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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출신 총리·기업인이 비리 의혹 중심에 … 창피하다"

“1년에 몇 억원씩 장학금을 주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잔유. 충청도의 인물(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표적 수사해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몰고 간 거유.”(황성수·63·충남 서산시)



곤혹스러운 충청 민심
대다수 “이 총리, 처신에 문제”
“충청 구심점 잃게 되나” 우려도
“성완종, 지역에 많은 일” 동정 속
“구시대적 기업 운영은 잘못” 비판

 “구태의연하게 돈을 주고받았다는 의혹의 중심에 충청 출신 정치인 이완구 총리와 기업인이 있다는 게 창피하고 속상합니다.”(이영숙·53·여·충북 청주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이완구 총리에게 3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보는 충청 민심은 복잡했다. 성 전 회장에 대해서는 “충청도에 좋은 일을 많이 하신 분이지만 구시대적인 방법으로 기업을 운영한 것은 잘못”이라고 했고, 이 총리에 대해서는 “정치인으로서 처신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



 기업인 정백운(58·충남 천안시)씨는 “돈 주겠다고 하면 안 받겠다는 사람이 있겠느냐”며 “단지 성 전 회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권의 관행이 문제”라고 말했다. 회사원 김남수(47·대전시 서구)씨는 “경남기업 기업윤리가 지금 시대 상황에 한참 뒤떨어져 있다”며 “이번 일로 충청권 맹주로 꼽히던 총리가 위기에 놓여 지역이 구심점을 잃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자영업자 조모(46·대전시 둔산동)씨는 “이 총리가 도움을 요청한 성 전 회장을 너무 매몰차게 대해 이 지경까지 오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이 총리가 성 전 회장 문상은 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 전 회장의 고향이고 2012년 총선 때 당선됐던 서산·태안 지역에서는 성 전 회장에 대한 동정론이 우세했다. 태안군청 직원 박모(55)씨는 “성 전 회장이 국회의원일 때 지역 발전과 주민을 위해 성심성의껏 일했고 주민 대부분은 성 전 회장을 좋아한다”고 전했다. 이를 보여주듯 성 전 회장의 빈소가 차려졌던 서산의료원에는 지역 인사와 정치인·기업인 등이 보내온 조화 화환 600여 개가 놓여 있었다.



 14일엔 성 전 회장이 쓴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서산시민과 태안군민 여러분’이라는 제목의 편지가 공개됐다. 측근인 이기권(49) 전 새누리당 충남도당 대변인이 갖고 있던 것이다. 편지는 성 전 회장이 검찰에 출두하기 하루 전인 지난 2일 작성했다. 이 전 대변인에게 전달해 서산·태안 지역 주민들에게 돌리려 했다가 검찰 수사 등의 일정이 이어지면서 배포를 미뤘다고 한다.



 성 전 회장은 편지에서 어린 시절의 고난과 자수성가한 과정을 소개한 뒤 “(자원개발 비리가 드러나지 않자) 검찰은 저의 개인 비리로 몰고 있다”며 “세금을 떼먹은 사람으로 매도한 사법 당국의 처사는 저를 사지로 내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적 탄압 속에서 영어의 몸이 되어 또 다른 여정을 시작할지도 모르겠다”고도 했다.



 편지를 접한 전모(54·태안군 태안읍)씨는 이렇게 말했다. “성 전 회장이 검찰 출두를 앞두고 고향 생각이 각별했던 것 같아유. 결국 정치권이 성 전 회장을 죽음으로 내몬 거 아닌감유.”



김방현·신진호·최종권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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