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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야마·빈센트 자주 등장 … 식당 층수까지 꼼꼼히

비망록에 등장하는 모모야마. [롯데호텔 홈페이지]
‘2012년 12월 19일 D-day’ ‘송○○, 이○○ (언론인) 식사 추진’.



비망록엔 어떤 내용
여야 막론 정치인들 이름 빼곡
모두 조용히 대화할 룸 갖춘 곳
2012년 대선일 'D-day'라고 적어
“비망록, 사무실·집 아닌 모처 보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비망록(다이어리)에는 그의 빈틈없는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누구와 어디에서 밥을 먹었는지, 식사 자리의 주빈(主賓)과 식당 층수까지 세세히 적혀 있었다. 다이어리 여백에 누구와 식사 약속을 잡을지도 기록해 뒀다. 본지가 성 전 회장이 작성한 비망록 2년치 내용(2012년 4월 1월~2014년 12월 31일)을 분석한 결과다.



 이 비망록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 인사들과 폭넓게 교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망록에는 여당 인사들의 이름이 많았고 야당 고위 인사, 공공기관장, 언론사 간부, 법조인 등이 포함됐다. 이 기록은 지난달 18일 검찰 압수수색에서 확보되지 않은 기록이다. 성 전 회장의 한 측근은 “성 전 회장이 중요한 자료라고 생각해 사무실과 자택이 아닌 모처에 보관해 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비망록 등 수사에 필요한 자료는 검찰이 요청하면 제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 전 회장은 정치인들을 만날 땐 여의도의 고급 식당과 롯데호텔을 주로 이용했다. 모두 조용히 대화할 수 있는 룸을 갖춘 곳들이다. 비망록에는 롯데호텔 내 일식집 모모야마가 자주 등장한다.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숨지기 전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2006년 9월 김기춘(전 청와대 비서실장) 당시 의원에게 10만 달러를 전달했다는 장소로 롯데호텔 헬스클럽을 제시했다.



2012년 11월 이병기(현 청와대 비서실장) 당시 여의도연구소 고문과 만난 일식집 오미찌는 국회 바로 건너편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이명박 정부 시절 친이계 인사들이 모임을 가질 때 주로 이용한 곳이다.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 12층에 있는 이탈리안 음식점 빈센트도 자주 등장한다. 2012년 10월 4일에는 ‘12:00 김한길 국민일보 12F 빈센트’라고 적혀 있었다. 당시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었던 김한길 의원을 이곳에서 만났다는 의미다. 2012년 9월께 조석(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당시 지식경제부 2차관도 빈센트에서 만났다.



 성 전 회장은 정치권 핵심 인사를 만날 땐 어떤 행사든 반드시 기록을 남겼다. 인맥 관리를 중시하는 그의 스타일이 묻어난다. 2013년 3월에는 황우여 당시 새누리당 대표, 홍문종 의원과 기독교인 간담회를 했다고 나온다.



2012년 6월 22일 오전 9시30분에는 당시 이한구 원내대표와 김기현(현 울산시장) 의원을 본관 225호에서 만났다고 기록돼 있다. 김기현 울산시장 측은 “그 날은 공식 일정이 있어 성 전 회장을 만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통령 선거일인 2012년 12월 19일에는 다른 일정 없이 ‘D-day(디데이)’라고 적혀 있었다. 성 전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하루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도록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자신이 후원한 행사도 빠짐 없이 기록했다.



 이 같은 비망록과 관련해 성 전 회장의 변호인들은 “존재도 모르고 누가 갖고 있는지도 몰랐다”며 함구하고 있다. 한 변호인은 “비망록이 있을 경우 검찰이 요구하면 유가족과 상의한 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성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 매일 지역 행사는 물론 정치인들을 만나는 일이 많아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못했다’고 주장해 왔다”고 덧붙였다.



백민정·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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