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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안 보는 자유학기제, 이렇게 준비하세요





올해로 시범운영 3년, 내년 모든 중학교로 확대


한 학기 또는 1년간 진로체험 교육
적성 찾고 부족한 과목 보충하는 기회로
학교별 편차 큰 데다 프로그램 부족 지적도

2013년 9월에 처음 시행된 자유학기제가 내년부터 전국 모든 중학교에서 운영된다. 중학교 3년 중 한 학기(서울시는 1년)는 중간·기말고사 등 시험에 대한 부담 없이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운영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교사는 수업 방식을 개선해 창의·융합 수업을 하고, 학생들은 진로를 계발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시범운영 학교 교사들은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집중력이 올라갔다”고 하지만 학부모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질풍노도’의 아이들이 시험까지 없애면 관리가 안 되는 것은 물론, 학습능력이 떨어질까 걱정이 앞서서다. 자유학기제 시범운영 3년, 학부모들의 고민은 뭐고 어떤 대비가 필요한지 알아봤다.



공부 뒷전일까봐 걱정



“휴~.” 김모(43·서울 강남구)씨는 올해 자녀가 중학교에 입학한 후부터 한숨이 늘었다. 자유학기제를 실시하는 중학교에 배정받았기 때문이다.



아이는 1년 동안 시험의 압박에서 벗어나 다양한 진로체험을 한다는 사실에 들떠있지만 김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무거워졌다. 특히 자유학기제를 운영하지 않는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내신 시험 준비하느라 코피까지 쏟아가며 공부한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우리 애만 뒤처지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에 밤잠을 못 이룰 정도다. 김씨는 “부모 속이 시커멓게 타 들어 가는 것도 모르고 ‘내 꿈을 찾겠다’고 호언장담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답답하다”며 “교육부의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이라는 슬로건이 ‘집에서 알아서 교육 시켜라’는 얘기로 들려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자유학기제 시행에 대해 가장 많이 우려하는 건 학력저하다. 하루 24시간 놀고만 싶은 아이들을 그나마 책상 앞에 앉게 만드는 게 시험제도였는데 한 학기 동안 시험을 안 보면 “공부하라”고 잔소리해도 귓등으로도 안 들을 게 불 보듯 뻔해서다. 중1 자녀를 둔 한 박수진(41·서울 서초구)씨는 “초등학교 때도 중간·기말고사를 치르지 않아 아이 실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황에서 졸업했는데, 중학교 입학 후에도 아이 수준을 알 방법이 없으니 학업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차라리 학제를 개편해 초등학교 7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3학년을 운영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유학기제 때문에 사교육 의존도가 올라간다는 부모도 있다. 초6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이를 영재학교나 과학고에 보낼 생각이라 자유학기제 시행이 오히려 반갑다”며 “시험 부담 없이 선행 진도를 좍 빼고 마음 편히 올림피아드 등을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내신시험 보지 않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험 대비를 해주는 학원까지 등장했다. 서울 한 학원은 인터넷 등에 “시험을 치르는 학교와 똑같이 중간고사 대비를 돕는다”고 광고하고 있다. 한 학기에 두 번 자체적으로 시험을 쳐 자유학기 때도 학력저하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아이의 숨겨진 재능 찾을 수 있어”



서울 수서중의 융합수업. 미술 시간에는 고흐 그림을 그리고 영어 시간에 자신의 그린 그림을 설명했다.




하지만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학교의 교사들은 “학력저하를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자유학기제는 수업 질을 개선해 학생들의 참여를 높여 공교육을 살리는 정책이라는 거다. 김선희 서울 잠실중 수석교사는 “예전에는 시험 일정에 맞춰 진도 빼기 급급했던 교사들도 이제는 교과 간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수업 방식 개발에 앞장선다”며 “학생들의 꿈과 끼를 발견하는 창의·인성·융합 수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잠실중에선 ‘언어습관’을 주제로 라디오연극 수업을 했다. 김 교사는 “도덕 시간에 언어폭력에 대한 사건·사고에 대해 배우고 국어 시간에는 언어폭력에 대한 갈등과 해소를 주제로 대본을 작성하고, 이 내용을 녹음해 다른 학생들 앞에서 발표했다”며 “이런 수업을 통해 지필평가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던 아이들의 재능과 장점까지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눈에 띄지 않던 아이가 목소리 연기에 뛰어난 재능이 있다거나 국어 성적은 나빠도 창의적인 글쓰기 능력을 갖춘 아이를 발견하는 식이다.



실제로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다. 중1 자녀를 둔 정윤주(44·서울 송파구)씨도 지난달 학교 공개수업에 참여한 이후 자유학기제 때 수업에 대한 걱정이 사라졌다. 정씨는 “처음에는 막연히 수업 태도가 나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들끼리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지식을 공유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주입식 교육에서 한 단계 발전한 수업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성취감 느낄 만한 구체적인 계획 준비해야



자유학기제가 진로 계발은 물론, 스마트폰 의존도까지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 2월 서울대 교육연구소 김동일 교수팀은 “시행학교 19곳의 학생과 일반학교 7곳의 학생들을 비교·분석한 결과 진로 성숙도, 학업 효능감, 학교생활 적응도 등이 자유학기제 시행학교가 더 높게 나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는 남아 있다. 학교별 편차가 크고 학생 적성에 맞는 직업 체험의 기회가 부족하다. 중3 자녀를 둔 한모(46)씨는 “패션디자이너가 장래희망인 아이를 증권사 같은 곳에 데려가니 자유학기제 제도 자체에 대한 회의가 든다”며 “차라리 엄마들끼리 돌아가며 부모 직업 탐방 다닐 때가 더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교육혁신과 한상목 장학사는 이에 대해 “지자체와 기업들이 협력해 다양한 진로 탐색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며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2만 여 곳을 발굴했고 점점 더 늘려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막연히 불안해 하기보다 자녀의 진로를 계발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선배 학부모들은 “어영부영하다가는 한 학기가 눈 깜짝 할 사이에 지나간다”며 “중학교 입학 전에 미리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목표는 구체적이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게 좋다. 중3 자녀를 둔 이모(50·서울 양천구)씨는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응시하고 책 50권 읽기에 도전했다”며 “아이가 학교에서 어떤 수업을 받는지 파악해 교과나 수행평가와 연계해 체험을 하거나 배경지식을 쌓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skymini171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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