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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본죽 가맹점주의 눈물 "이제 그만…"



【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2008년 프랜차이즈 가맹사업법 개정 이후 7년. 여전히 본사와 가맹점과의 거리는 가깝고도 멀다. 10년 동안 함께 한 본사지만 뒤 돌아설 때는 이혼한 부부보다도 차갑다.



지난 10일 종로구 관철동 본죽 본사에서 갑질 횡포 규탄 집회가 열렸다. 이날 만난 본죽 가맹점주에게 "무엇 때문에 이렇게 모였느냐"고 물었다. "배신감이요", "본사가 왜 배신했나요?" 답은 간단했다. "본사가 혼자만 잘살려고 하고 가맹점은 안중에도 없어요."



잘나가고 수익 높은 본사를 만나 한 달에 400만~500만원씩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새 아르바이트생 고용도 부담스러워 하루에 12시간 이상 뜨거운 불에서 일하고 나니 '본사의 무능력'이라는 단어가 뇌리에 떠올랐다.



그래도 10년간 본사를 버리지 않고 함께한 것은 그나마 은퇴 후 재취업도 못해 집에서 뒹구는 친구보다는 한 푼이라도 벌 수 있다는 뿌듯함 때문이었다. 또 단골이라며 매번 가게를 찾아와 환히 웃어주며 죽을 사가는 동네 주민들 덕이었다.



그러던 그들이 가게 문을 닫고 서울 종로구 관철동 계원빌딩 앞으로 모였다. "그래도 10년이나 같이 했는데..."라는 서운함일 게다. 본사가 잘 돼야 가맹점도 잘되고, 가맹점이 잘 돼야 본사도 잘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아니다.



이미 10년이나 했으면 본사가 제공하는 식·부자재에 이윤이 녹아있음을, 인테리어 리모델링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씩 남겨 먹는 것을, 가맹비와 교육비, 광고비, 런닝 로열티 등 다양한 항목으로 돈을 가져가는 것을 모를 리가 없다.



그럼에도 가맹점들이 별말 없이 수긍하는 것은 본사도 돈을 벌어야 광고도 하고 직원들 월급도 주고 가맹점에게도 잘해준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본사도 할 말은 있단다. 국내 경기는 어렵고, 국내 시장은 포화라 해외 진출을 안 할 수 없고,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돈이 많이 든다. 경기 불황과 물가 상승에도 부자재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고, 가맹점의 수익 상승을 위해 수퍼바이저들이 밤낮 없이 뛰어다니기도 했다.



지난 주 본죽 가맹점주가 터뜨린 눈물에는 무엇이 배어 있을까. '이제 그만, 이 만큼 가져갔으면 됐다'라는 인정이 담긴 하소연일 것이다. 10년차 매장 점주들에게 카페 매장으로 전환하라는 것은 인테리어비용으로 수백만원을 내놓으라는 것임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이제 가맹점주는 골병이 들었다. 본사가 카페 전환을 강요했지만 자금 투자의 여력이 없어 가맹 계약을 종료할 수밖에 없다. 매장을 양도하려고 했으나 포괄적양도양수라는 조항으로 그것마저도 본사가 막아버렸다.



카페 전환을 거부하니 물품 공급을 막고, 포스(POS)까지 끊어버렸다. 이미 근처에 카페 매장을 공사하면서 보이지 않는 압박까지 진행 중이다.



본사는 1300여개의 가맹점주 중에 극히 일부 가맹점주의 이야기란다. 그동안 그렇게 많은 본사들이 소수의 목소리라면서 그들의 입을 막아왔다. 가맹사업법 개정이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가맹점주의 눈물이 그치지 않는 이유다.



km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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