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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악서 한 수 배우시라, 편갈라 싸우는 사람들

독주자로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이 전 세계의 실내악 축제에 참여하며 앙상블의 매력을 전해주고 있다. “서울에도 실내악 붐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사무국]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61)은 왜 10년 동안 ‘실내악’을 붙들었을까. 그는 2005년 ‘서울 스프링 실내악축제’를 시작했다. 많아봐야 10명 안팎의 연주자가 나오는 게 실내악이다. 오죽하면 공연장 아닌 ‘방(chamber)’에서 연주한다고 해서 실내악(chamber music)이다. 이렇게 조용하고 소박한 음악만 모아 축제를 열었다.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의 훈수
서울 실내악축제 10년째 이끌어
27일부터 윤보선 고택 등서 공연



 10년은 고단했다. 서울문화재단 등 공공기관의 지원은 점점 줄었다. 민간 후원자를 찾는 일도 쉽지 않았다. 연주자를 모으기도 어려웠다. 독주는 잘해도 합주엔 관심이 없는 연주자도 있었고 함께 연주하면 소리가 별로인 경우도 많았다.



 그래도 그는 매년 축제를 이끌고 있다. 그동안 연주한 실내악 작품이 550곡이다. 매해 15~20회 공연에 나오는 전 세계 연주자 50여 명을 하나하나 섭외한다. 축제 전체의 주제, 연주 곡목을 모두 결정한 후 연주자끼리 짝을 지워준다. “매년 4월 시작하는 축제를 기획하느라 1월부터는 잠도 안 오고 골치가 아팠다”고 했다.



 강동석은 8세에 데뷔해 ‘신동’ 소리를 들었던 연주자다. 10대에 미국으로 떠나 전설적 바이올린 교육자 이반 갈라미언과 공부했다. 각종 국제대회와 주요 공연 무대에 서며 독주자로 이름을 알렸다. 그런 그가 ‘실내악 예찬자’를 자처하고 있다.



 왜 실내악인가. 강동석은 “실내악에는 재미가 있는데 그걸 사람들이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독주 무대와 비교해 “두 시간씩 한 연주자만 보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는 게 실내악”이라고 자신했다. “예를 들어 바이올린과 첼로가 같은 소절을 반복하는 부분이 실내악에 자주 나온다. 서로 다른 특징·개성으로 연주하는 게 얼마나 재미있나. 선율을 서로 주고받으며 나누는 대화를 엿듣는 셈이다.”



 연주자에게는 짜릿함이 있다고 했다. “실내악 무대에서는 서로 패스를 거듭한 후 마침내 골을 집어넣는 맛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실내악에서 인생을 배운다고도 했다. “악기 연주자들은 누구보다 자아가 센 사람들이다. 그런데 실내악 무대에서는 동의를 못해도 따라가야 할 때가 있고 작품 흐름상 조용히 있어야 할 때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의견 안 맞아 문제인 사람들, 싸움하는 정치인들이 와서 듣고 배울 음악도 바로 실내악”이라며 웃었다.



 10년째 실내악 축제를 이끌고 있지만 “한국에 실내악 붐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실내악 마니아층이 생겨나긴 했지만 여전히 모차르트·베토벤처럼 익숙한 작곡가, 전통적 음악에만 청중이 몰리는 현상이 있다”는 얘기다. 그는 실험적 음악, 가치가 있는 작품을 파격적으로 연주하는 실내악 축제를 꿈꾼다. 청중과 함께 실내악 레퍼토리를 발굴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다. 미국 산타페·시애틀, 이탈리아 스폴레토, 핀란드 쿠모, 캐나다 밴쿠버에서 몇 주에 걸쳐 열리는 실내악 축제를 주목하고 있다. “수많은 작품을 연주하고 즐기면서 연주자·청중이 신선한 음악을 발견할 수 있는 축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올해 축제는 27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예술의전당, 안국동의 윤보선 고택 등에서 열린다. 그동안 열렸던 아홉 번 축제 중 강동석이 꼽은 하이라이트 연주곡을 다시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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