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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머릿속엔 물신 가득 … 창문 열고 먼산 보는 여유를

1916년 문을 연 원불교가 올해 100년을 맞는다. 전남 영광에서 시작해, 다시 전북 익산으로 총부를 옮기고, 내년에는 교정원을 서울로 옮긴다. 미국 뉴욕에는 원불교 세계교화의 본부가 있다.



28일 대각개교절, 장응철 종법사
정신의 힘 약하면 노예 못 벗어
진리 맛볼 때 우리 삶 소박해져
지도자·국민 모두 제몫 다해야

민족종교에서 세계종교로 발돋움하는 원불교의 최고지도자 경산(耕山) 장응철(75) 종법사를 13일 익산에서 만났다. 원불교 최대경절인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4월 28일)을 앞두고 있는 그는 ‘세월호 1주기’를 맞아 “세월호 사고에 대해 우리 국민 모두가 책임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불교 경산 장응철 종법사는 “원불교 교무들도 교리에 얽매이면 노예가 된다. 교리는 지키기 위한 게 아니다. 이때는 이걸 쓰고 저때는 저걸 쓰는 활용의 대상이다. 그럴 때 자유를 얻는다”고 말했다.
 - 모두의 책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세월호 사고는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성장만 바라보고, 물질만 바라보는 사회적 지향의 문제점이 세월호를 통해 드러난 셈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지향을 보여준 거다. 정부는 진상규명을 확실히 해야 한다. 원불교도 희생자 가족분들의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 원불교를 연 소태산(少太山·1891~1943, 본명 박중빈) 대종사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고 했다. 물질적 지향에 대한 우려가 담긴 말인가.



 “그렇다. 대종사께선 미래사회가 물질개벽·과학개벽으로 개벽이 되는데, 도덕성이나 영성은 피폐해진다고 봤다. 주위를 둘러보라. 한국뿐만 아니다. 사람들 머릿속에는 ‘물신(物神)’이 가득하다. 그럼 아무리 경제가 발전해도 우리는 행복해질 수 없다.”



 - 물질 외에 무엇이 필요한가.



 “나의 힘이 있어야 한다. 정신적 자주력이다. 그걸 확실하게 세워야 한다. 그래야 물질의 노예가 되지 않고, 물질을 좋은 쪽으로 활용할 수 있다.”



 경산 종법사는 ‘정신의 힘’이 약할 때 우리는 노예가 된다고 했다. “물질의 노예가 될 때도, 이념의 노예가 될 때도 그렇다. 한국전쟁을 치를 때도 우리는 사상의 노예였다. 정신적 자주력이 없었으니까.”



 - 소태산 대종사의 메시지 중 하나만 꼽으면.



 “마음의 자유다. ‘동정(動靜) 간에 마음의 자유를 얻어라.’ 동물의 마음은 주로 육신에 의해 좌우되는 것 같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육신에 의해, 환경에 의해, 감정에 의해, 사상에 의해 우리의 마음은 종종 지배당한다. 마음의 자유를 얻으려면 이런 프레임을 벗어나야 한다.”



 - 그런 프레임을 벗어나려면.



 “내 마음의 주소를 봐야 한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내 마음이 지금 어디에 가 있나. 그걸 챙겨야 한다. 그래서 좋은 마음은 좋은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고, 나쁜 마음은 고쳐먹으면 된다.”



 경산 종법사는 2006년 취임할 때 ‘도미덕풍(道味德風)’을 강조했다. ‘도의 맛과 덕의 바람’이다. 이날도 “그맛을 보라”고 했다.



 “도의 맛을 봤나. 아주 넉넉하고, 한가롭고, 지혜로운 맛이다. 도의 맛을 보면 우리의 삶이 소박해진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창문을 열고 먼 산을 바라볼 때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한가해진다. 그런 게 도미(道味)다.”



 - 올해가 원불교 100년이다. 감회는.



 “원불교는 미래 세상에 맞는 새 종교다. 이제는 지역 중심이 아니라 지구촌이라는 새 세상이 왔다. 미래 시대의 사유방식과 삶의 방식이 원불교에 담겨 있다.”



 - 예를 들면 어떤 건가.



 “원불교는 영성도 중시하고, 물질도 중시한다. 그걸 ‘영육쌍전(靈肉雙全·정신과 육신의 조화로운 완성)’이라 부른다. 그게 바로 융합의 정신이다. ‘이(理)와 사(事)를 병행하자’가 원불교의 모토다. 이치적인 것과 실제 하는 일을 병행한다. 그런 방식이 이 시대와 맞다.”



 경산 종법사는 “영육쌍전은 원불교에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옛날에는 지도자만 잘해도 괜찮았다. 지금은 지도자도 잘하고, 국민도 잘해야 한다. 가정도 똑같다. 남편도 잘하고, 아내도 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익산=글·사진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원불교(圓佛敎)=1916년 소태산 대종사가 깨달음을 이루고 문을 연 민족종교다. 개교 100년 만에 국내 4대 종교로 성장했다. 교도 수는 170만 명이고, 교당 수는 국내 642개, 해외 68개다. 교육·복지·의료 등 원불교 기관만 100개가 넘는다. 미국 뉴욕에 세계교화의 본부격인 원다르마센터가 있다. 내년에 원불교 행정과 교화를 맡는 교정원을 전북 익산에서 서울로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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