋다. 런던에서 만난 터키 친구들이 유러피언식 이스탄불 요리를 내놓는 식당이라고 첫손에 꼽는 곳이다.



폴란드식 핫도그.




6월 한국을 찾는, 현악 4중주계의 가장 뜨거운 아이콘 ‘파벨 하스 콰르텟’도 위그모어홀에 올 때면 늘 이곳을 찾는다고 했다. 터키 음식이라면 케밥만 알던 이방인에게 유럽 음식과 다름없는 메인 디시뿐 아니라 터키식 커피와 디저트, 터키 와인의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는 곳이다. 2014년 런던에서 공부하던 전 서울시향 홍보팀장과 위그모어홀 저녁 공연이 끝나면 자주 가던 곳이 소프라 바로 옆 이탤리언 캐주얼 레스토랑 ‘카를루치오(Carluccio)’다. 빵부터 와인까지, 수프에서 파스타까지 원하는 대로 즐길 수 있는 저렴한 메뉴가 빼곡하다.



이탈리아 친구가 보증하는 와인도 있다. 한 잔에 4파운드인 레드 와인,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초와 함께 치즈를 꿀에 찍어 먹거나 티라미수 케이크를 오후 11시 30분까지 즐기다 보면 공연의 여운이 취기와 함께 지속된다.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 피아니스트 마리아 주앙 피르스 같은 빅 아티스트들의 위그모어홀 공연이 홈페이지에 매진이라고 뜨면 공연장에 가도 리턴 티켓을 구하기 쉽지 않다. 공연 시작 3시간 전부터 자리를 차지하려는 노인 관객들이 많고 반환표도 5장 남짓이기 때문이다. 공연 당일 표가 많이 남아 있다면 최저 가격으로 최고급 자리에 앉거나 35세 이하의 경우 여권을 보여주면 할인이 가능하다.



런던 오케스트라 공연의 중심은 두 곳이다. 템스 강 남쪽 워털루역 근처의 사우스뱅크 센터, 그리고 템스 강 북쪽 시티구에 위치한 바비칸 센터다. 런던 필하모닉과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가 사우스뱅크 센터에서, 런던 심포니와 BBC 심포니가 바비칸 센터에서 정기 연주회를 연다. 사우스뱅크 센터에는 여러 음식점이 있다. 하지만 이곳의 매력은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로열 페스티벌홀 주변에 서는 푸드마켓에 있다. 한국, 베트남 등 아시안 푸드를 비롯해 스페인, 브르타뉴 등 유럽 각지의 음식들이 각축을 벌인다. 그중 가장 든든한 음식은 소시지에 빵과 야채를 곁들인 폴란드식 핫도그. 지난겨울 낫웨스트 은행이 협찬한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도 폴란드 핫도그는 인기를 독차지했다.



학생 50% 할인이 적용되는 공연 폭이 가장 넓은 곳도 사우스뱅크 센터다. 그래서 젊은층과 관광객이 많다. 바비칸 센터는 상대적으로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해 로비 분위기부터 격조 있다. 주변의 먹을 곳 중 영화관 건물 1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코트(Cote)’가 캐주얼 다이닝으론 으뜸이다. 잉글리시 내셔널 발레단 단장 타마라 로호가 자주 들르는 곳이다. 로열 오페라 하우스와 달리 바비칸 센터 안 다이닝은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데 1층 ‘푸드홀(Foodhall)’에 가면 여러 상을 수상한 연어 샌드위치를 비롯해 저렴한 핑거푸드가 준비되어 있다.



글쓴이 한정호 월간 <객석>에서 5년간 클래식·무용 담당 기자를 거쳐 공연 기획사 빈체로에서 6년 동안 홍보와 기획을 맡았다. 2014년부터 런던 시티대학교에서 문화정책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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