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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세 스피스의 대관식 … 자폐증 여동생과 약속 지켰다

지난해 챔피언 버바 왓슨(미국)이 처음부터 끝까지 독주 끝에 우승을 차지한 신예 조던 스피스(오른쪽)에게 그린 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오거스타 AP=뉴시스]


조던 스피스의 여동생 엘리. 선천성 자폐아인 그는 ‘오빠, 보고 싶어’란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마스터스에 나선 스피스를 응원했다. [조던스피스닷컴]
“오빠 이겼어?”

39년 만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18언더, 72홀 최소 우즈 기록과 타이
마스터스 상금 20억원 … 세계 2위로
“여동생 엘리 있었기에 겸손한 삶”
자폐아동 재단 만들어 기부활동도



 “엘리야 미안해. 다음 대회에는 꼭 이길게.”



 지난 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험블의 휴스턴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셸 휴스턴 오픈. 연장전 끝에 J.B 홈스(33·미국)에게 져 준우승을 차지한 조던 스피스(22·미국)는 여동생 엘리(14)와 약속을 했다. 엘리는 선천성 자폐아로 태어나 지능이 5세 수준에 머물러 있는 장애인이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열린 대회에 응원차 온 엘리에게 우승 트로피를 안겨주고 싶었던 스피스는 이후 마스터스 우승이라는 목표가 생겼다.



 ‘착한 오빠’ 스피스가 동생과의 약속을 일주일 만에 지켰다. 스피스는 13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장에서 끝난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최종 합계 18언더파로 우승했다. 챔피언 퍼팅을 한 뒤 18번홀 그린에 모여 있던 가족을 향한 스피스는 할아버지·부모·남동생과 포옹한 뒤 “지난 주 대회에서 매일 ‘우승했냐’고 물어봤던 엘리에게 못해준 답을 이제 해줄 수 있게 됐다. 오늘 함께 하지 못했지만 엘리가 이 모습을 보면 기뻐할 것”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스피스가 마스터스에서 우승하기까지의 과정은 놀라웠다. 첫날 8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선 스피스는 경기 뒤 엘리와 비디오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더 힘을 냈다. 2라운드에서 6타를 더 줄이면서 마스터스 36홀 최소타 기록을 1타 경신했고, 3라운드에서도 2언더파를 기록하며 54홀 최소타 기록까지 1타 줄였다. 4타 차 선두로 출발한 마지막날엔 10번홀을 마치고 난 뒤 이미 6타 차로 앞서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필 미켈슨(45·미국)과 저스틴 로즈(35·잉글랜드)가 4타 뒤진 14언더파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스피스는 나흘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는 일방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첫 날 선두로 나선 뒤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우승한 것은 마스터스 사상 다섯 번째다. 1976년 레이먼드 플로이드(73·미국) 이후 39년 만이다. 스피스는 97년 타이거 우즈(40·미국)가 세운 최소타 기록(270타)과 동타를 이뤘다. 18번홀(파4)에서 1.5m 거리의 파 퍼트를 놓치지 않았더라면 마스터스 최소타 신기록도 세울 수 있었다. 스피스는 또 28개의 버디를 잡아 2001년 미켈슨의 기록(25개)을 뛰어넘는 최다 버디 기록도 세웠다. 1993년 7월 27일생인 스피스는 1997년에 만 21세 3개월에 우승한 우즈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어린 우승자(21세 8개월)가 됐다.



 그러나 큰 일을 해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스피스는 차분했고 겸손했다. 스피스는 “엘리의 오빠이기 때문에 겸손하게 살 수 있었다. 자폐 어린이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에 대해 감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3위 헨릭 스텐손(39·스웨덴)은 “스피스는 젊은이의 어깨 위에 노인의 머리를 가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스피스는 PGA 투어에서 가장 균형잡히고 반듯한 선수로 꼽힌다. 고교 3학년 때 댈러스에 있는 여동생의 특수학교에서 매주 수요일 자원봉사를 했다. 2년 전에는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해 자폐 아동을 위한 기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적 발달 장애인들의 대회인 스페셜 올림픽 후원도 하고 있다. 스피스의 어머니 크리스틴은 “엘리와 함께 자라지 않았다면 오늘의 조던은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피스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 2위로 올라섰고, 우승상금 180만달러(약 19억7000만원)를 받았다.



 마스터스에서만 우승하면 4대 메이저를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던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는 합계 12언더파 4위에 올랐다.



 9주 만에 복귀한 타이거 우즈는 마지막 날 티샷 난조로 1타를 잃고 5언더파 공동 17위로 대회를 마쳤다. 9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하다 오른 손목을 삐끗한 우즈는 “당분간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6월 열리는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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