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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572> 시청률 조사의 모든 것

봉지욱 기자
어쩐지 TV 시청률 조사가 체감 인기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 때가 없으십니까? 만약 당신의 집에 유선전화가 없다면, 당신은 시청률 조사 패널이 아예 될 수 없습니다. 시청률 조사 대상 가구를 유선전화로만 뽑기 때문입니다. VOD(다시보기)는 물론이고 PC나 이동중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보는 시청률도 현행 조사에서는 반영되지 않습니다. 현 시청률 조사의 문제점과 대안 에 대해 알아봅니다.



다시보기 제외, 패널 고령화 … 광고주도 안 믿는 시청률 조사
조사 대상 모집단
유선전화만 뽑아
스마트폰·PC 시청은
아예 반영 안 돼

허점투성이 TV 시청률



 역대 국내 TV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은 무엇일까? 바로 1000만 영화 ‘국제시장’에도 나왔던 1983년 KBS 이산가족찾기 특별 생방송이다. 453시간 동안 진행된 생방송에서 1만여 명의 이산가족이 상봉했다. 시청률은 78%. TV를 가진 국민 10명 중 8명 가까이 봤다는 얘기다.



 과연 정확히 집계된 것일까? 우리나라 시청률 조사는 65년부터 시작됐다. “어제 TBC 드라마 ‘아씨’를 보셨습니까?”라고 전화나 면접을 통해 물어보는 방식이었다. 기억에 의존하기 때문에 부정확했다. 그러다가 90년대 들어 컬러 TV가 일반화되면서 시청률 조사도 진일보한다. 시청 기록을 저장하는 ‘피플미터’가 등장한 것이다. 패널의 TV에 설치된 장치인 피플미터는 누가 어떤 프로그램을 봤는지를 데이터로 기록한다. 91년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의 시청률은 64%였다. 피플미터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이산가족찾기 시청률보다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당시 패널은 서울 지역 300가구에 불과했다. 전 국민을 대표하는 시청률이라기엔 여전히 미흡했던 것이다.



 오늘날은 어떨까? 국내 시청률 조사기관은 닐슨코리아, TNmS 등 2곳이다. 여전히 피플미터를 이용한다. 전국에 분포한 패널 3000~4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이른 새벽 ‘대구에 사는 22세 여대생이 IPTV를 통해 토요일 저녁 7시부터 MBC 무한도전을 43분간 시청했다’는 시청 기록이 통신망을 통해 조사기관으로 전송된다. 통계학적 보정을 거친 뒤 최종 시청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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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사 PD는 시청률 추이를 보면서 편성 전략을 세운다. 예컨대, 명절 연휴 맛보기 편성 프로였던 JTBC ‘히든싱어’는 시청률이 잘 나온 덕에 정규 편성돼 큰 인기를 누렸다. 20~30대용 화장품 회사는 당연히 수요 타깃들이 즐겨보는 프로그램에 광고를 실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시청률은 여전히 신뢰를 못 받고 있다. 프로그램 인기를 오롯이 증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광고와 다시보기(VOD) 시장을 강타한 tvN 드라마 ‘미생’의 평균 시청률은 7.4%로 흔히 말하는 ‘대박’과는 거리가 멀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본방 사수’가 옛말인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패널 노령화’가 문제로 지적된다. 조사 패널 중에 젊은 층의 비율이 실제 인구 비율보다 현저히 적다. 특히 광고주가 타깃으로 삼는 20~30대와 1~2인 가구 비율이 2010년에 발표된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보다도 적다. 반면 60대 이상 노년층은 실제보다 과도하다.



 이런 문제는 패널을 모집할 때 유선 전화만을 사용하면서 비롯된다. 대다수 정치 여론조사가 유·무선 조사를 혼용하지만, 시청률 패널 모집은 여전히 유선전화 100%다. 방송통신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39.6%(2014년 방송매체이용행태조사)가 유선전화를 갖고 있지 않다. 이들 대다수가 20~30대다. 또 유선전화 조사가 밤 9시까지만 이뤄져 늦게 귀가하는 젊은 세대는 패널이 되기 힘들다. 이에 대해 조사기관 측은 인구 비율대로 가중치를 줘서 데이터를 보정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유선전화 100% 방식에서 선정된 20~30대 패널이 각 세대를 대표할 만한 사람들이 아니라면, 아무리 보정을 해도 소용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노인층이 선호하는 KBS1과 시사·보도에만 치중하는 일부 종편의 시청률이 높게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광고주들은 시청률을 불신한다. 광고주들은 노년층이 주도하는 가구 기준 시청률보다는 프라임 타임(20~24시)에 20~49세가 본 시청률인 ‘2049 시청률’에 따라 광고를 집행한다. 이는 지난해 광고 매출 기록만 봐도 알수 있다. 가구 시청률에서 앞서는 MBN이나 TV조선보다 2049 시청률이 높은 JTBC나 tvN의 광고 매출이 더 많았다.



방통위는 올해 방송법에 따라 실시되는 ‘방송사별 시청점유율 조사 용역’부터 패널 고령화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패널은 기존대로 유선 100%로 뽑되, 통계청의 장래가구추계의 연령별 비율을 강제 적용해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용역을 수행하는 TNmS 민경숙 대표는 “방통위 요구에 따라 패널을 통계청 인구 구성 비율대로 바꿀 예정이고, 상업용 시청률 패널에도 똑같이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시청률의 패널 고령화가 어느 정도 해소될 걸로 보인다.



통합시청률 해외에선 이미 대세



 회사원 김진회(37)씨는 출퇴근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방송을 본다.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무한도전’ ‘비정상회담’ ‘삼시세끼’ 같은 예능 장르. 본방 사수가 어려워 VOD를 이용한다. VOD 이용료도 꽤 들어간다. 김씨 같이 충성도 높은 시청자야말로 광고주가 원하는 시청자지만 현행 시청률은 김씨를 포함하지 못한다.



 지금 시청률은 ‘거실 TV로 본 실시간 본방송’이란 조건 아래서만 집계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통한 본방송 시청과 VOD는 제외된다. 집에서 TV로 VOD를 본 것도 제외다.



 통합시청률은 간단히 말해 ‘시공간을 초월해 모든 미디어 기기에서 소비되는 방송 프로그램의 시청률 총합’이다.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통합시청률 도입은 세계적인 추세다. 영국·프랑스·독일·덴마크·노르웨이·캐나다 등은 이미 통합시청률을 사용하고 있고, 미국과 중국 등이 도입 추진 중이다. 영국 방송수용자조사위원회(BARB)는 BBC 예능 프로인 ‘더 보이스 UK’(2015년 3월 14일 방송분)의 시청자 803만 명 중에 본방송은 531만 명이고, VOD는 272만 명으로 약 33% 비중이라는 식으로 발표한다. 홈페이지(www.barb.co.uk)에는 VOD를 포함해 다양한 기준에 따른 시청률 순위가 나온다. 미국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페이스북에서 소비되는 프로그램까지 시청률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 이용자 5만5000명을 조사 패널로 선정했다. 



 우리의 경우 방통위가 통합시청률 개발을 추진 중이다. 방통위는 올 하반기에 ‘N-스크린(TV·스마트폰·PC) 시청기록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2013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세 번째다. 방통위의 지난해 시범조사에서는 TV 외의 스마트 기기를 통한 시청이 전체 시청의 약 3~4%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해외 국가보다도 턱없이 낮은 결과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작년 조사엔 스마트폰과 PC에 이어폰을 꽂고 보면 시청률로 집계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며 “올해부터는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최소 15% 이상이 TV를 벗어난 시청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 조사의 패널 고령화 문제도 명확히 드러났다. 기존 패널 구성(유선전화 100%) 방법과 달리 유·무선 전화를 50%씩 섞어 패널을 선정했더니 20~30대 패널이 실제 인구 비율에 가깝게 포함되면서 기존 시청률 결과가 뒤집혔다. 같은 기간 닐슨코리아의 TV 본방송 시청률은 MBC, KBS2, KBS1, SBS, TV조선, MBN, JTBC, 채널A 순이었다. 그러나 통합시청률 시범조사에서는 JTBC가 종편 1위로 나타났다. TV조선은 3위로 추락했다. 패널을 바꾼 뒤, TV 본방송 시청만 놓고 비교했는데도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여기에 VOD까지 더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전체 시청 중에 VOD가 차지하는 비중은 tvN(11%), JTBC(7%), KBS2(5%), MBC(4%), TV조선(2%) 순으로 나타났다.



 통합시청률 도입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실제 상용화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다양한 기기로 각각 다른 시간에 본 것을 10%, 20%와 같이 일원화된 수치로 표현할 수 있느냐는 등 쟁점이 많다. 초기 단계에는 영국처럼 기존 시청률에 더불어 VOD 이용시간 등 각각의 수치가 병렬형으로 제시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비교가 쉽게 단일화된 하나의 수치다. 방통위는 이를 위해 각 수치를 통합하기 위한 계산 방식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의뢰한 상태다. 



‘양보다 질’시청자 만족도 조사 (KI 지수)



 짜장면 곱배기라 한들 맛이 없으면 무슨 의미인가. 양보다 질이 중요할 때도 있다는 말이다. 현행 시청률은 누가 어떤 프로그램을 얼마나 봤느냐, 즉 ‘양’만 측정한다. 시청자가 프로그램을 어떻게 여기는지, ‘질’적인 측면은 반영하지 못한다. 방통위는 이런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 2005년부터 ‘시청자 만족도’(KI 지수) 조사를 실시해오고 있다.



 방통위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2014년 시청자 만족도 평가 지수’(KI) 조사 결과, JTBC는 KBS에 이어 2위(방송사 기준)에 올랐다. 채널별 점수는 KBS1(10점 만점에 7.48점), KBS2(7.16점),JTBC(7.14점),SBS(7.13점),MBC(7.07점),채널A(7.05점),MBN(6.96점),TV조선(6.90점)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 13~69세 남녀 약 5만7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실시됐다. 각 방송사의 편성표를 받아든 패널은 자신이 본 프로에 대해서만 평가할 수 있다. 질문은 “얼마나 만족했나(SI)”, “품질은 몇 점인가(QI)” 2가지고, 각각 10점 만점이다. 예를 들어 JTBC ‘냉장고를 부탁해’란 프로를 본 패널이 SI 9점, QI 7점을 줬다면 KI는 8점이 된다. JTBC 프로그램에 대한 점수를 합쳐서 평균한 값이 채널 JTBC의 KI 지수다.



 일각에선 지상파 프로그램에 대한 응답자 수(170만 명)가 종편 프로그램의 응답자 수(58만 명)보다 2배 이상 많기 때문에 일렬로 순위를 비교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같은 논리라면 KBS2(51만 명)와 SBS(37만 명)의 응답자 수도 상당한 차이가 나기 때문에 비교해선 안 된다. 방통위는 신뢰도 95%의 조사인 만큼 KI 결과를 매년 방송사 평가와 재허가 심사에 점수로 적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KI지수와 별도로 진행된 채널별 평가에선 JTBC가 ‘가장 공정하고 유익한 방송사 1위’로 선정됐다. 각 패널 시청자가 신뢰성·공정성·공익성·유익성·다양성·창의성·흥미성 등 7개 항목마다 점수를 매긴 결과 전 항목에서 JTBC가 1위를 차지했다. KI 지수와 마찬가지로 시청자가 뽑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봉지욱 기자 bonggar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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