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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과학기술 공동연구체는 한·중·일 징검다리

조장희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특임연구위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명예교수
2차 대전이 끝난지 불과 5년만인 1950년 유럽에서는 거대한 과학기술연구 공동체가 만들어졌다. 아직 런던과 베를린, 그리고 뮌헨에서는 전쟁에 파괴된 건물과 불길에 그을린 채 거무칙칙해진 대리석 건물들이 그대로 있을 때였다. 그 이름은 CERN (Center of European Research Nuclear), 즉 유럽 공동체 기초입자 물리 연구소였다. 이 연구소는 오늘날 ‘힉스’와 같은 새로운 물질을 찾는데 공헌했고, 그 밖에 무수한 새로운 현대과학의 근간을 이루는 연구성과를 내면서 당시 미국 독주의 과학연구에 도전했다. 오늘날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핵·입자물리연구소로 발전, 연간 수십억 달러의 연구비를 놓고 길이 27㎞의 대형가속기(강입자충돌기·LHC)를 운영하며 사이좋게 연구하고 있다.



 아시아는 어떤가. 2차 대전이 끝난지 6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역사관과의 전쟁, 식민전쟁 등 과거 감정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반역사관, 20세기와 21세기의 상식에 어긋나는 정책으로 모처럼 익어가던 동양평화의 ‘무드’를 깨뜨리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치인들만 탓할 수는 없다. 우리도 유럽이 60여 년 전 과학기술을 통해 만든 화해 ‘무드’를 늦었지만 조성해 볼 수 없을까.



 처음부터 CERN처럼 그렇게 큰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는 없다. 그래서 작은 프로젝트부터 시작해 동양사람들이 화해하고 세계인류를 위한 과학기술 개발연구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세계에 보여줬으면 한다. 그 시동을 한국 과학계가 선두에 서서 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인류 복지를 위한 연구활동을 한국주체로 시작해 한·중·일이 함께 연구를 수행하는 게 꿈 속에서나 가능한 일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우연히 우리나라의 생명과학과 의과학 분야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첨단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특히 MRI(핵자기공명촬영)·PET (양전자촬영)을 통해 세계적으로 앞서 나가는 연구를 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최근 초고자장 7T(테슬라) MRI의 연구개발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미국·독일과 동등한 위치에 섰다.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가 일본·중국보다 10여 년을 앞서 이 분야 연구를 시작했다. 이 연구를 통해 많은 MRI 분야 과학기술인력을 양성했으며(석·박사 100여 명), 세계적인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MRI 최고성능의 2배 이상되는 14T MRI 연구를 세계 최초로 주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토대로 한·중·일 공동연구체, 즉 공동연구소의 모체를 시작해 볼 수 있다. 과학기술연구는 인류의 공동 재산이다. 우리는 자동차에서부터 전화기에 이르기까지 선진국에서 연구개발한 것을 받기만 했지 새로운 연구결과를 통해 인류에 공헌한 것이 거의 없다. 초고자장 14T MRI 연구를 주도하면서 우리 과학기술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우리 과학기술계가 세계 인류에 공헌하며 세계 속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그리고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연구부터 시작해야 국위를 선양할 수 있다. 동시에 동양 삼국이 다시 화해할 수 있는 무드를 조성할 수 있다고 본다.



조장희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특임연구위원·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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